한담 글을 읽다보면 이런 댓글이 자주 보입니다.
"재미있으면 다 용서..”
양판소를 평가한 글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양판소는) 작가의 노력과 인기가 반비례하는 요상한 장르이기도 하다. 작가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내용은 튼실해지는 대신 어려운 내용을 싫어하는 독자들이나 연재속도가 느린 걸 싫어하는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두 독자층이 양판소 소비층의 80% 이상이라는 점.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작가도 사람인데 진짜 혼신의 힘을 다 해 제대로 쓴 작품을 독자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다시 노력할 마음이 날 리가 없다. 다른 장르는 어렵게 공들여 쓰면 쓸수록 독자들도 좋아한다는데 이건 뭐..
독자의 수준을 논하자는 게 아닙니다. 저도 일단 재미있는 글을 먼저 보고, 그런 글에 펀키와 댓글이 날아가니까요. 또 선작한 글 중에 비슷비슷한 내용의 글이 많아도 가장 기다려지는 글이기도 합니다.
공들이지 않은 글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이미 전체 전개가 정해진 글과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구상하는 글은 분명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양판소의 틀을 가져다 쓰면 이미 흐름이 정해졌으니 연재 연재마다 소소한 재미에만 신경 쓰면 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관은 신선할지라도 환영받기 어렵고, 새로움에 치중하느라 재미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놓치기 쉽습니다. 고수가 아니라면 '독창성+재미' 둘 다 잡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글을 연재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드백 못 받아 혼자 쓰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며 맥 빠져 연중하고, 결국 포기하죠. 물론 의지를 논한다면야 할말 없습니다만 막 시작해서 의욕 넘치는 작가들에게도 관심 좀 나눠주면 좋겠네요. 한 줄의 댓글과 한 번의 펀클릭이 큰 힘을 줍니다.
재미없으면 질책이나 격려라도 해줘야 반성이라도 하죠.
-여기까지 쓰다보니 Arche님이 어떤 글을 쓰셨는지 잊어버려 일단 중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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