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450일 가량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일평균 8천자 이상 연재 중인 사람입니다.
글쓰는 기계라는 말을 자주 듣지요.
미리 쓰려고 구상해둔 치밀한 플롯이 있는 것도 크게 한 몫을 합니다.
허나 그것보다 큰 점이 있다면,
[정말로 내가 쓰고 싶어서 쓴다.] 라는 점에 있습니다.
평소에도 하루에 2-3편은 우습게 쓰지만.
이쪽 파트로 넘어오며, 그동안 머릿속에서 수십 수백 번 구상한 부분을 쓰게 되니
정말로 막힘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에요.
[요즘 글이 너무 안 써져서 고민이에요. 슬럼프일까요?]
정말로 좋아하는 것에 고민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카레이고 지금 배가 고프고 카레를 먹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상황에서,
당연히 카레를 먹지 않습니까? 고민할 필요가 있나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게임이 스타이고 컴퓨터에 스타가 깔려 있는데,
무슨 게임할까 고민할 필요 있나요 스타 켜면 되지.
고민하는 수준에서 이미 글을 쓴다는 행위 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은근한 [의무감]이 껴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써야 출판사가 눈여겨 보고 출판 제의를 할까]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좋아해서 높은 조회수와 추천을 받을까]
이걸 고민하는 시점에서 글을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행위에 위배된다고 봅니다.
그런 고민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 안 좋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마음은 정확히 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정말로 내 자신이 원하는 글을 좋아서 쓰는가]
[나는 출판를 원하기에 출판사가 원하는 글을 쓰는가]
[나는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써서 높은 인기를 얻기 원하는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고민이 필요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 자체의 일로 고민 없이 행하며 출판사도 눈여겨 보고 독자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받는다면 그 자체로 최고이지만.
그러지 못하기에 우리는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일단은 그냥 즐깁시다.
ps. 낮은 조회수에 대한 자기만족 변호는 아닐 겁니다. 애초에 연재도 안 한 작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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