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르 문학도 좋아하지만 일반 소설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히나 좋아하는 작가가 기욤 뮈소, 더글라스 케네디, 이미 고인이 된 스티그 라르손 정도 인데요.
이 작가들이 쓴 소설을 읽으면 문체, 줄거리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바로 소설의 배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죠. 예를 들어 ‘천사의 부름'이라는 기욤뮈소 작품을 보면 주인공 남녀의 직업이 각각 요리사와 전직 형사 출신 플라워리스트인데요.
기욤 뮈소 스스로 ‘작가의 말’에서 언급했다시피 요리사와 형사, 플라워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아주 철저하게 조사하고 알아봤다는 것을 작중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지역의 특성과 문화, 지명, 역사의 배경지식에 대해서도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그리고 누구나 알 만한 댄브라운의 작품 ‘다빈치코드’, ‘천사와악마’, ‘로스트 심벌’을 보더라도 작가의 심벌에 대한 지식에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이런 이들의 노력의 결과가 작품의 완성도로 나타납니다. 흠 잡을 데 없이 매끄러운 진행과 탄탄한 줄거리의 바탕이 배경 지식이거든요. 이들의 작품은 최초 구상이야 줄거리가 먼저였을지 몰라도 진행은 배경을 바탕으로 이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댄 브라운의 소설처럼 장르문학이거나, 기욤 뮈소의 소설처럼 현실성과 거리가 먼 판타지적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개연성을 지니며 묘사 하나하나가 그토록 생생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르 문학의 현실을 어떤가요. 일부 작품을 제외하면 가장 인기 있다는 작품들 조차도 세계관 설정이 엉망입니다. 배경 지식이 부족합니다. 최근에 작중에 가까운 미래 군이 나오는 작품을 본 적이 있었는데 군에 대한 배경지식이 한숨나오는 수준이더군요.
그렇다보니 중요한 장면에서 개연성이 아주 철저하게 파괴되어버립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재미만 있으면 되지.’ ‘판타지라는 것은 작가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건데 무슨 세계관 타령이냐.’
그런데 말입니다. 개연성이 뒷받침되야 재미있는 소설이 되는겁니다. 아는 만큼 보이니다. 제가 아는 지식과 정 상반된 내용이 작중에 나오면 당연히 흥미가 반감되고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절로 한숨이 나오죠.
그리고 작가 스스로가 세계관과 설정을 파괴하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우리는 결코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보고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주 탄탄한 세계관을 지녔으니까요. 그리고 그 세계관과 작품의 설정에는 배경뿐 아니라 캐릭터도 포함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골룸이 미친짓을 해도 누구나 이해하고 넘어가죠.
하지만 우리의 소설들은.... ‘도대체 이 캐릭터는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거지.’ ‘분명 전에는 이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던 같은데.’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듭니다. 스스로의 세계관과 설정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거나 캐릭터의 정체성이 흔들려 버리는 것이죠.
세계관을 설정한 후 그 세계를 바탕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맞추어 세계관을 설정하다보니 동일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줄거리를 위해 다른 결과를 도출해 버리는 겁니다. 물론 작가님들이 일부로 그러지는 않겠죠. 구상해 놓은 줄거리를 전개하기 위해 글을 쓰다보니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쓰게 됩니다. 그저 읽는 사람만 당혹스러울 뿐.
그런데 본인도 모르게 썼다는게 더 위험합니다. 작가 스스로가 세계관에 인식이 부족하다는 뜻이니까요.
‘공상의 세계니깐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 세계의 지리, 문화, 역사, 등을 탄탄히 설정하시고 캐릭터를 뚝심있게 설정해 보세요. 그렇다면 훨씬 더 재미잇는 글이....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 탄생할 겁니다.
아 챔스 경기 기다리다 쓰게 됐는데 두서없이 저 조차도 무슨 말이지 잘 모르겠네요.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이야기가 이리저리 새는군요... 어쨌든 요지는 ‘탄탄한 설정으로 개연성있게 글을 써서 장르문학이라고 무시당하지 말자 ’정도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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