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언제나 골치아픈 문제죠. 세계관 탄탄하게 만들면 된다..고 하는 말은 분명히 옳지만, 결국 탄탄한 세계관을 구상한다는건 작가의 머리와 준비의 문제로써, 결국 그 표현은 글로 될 수밖에 없으니 글이 길어지고 장황해집니다. 또한 준비기간과 글쓰는 수준이 확 올라가야하니 '투자' 가 지극히 극대화 될 수밖에 없고요. 이건 필연이에요.
막말로 울나라 현 상황에 돌킨의 반지의 제왕같은 형식으로 판타지소설 써내려가면 출판사에서는 '세계관과 설정은 탄탄하지만..' 이라고 시작되는 퇴짜를 3초만에 해줄 겁니다. 인터넷 연재요..? 글쎄요. 과연 누가 얼마나 그 글을 볼까요? 또한 본들 뭘 할까요?
작가가 3~10년간 구상하고 완성한 세계관인데 유료연재하면 100~300명 볼까말까하고 출간도 안되고 출간한들 몇만부 나가면 선방한거고.. 어느 정신나간 작가가 그런 결과가 뻔한 마당에 과감한 '투자' 를 하려고 들겠습니까? 정말정말정말 잘쓴글이면 다 통한다? 글쎄요..? 반지의 제왕 1권 앞부분이 지금 문피아나 조아라에서 연재된다고 생각해보세요. 통할 것 같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아무리 잘쓴글도 시장규모가 이미 대형작은 소화해내질 못합니다.
유일한 희망은 기존에 이미 어느정도 이름을 얻어서 약간 글이 길어지고 세세해지더라도 독자들이 믿고 따라갈수 있는 기존 주력작가님들이 그런 글들을 쓰는 것이지만.. 글쎄요? 이영도 같은 분은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그외에 딱히 보이는 분이 없네요. 당연하죠. 그분들도 섯부른 투자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에휴.. 언제나 작가님들에게 세계관, 세계관 요구하지만 정작 절대다수의 장르문학 독자들은 깽판과 대리만족 소설에 만족하고 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으로 예를 들어보세요. 찾아보면 정말 길고 잘쓴 글들 간간히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글들은 조회수, 추천수 처참해요. 때려부수고 게임속에서 훨훨 날고 신나고 재미있는 글들을 못당해내죠. 그게 현실입니다.
제가 보기엔 결국 절충의 문제인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초대 손님으로 한 단편소설 작가를 모셔서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쪽 방면으로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지라 주의깊게 듣지 않아서 작가가 누군지 어떤 책을 썼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그가 한 말 중에 인상깊었던 게 있었습니다
그는 책 한권을 쓸 때 2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는데 그중 절반은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제에 맞는 경험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정보를 모은다더군요. 물론 그 작가는 판타지 소설 작가는 아닙니다만 그정도로 철저한 준비를 해야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온다는 사실을 그 때 느꼈습니다.
요즘 아마추어 작가들은 너무 쉽게 글을 쓰려는 거 같아 아쉽네요
판타지라도 세계관의 구성은 확실히 중요하지만 그게 소설을 쓰는데에 충분 조건이 되는 건 아니니까 작가들이 이점을 유념해야한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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