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는 아주 꼴통이었죠.
맑은 날에만 학교 갔고, 비오는 날에는 무조건 결근. 그런데 결근하려고 마음먹고 나서는 날에는 도시락(밴또) 2개 사들고 상영 영화가 두 개하는 극장으로 갔죠. 거기서 아침 까먹고, 점심 까먹고... 시간 맞춰 퇴근(하교) 하고...
저에겐 지각은 없었죠. 차라리 결근하고 말지. 왜냐하면 모두가 공부하고 있는 가운데 아니면 조례 시간에 들어가면 그만큼 뻘쯤한 건 없으니까.
그리고 어쩌다 지각하면 도시락은 하나... 차비로 점심 떼우고...
그때 책가방에 지참하는 건.
학교를 가나 가지 않으나 책가방 전부에 무협소설 여덟 권에서 열권까지 가지고 갑니다. 책은 아예 가져가지 않았죠. 정말 고1부터 고3까지 줄기차게 무협만 파고든 생각이 문든 떠오르는 군요.
그래도 국어, 영어, 역사, 윤리, 과학 등은 대충해도 괜찮았음.
가장 싫어한 과목은 수학과 물리, 그리고 화학.
이건 무조건 백지...ㅋㅋㅋ
더욱 웃기는 건 공부는 그토록 싫어했는데 옥편을 들고 다니면서 무협을 즐겼고, 사자성어 책까지 구입해서 해석하며 읽은 기억이...솔솔...
무협과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항상 끼고 살았으니까... 밤을 새면서 옥편 뒤지고 날이 밝은 걸 보고서야 잠들고(토요일)... 그런데 다른 책만 펼치면(특히 싫어하는 과목은)
잠이 꾸벅꾸벅..... 자동적으로...zz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이가 없는데... 아주 기이한 건 학교에서 단 한 번도 들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최고 기록이 아닐까 하는...
한 번도 무협소설을 빼앗기지 않았죠.
고1부터 고전 문학도 같이 파고들었죠.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서 빌려서라도 보곤 했는데... 공부를 그리 했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S대는 가능할지 않았을까 하는....^^
그리고 나서 거의 10년 흐를 즈음에야 추리 소설에 빠져버려서...
그리고 스티븐 킹에 빠져서....
아무튼 문득 TV를 보다가 그 생각이 문득 떠올라서 한 번 적어 봅니다. 그때의 그 열정이 아직도 남아 있으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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