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스포츠
제목: 스트라이크가 아니어도 괜찮아
작가: 가후선생
한 때 우리를 사로 잡았던 슬램덩크. 하지만 그 명작을 한 발 비켜서서 다시 보면 세계 농구의 변방 중의 변방인 일본, 그런 일본에서 조차 전국대회에도 못나가는 한심한 팀의 이야기입니다.
천재인 줄 알았던 강백호도, 채치수도, 서태웅도 현실에서는 그저 그런 선수였던 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작품에 열광했던 것은 어쩌면 그들이 NBA가 아닌 전국대회를 목표로 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손에 잡힐 듯한 소박한 판타지, 그것을 향해 전력질주 하는 모습에 동감했기에 그들의 마지막 승리가 그렇게 기쁘고, 또 그 다음의 어이없는 패배가 용서되는 것이겠지요.
저는 가후선생님의 “스트라이크가 아니어도 괜찮아”를 슬램덩크를 보는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전국대회를 제패하겠다는 별볼일 없는 고등학교 팀의 이야기. 대립하는 선수들, 이끄는 지도자, 방해하는 사람. 어쩌면 뻔하게도 보일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가후선생님의 글솜씨입니다. 간결한 문장, 적절한 대화와 서술의 비율, 그리고 분명한 개성과 역할을 지닌 캐릭터들. 덕분에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프로 야구 선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포츠물이 자주 부딪히는 문제가 주인공의 행동반경이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구장과 숙소 외에는 갈 곳이 없어지거든요. 그만큼 이야기의 폭이 좁아지는데 고등학교를 무대로 선택하면 그런 걱정이 사라집니다. 사랑 이야기도, 사람 사는 이야기도, 야구 이야기만큼 풍성한 공간이니까요. 야구 소설이면서도 아직 본격적인 시합이 시작되지 않은 이 작품이 지루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유일한 문제라면 너무 빨리 읽힌다는 점이네요. 그래서 저는 기다렸다가 쌓아 놓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감질맛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죠.
아직 이 작품을 접해 보시지 않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감히 추천을 드려봅니다. 지금 한 번 가보시죠.
http://novel.munpia.com/2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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