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변변찮은 작품을 180여편 연재하고 있는 글쟁이입니다.
요새 작품내 오타 이야기로 뜨겁네요.
거두절미하고 글쟁이 입장에서만 한마디 하겠습니다.
사실 글쓰는 사람이라면 문법 못지 않게 신경쓰는 부분이
오타입니다. 모름지리 취미로 글을 쓴다는 사람이
어찌 그런 '기본'을 신경쓰지 않겠습니까?
(프로는 더 할나위 없지요. 그래서 프로(출판물)의 작품에
오타가 많을 경우엔 욕을 먹어도 싸며, 또한 그 것을 검열한
출판사도 함께 욕을 먹어야 합니다.)
다만, 오랜 시간 글을 써가다 보면 재밌는 현상이 있습니다.
저도 거의 반년정도 연재를 해오고 있는데, 글이 굉장히
잘 나갈때가 있습니다. 특히 초반부에 스퍼트를 낼때는
엄청나지요.
자고 일어나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나는 선작과 코멘트들..
정말 달콤합니다. 그것에 더욱 격려 받고 한편이라도
더 써서 올리려고 기를 쓰지요.
그럴때는 빨리 쓰더라도 좋은 내용의 글이 나옵니다.
보는 사람도 재밌고 쓰는 사람도 신이나죠.
빨리 쓴다고 내용이 부실한게 아닙니다.
작가마다 스타일이 있지만 천재적인 작가
(예를 들어 스티븐 킹)
들은 하룻밤 사이에 쓴 글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한다죠.
중요한건 시간이 아니라 영감입니다.
아무튼, 문제는 빨리쓰더라도 작품성과 내용까진 담보할 수 있을지언정 인간인 이상 오타가 나기 마련입니다.
신이나서 써서 올리다 보면 오타가 이곳저곳에 있죠
올릴때 고친답시고 공을 들여도
나중에 시일이 지나서 보면 역시 오타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어쩔수 없습니다.
글을 쓰려는 마음이 무궁무진 샘솟는 시기니 만큼
자기도 마구 앞으로 달려가고 싶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소위 글빨이 받는 시기는 긴 연재를 하더라도
아주 잠깐의 시기일수도 있습니다.
글공장이라는 칭호를 갖고 계신분은 모르겠으나
저를 포함한 많은 글쟁이분들이 다들 공감하실겁니다.
잘 써질때는 미친듯이 써내려가야 합니다.
그런 시절은 아주 짧게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금방 글이 막히고 슬럼프가 오고 의욕을 잃어가면
연재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바로 그때.
그때 오타 수정을 하는 겁니다.
자기글을 한번 되돌아 보면서
충분한 여유가 나옵니다.
저도 180여편이나 연재하다보니
이제서야 앞을 보면서 오타등을 다잡고 합니다.
저는 매 편마다 오타가 속출할 정도로 많아서
인심좋은 독자분들이 자주 오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바로 그런것을 고치는 겁니다.
나중에 말이죠.
안고치는게 아닙니다. 성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금 오타가 있더라도 나아가야 할때가 있습니다.
"귀찮아서요" 라는 말은 정말로 하기 싫다는게 아니라
"지금은 달려나가고 싶어요."라는 말입니다.
독자분들은 오타가 없는 1편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오타가 조금 있는 3편을 원하십니까?
저라면 당연히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조금 거슬리지만, 분명히 글쓴이는 나중에라도 고치려고 할것입니다. 출판이 된다면 당연히 손볼태구요.
여기는 프로들의 공간이라기 보다 아마추어들의
습작공간입니다.
오타 지적 하지 말라는게 아닙니다. 하세요.
그럼 언젠가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고칠겁니다.
저처럼요.
그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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