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런저런 글들을 많이 읽게 됩니다.
사람들이 '아..이작품이 정말 괜찮아.'라고 해서 집어들게 되는 글과
작가 서문, 혹은 광고문구를 보고 고르는 글들도 있지요.
물론 이러한 쪽으로 고르게 되는 것은 ' 장르문학'-저는 아직 이 명칭이 이해도 공감도 되지 않습니다.- 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무협지 - 신무협 - 판타지 - 퓨전 - 장르 라는 단계적 발생 (우리나라의 대중적 독서편력측면에서)에서 말이죠. 수준차가 큰 작품이 많고 플롯의 미비함 문체의 빈약함등등도 있겠구요. 적절한 습작도 없이 단편적으로 생각난 이야기를 가지고 풀어내고 어느정도 바닥이 보이면 억지로 이어가는 구성이 굉장히 많으니까요.
물론 좋은 작품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작품도 많고.
하지만 두고두고 음미할 수 있는 글들은 정말 열손가락에 꼽을 만큼도 힘들것 같습니다.
10년전에 읽었던, 5년전에 읽었던, 1년전에 읽었던 장르소설들을 다시금 꺼내보면 금새 흥미가 뚝 떨어지는 글들이 많거든요.
-대여점보다는 주로 구매를 합니다. 물론, 대여점에서 1권을 본 후에 삽니다. -
빈약하고 조악하고 더없이 허전한 글들이 난무합니다.
이러한 것은 비단 출판소설만이 아니라 고무림 작연, 정연란에도 해당된다고 봅니다. (거의 모든 글들을 거의 다 읽어보았습니다. 추천글보고 읽어보기도 했고..조회수 베스트 골라서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진흙속에 묻힌 진주들은 자연스럽게 티가 나게 되겠지요.
그래서 찾아낸 몇개의 보석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얼음나무 숲.
전에도 간략하게 추천글을 올렸습니다만, 글이 갈수록 매끄러워지고 있습니다. 뭐랄까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들의 설정과 보일듯 보일듯 알듯 모를듯한 전개가 참 일품인 작품입니다.
문체면에서도 많은 작품을 써보고 습작한 향기가 풍깁니다.
물론 배경음악 역시 신경써서 골랐다는 것이 느껴지구요.
클래식과 크로스오버에서 분위기에 맞는 것을 고르느라 수고하신 작가님께 큰 박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글과 음악의 조화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참 잘 써진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2. 살인중독
약간 어설픈 대목과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섬세한'면에서는
-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와 대화구성측면에 집중햇을때 조금 정형화되어 식상한 모습이 약간 드러납니다- 조금 걸리는 면은 있지만
굵직굵직한 선이 뚜렷한 이야기 구조는 정말 좋습니다.
문장 역시 1회와 지금은 눈에 띄게 좋아진다는 것이 보입니다.
추천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혹은 언젠가 현실에서 부딪칠 수 있고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냉철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건조한 듯한 문체가 더더욱 글의 맛을 살려주네요.
강력히 추천합니다.
3. Etude
어느정도 사회경험이 있으시다면 정말 와닿을 만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로 부터 퍼지는 잔잔한 감동이라고 할까요.
소소한 일들을 겹쳐 다른 사건과의 연계성을 이어내는 작가의 이야기 구성은 참 빼어납니다.
한 발 비껴서서 상상해보면 '어? 이거 내이야기잖아!'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작가의 묘사..정말 장르문학 게시판의 백미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품게시판 전면에 내걸은 '그다지 달콤하지 않은 사랑이야기'라는 말은 작품에 대해 계속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실마리 역할을 해줍니다. 더불어 가벼울 수도 있는 이야기에 무게중심을 잡아줍니다.
"마흔넷과 스물넷, 그 메울수 없는 간극에 관한 이야기.."
글을 써보시고 싶으신 분에겐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근래, 장르문학이 주류문학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문단안에서도 장르문학을 더이상 가벼운문학, 통속문학이 아닌 끌어안고 품어가야 하는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는 경향이 일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러한 판타지, 무협, 퓨전물이 아닌 세대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어느정도 각고의 노력이 보이는 글들이 자주 보인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무협에 관련된 글과 판타지에 관련된 글 게임소설 로맨스 등등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만 장르문학이 좀 더 넓게 그리고 깊게 발전했으면 하는 작은바램으로 긴 글을 적었습니다.
다른 좋은 글들도 많고 저 역시 선호작이 더 있습니다만, 글을 쓰고자 하는 분들과 오래도록 '감상'하고픈 분들을 위해 주관적인 시선으로 추천한 것이니 백태클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덧붙여...
위의 추천한 글들을 읽을때마다
저는 작가분께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있고 그것을 보여주는 구나 하는 생각에 가끔은 가슴이 울컥할 때도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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