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 글을 쓰다보니 손이 제 마음대로 키보드를 두드려 버렸습니다.
계획하고 있지도 않았던 장면인데 저도 모르게 묘사해가고 있더군요.
물론 저는 그런 경험을 해본적이....... 아마 없을 겁니다.
끝내 놓고나니 신기한 일이어서 양손바닥을 멍청하게 바라보았답니다.
여자의 입장에서 강강신은 제가 써 놓고도 죄책감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머리도 정리할겸 밖으로 나갔습니다.
세벽 한시 도심이라 네온사인이 밝더군요.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였습니다.
첫번째로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이십대 초반의 여자.
무심결에 오십미터쯤 떨어져서 따라갔습니다.
그녀는 아무의심 없이 값싸보이지 않는 짧은 치마를 입고 시야내로 나와 자신만 보이는 대로를 걸어가더군요.
물론 조명이 워낙 밝기는 했지만 그만큼에 그림자로 드리워진 어둠이 더 짙어 보였습니다.
건물 사이, 지하주차장, 으슥한 골목길 등등
밝은 곳의 시야는 어두움에 익숙하지 않기에 한발자국만 어둠으로 내딛어도 새까만 그림자에 모든 것이 가려지더군요.
한참 그렇게 따라가다 큰 길을 건너가는 그녀를 가만히 서서 막연히 바라보며 놓아 주었습니다.
발길을 돌려 무심코 삼십분정도 돌아다니는 중 비껴지나간 사람은 남녀의 비율을 따져보니 여자가 더 많더군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서른 이상의 여자들은 단 한 명도 없고 대부분 십대에서 이십대 였습니다.
문득 세상이 참 살기 좋아졌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그 여자들이 벼랑끝에 서있는 것처럼 위태위태하게 느껴졌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옷을 벗고 대낮의 거리를 활보하는 것과 밤길을 걷는 것 어떤것이 더 위험할 것 같습니까?
여성 여러분! 세태가 변해서 그렇다지만 본능은 바뀌지 않는 답니다.
그리고 아무리 안전하다고 믿어도 순식간에 믿고 있던 안전이 가짜라고 판명날 수도 있답니다.
부디, 제발 밤 길 조심하시고 열두시 넘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밖에나가지 마세요.
저도 딸 키우는 아빠로서 잠시지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금요일 마음 들뜨기 쉬운 오늘은 토요일이군요.
----왠지 마음이 시리는 공상세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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