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도망쳐라!”
황금가면을 바꿔 쓰게 된 사내는 죽기를 각오하고 도망쳤지만 그는 억울해서 못내 생각했다.
그가 젊었을 때 늙어서도 호위무관으로 궁상맞게 살아가는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자신이 만약에 아버지 정도의 나이가 된다면 그는 적어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꼬리표처럼 지겹게 따라 붙었던 가난을 떨쳐내고 여유롭고 풍요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삼십이 되고 사십이 넘긴 지금도 그 삶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버지가 살던 방식대로 호위무관으로 만족해야했고 그런 삶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살수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다.
그리고 주공을 모시기를 십년, 그 중에서 오년동안 그와 함께 전쟁터를 누비면서 생사고락을 함께했었다.
그런데 오늘 신처럼 믿었던 주공이 그 믿음을 깨고 자신에게 죽음을 강요했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좋을지를 몰랐지만 그는 그 치사한 명령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죽어야 가족이 살고 그가 살아야만 가문의 명맥을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아!”
밤하늘을 쳐다보는 그의 공허한 눈길에 촉촉한 물기가 맺혔다가 도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래. 이것이 운명이라면·········!’
정연 무정검랑으로 놀러오시면 한 살수가 주공으로부터 죽음을 강요당하고 비참한 장면을 읽으실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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