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물든 황야에, 바람이 불고 있었다.
"끝났군요. 모든 것이."
남자는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왕은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고서 혼돈을 가르며 치솟는 여명을 바라보았다.
"그래. 끝났어."
이윽고 여왕의 입이 열렸다.
"왕의 위업도. 전쟁도."
열세 신과 지상의 전쟁은 막을 내렸다. 이것으로 왕의 임무는 끝났다. 그의 동료들이 행해야 할 일도 끝났다. 임무를 모두 마친 왕은 5천년을 약속하며 깊은 잠에 빠질 것이다. 남자는 팔짱을 꼈다. 그리고 밝아오는 하늘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나의 사랑도."
여왕이 다시 말했다. 남자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여왕."
"왜?"
"나의 사랑으로는 안 되었던 겁니까?"
여왕은 고개를 들었다. 남자는 여왕을 내려다보았다. 여왕은 웃고 있었다. 여명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는 듯한 고귀한 얼굴에, 역시 새하얗게 빛나는 듯한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마주 웃을 수 없었다. 남자가 얼굴에 지을 수 있었던 표정은 슬픔과 분노로 뒤범벅된 착잡한 표정뿐이었다.
"응, 미안."
"……하지만 그는 잠들었습니다. 이제 깨어나지 않을 겁니다."
여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나를 사랑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냐. 그가 살아있고 말고의 문제가 아냐. 나의 사랑은 언제까지나 그를 향할 수밖에 없어. 그게 운명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미안."
바람이 세게 휘돌았다. 여왕은 입을 다물었다. 모래바람이 일었다. 탁한 먼지가 여명을 가렸다. 남자는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모래바람에 뒤덮여 더럽혀진 여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다물었다. 침묵했다.
불어오던 바람 또한 침묵했다.
-기억, 사그라진Misty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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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이 본문 엄청난 미리니름 덩어리 (뭐?
주2. 왕이 사라진 희망없는 세계에서 희망을 찾아줄 왕을 찾아헤매는 서글픈 여정, 왕의 영광입니다.
주3. 주2는 사실 뻥입니다.
주4. '왕의 영광'은 정규연재란에 있습니다.
주5. 주석이라놓고 본문이라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번 홍보로부터 일주일 지났길래 부리나케 2차 홍보 들어왔습니다.
주6. 제 소설은 하이브리드 퓨전을 지향하는 초절정 스타일리시 건액션 활극 판타지 소설입니다. 이래놓고 속은 게임판타지입니다. 게시판의 장르는 퓨전입니다. 네놈 정체가 뭐냐.
주7. 현재 연참대전 참가중입니다. 연재한 분량은 1권+1/5권쯤 됩니다. 매일 11000자씩 쓸 겁니다. 페더는 근성인입니다 잇힝☆
주8. 자추글, 이걸로 끝.
주9. 와서 읽어주세요 굽실굽실.
주10. 오늘 연재는 쉴 겁니다. 지금 집 밖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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