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의 팔이 나를 훑어본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요괴의 일부분도 아니었고,
귀신의 일부분도 아니었으며,
악마의 일부분도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형의 팔은 흉기보다도 날카롭게 나를 훑어보았다. 생머리의 여인은 자신의 뺨에 튄 피를 손가락으로 훔치며 살짝 맛을 보았다.
더할나위 없는 기쁨과 욕망이 그녀로부터 흘러나왔다. 이제 죽었다고만 생각할 때, 나를 살려준 것은 신도 아니었고, 경찰도 아니었으며, 가족도 아니었다.
금색의 칼을 든 회색 천사가 강림하여 나를 구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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