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치면 연재한담에 들어와 이글저글을 보게 되는데 우연히 초식명에 관한 얘기들이 있기에 한 번 적어봅니다.
무협에서 초식명이라는 것은 그 동작이나 형태를 의미하는 말로 한자사용의 특성 중 하나인 과장과 미화가 첨가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협에 등장하는 초식명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실제로 무술에서 사용하는 명칭이거나 아니면 작가가 임의로 상상해서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죠.
7,80년대에 무협소설을 많이 읽으신 분이라면 그 덕분에 저처럼 한자와 한문을 자연스럽게 익힌 경우도 계실 겁니다.
요즘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과거에는 흑호투심(黑虎偸心)이란 초식명이 자주 출현했습니다. 수호전에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대로 풀면 검은 호랑이가 심장을 훔친다라고 되는데, 검을 흑은 사실 여기서 몰래라는 뜻으로 쓰여서 훔친다는 말과 호응이 되는 것입니다. 즉, 예측하기 힘든 순간에 은밀하게 심장부위를 공격하는 수법이겠죠. 또 호랑이가 공격하는 것은 빠르고 후려치는 모양이니 이 공격은 밀어내는 것(스트레이트)이 아니라 후려갈기는 것이 됩니다.
그냥 초식명만 밝혀도 이해할 수 있는 중국 무협소설이 아니라, 한국 독자를 위한 무협소설이니 이런 면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도 숙제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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