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글을 쓰는 곳이니 이곳에 쓰겠습니다.
그저 많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 근래 마음을 흔들리게 했던 게시글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읽을 때 자신이 울면 3류라는 말이 있던데요.
저는 그 당시 그런 게 어디 있어 했는데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갑니다.
제가 글을 쓰고 처음 들었던 가슴아픈 지적은 바로 ‘이건 소설이 아니야.’ 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의 글에 자신이 울면 3류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걸 알았죠.
그게 무슨 소리야?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공교육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 있습니다. 주제- 구성- 문체. 바로 소설의 3요소죠.
이것은 바로 그 ‘구성’에 관한 글입니다.
소설은 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금은 두서없이, 보통은 가감 없이 쓰는 것이 일기입니다. 이것은 즉 ‘마음가는 대로’ 쓴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쓴 글은 누구도 소설이라 하지 않습니다.
소설은 소설일 수밖에 없는 형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구성 때문이죠. 모두다 알다시피 이 구성은 인물-사건-배경입니다.
별주부전을 예로 들어볼까요? 인물은 자라와 토끼, 사건은 간을 찾아다니며 생기는 일들- 배경은 용궁과 그곳에 가까운 산속 정도 되지요.
용왕이 아파서 토끼의 간이 필요합니다.(발단) 그것을 얻기 위해 자라는 뭍으로 올라오지요.(전개) 우여곡절 끝에 토끼를 꼬셔 용궁으로 갑니다.(위기) 하지만 토끼는 기지를 발휘해 탈출에 성공합니다.(절정) 하지만 자라는 정성에 감동한 신령에게서 약을 구하죠.(결말)
이렇듯 배경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사건을 겪고 극복해 나가며 특정 주제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 때 작가는 이 사건을 나열 할 때 무척이나 치밀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이 과연 주제 전달에 적합한가? 사건의 전개가 평이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독자들이 이 사건을 보며 이어지는 이야기를 뻔하게 상상하지는 않나?
이렇게 계산을 하다보면 자신의 감정에 몰입되어 울 짬이 없습니다. 물론 문장 몇가지를 쓸 때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결국 퇴고와 검토를 거듭하면서 그 감정은 잠시 뒤로 물리게 되지요. 그래서 자신의 글에 우는 사람은 3류라는 말은 이 몇가지 문장과 짧은 단락에만 국한해 글을 쓰고 전체적인 맥락을 조율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내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소재, 특정 주제가 생각이 나 쉽게 글을 연재하기 시작하시는 분들에게서요. 이렇게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그 순간의 감정에만 집중을 해 그만큼의 분량만을 쓰고 더 이상 글을 전개해나가지 못해 연중하고 글이 엎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지요. 이는 처음부터 끝가지 이야기를 꿰어나갈 구성에 대한 계산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물론 저는 이것이 되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재미가 없는 글이 되었지요. 그 결과는 명약관화했고요.
아무튼 저는 글을 쓰며 이런 것을 겪고,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 제 경험과 생각을 보시면서 ‘이 사람은 이러했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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