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가끔 신작을 보러 가게 되면 문피아를 비롯해서 각지의 유료연재로 볼 수 있는 글들이 있는 경우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기존에 나오는 글들이 아니면 대체로 유료연재만 하는 것 같군요. 물론 출판된 글들을 유료연재를 하는 경우가 있고, 전자북도 나옵니다만, 유료연재 자체에만 집중하는 글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글들 가운데 장르소설 다운 독특함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제가 읽은 소설들만 해도 그런 경향이 뚜렷하군요. 문피아에서도 유료연재가 본격화 되면서 적지 않은 호평을 받은 소설들이 출판은 아예 접어둔 상태로 보입니다.
이렇게 아예 시장이 분화되서 유료연재글은 유료연재대로, 대여점을 노린 출판은 출판인 대로 가는 것은 시장을 위해 좋은 현상으로 보입니다. 양 글은 장르로 묶이곤 있지만 유료연재되는 글과 대여점을 일차적으로 노리는 글은 공략해야 하는 독자층이 상당한 차이가 있으니까요. 실제 글의 개성도 상당한 차이가 나죠. 이렇게 분리가 되면 라노벨과 장르가 다른 독자층을 공략하듯이 다른 독자들을 공략하게 될 테고, 유료 연재에 관해 흔히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인 대여점 소설과의 비교를 통한 가격 논쟁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겠지요. 다른 독자층을 노리기 때문에 라노벨의 구매가 자연스러운 것 처럼 유료연재의 구매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테니까요. 또한 독특한 개성을 가진 글들이 출판되면서 억지로 대여점 독자를 공략하려다 망가지곤 하던 악습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어쩔 수 없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대여점 자체가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도 얼마전 마지막 대여점이 사라져서 대여점용 장르 소설을 읽으려면 꽤 멀리까지 나가야 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소설읽기는 유료연재를 통해 대체로 해결하게 됐지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대여점 독자들을 공략해 일차적인 수익과 인지도 상승을 노리고, 전자북으로 이차적인 수익을 얻는다는 양판소의 사업 모델은 꽤 위태로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전자책 수익을 노린다고 해도 일단 대여점 판매로 일차적인 수익이 어느정도 들어와야 할 텐데 지금 이렇게 빠른 속도로 대여점이 사라져서는 권당 오십이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거기까지 가면 아무래도 작가들은 대여점을 고려하지 않는 글을 적을 수 밖에 없겠지요.
유료연재도 문제가 많긴 합니다만, 아직 초기고, 또 시장의 자정작용이 알아서 그런 문제들은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재의 지속성 문제 같은 것만 해도 독자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작가가 독자의 선택을 통해 자연히 퇴출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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