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얌선사님의 일휘탕마소강호
비평과 추천 들어가겠습니다.
보통은 감상과 추천일텐데, 오늘은 비평과 추천으로 특색있게 가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연재분에서 독자가 늘지않는다는 작가님의 한탄이 계시기에, 나름대로 생각하는 이유를 적어보고, 그 안에서 재미찾는법을 독자제현께 가르쳐 드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일휘탕마소강호,
이 글은....
이순신장군은 마지막해전에서 왜 그리 손쉽게 돌아가셨을까? '나의 죽음을 알리지말라' 라는 단순한 상황으로 막연히 추측되는 내용과, 모진고문을 받고도 백의종군으로 훌륭히 재기한 어른이 오히려 무협지의 주인공들보다 더 현실적인 무도의 달인이 아닐까?" 라는 두가지 이유에서 출발합니다.
네, 이순신장군님 토사구팽 당하기전에, 중원으로 탈출(진출) 합니다. 역사에 죽음으로 남기고 위장전입을 하는 거죠..
그리고 중원으로 떠나서 처음만난 XX문에 의탁당하게 됩니다. 이 당한다는 표현이 애매한데, 일반적인 의탁이 아니라 XX문이 자연스레 충무공을 받들고 모시게 되어 주인으로 만드는 그런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상황전개도 훌륭하고, 자그마한 문파를 발판삼아 하나의 문을 창건하는 과정도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일단 중원의 세가들과 알력싸움을 하게 되죠.
그럼.. 이제부터 비평.
왜 독자가 늘지 않을까?
위에 말씀드린 것이 소설의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한가지 의문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도데체 이순신장군은 저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가?"
오십평생을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나라최고 어버이, 임금에게 팽당했습니다. 그런입장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1. 쓰벌, 날 이렇게 만들다니 복수하겠어..(일반적인 사람들)
2. 다 보기 싫다, 내가 새 세상을 만들란다..(홍길동형)
3. 세상 참 덧없구나 그냥 은거해서 밭이나 일꾸고 살래..(도를 깨친형)
이순신장군이 비관론자의 1번, 낙관론자의 2번, 그리고 방관자의 3번도 택하지 않았다면, 뭔가 그것을 뛰어넘는 4번이 있어야만 납득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소설의 당위성입니다. 그런데 이순신장군의 선택은 심하게 말해서 지나가다 문파하나 만들겠다.. 입니다. 그 이유가 하다못해 명나라의 견제를 위해서 무림에서 시작한다. 라는등의 끝까지 나라를 생각하는 이유가 되었어야 이순신장군 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충무공의 이미지는 죽어도 나라에 충성입니다. 그렇게 가던가 아니면 그걸 뛰어넘는 당위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길지만 그런면에서 지금 충무공의 행로는 독자들에게 당위성이 부족한 걸로 보여집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내린 결론이라 신빙성은 없지만요.
그럼 도데체 이 소설이 왜 재미있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습니다.
이순신장군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개 사기 캐릭터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그런 분이 나오셨다는 것이 광개토대제 다음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그런 개 사기 캐릭터가, 영웅입네 하고 나오는 중원의 무림에 등장한다면요?... 진짜 카타르시스도 이런 카타르시스가 없을겁니다.
작가님의 당위성 부족도 아마 이런 생각을 일단 전제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셔서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결론을 내버리고 이순신장군을 그쪽에 짜맞추려니 아무래도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이겠죠.
이제 이해하셨나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예 맞습니다. 당위성 하나만 포기하고 '이순신장군이 무림에 진출했데더라 .. 왜 그런결심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데~~ 수근수근..' 하고 시작되는 구전이야기로 보십시오. 그러면 묘사와 사건의 전개의 치밀함 이어지는 인물들의 성격묘사등등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글이 어색한것과 작가님의 실력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이죠.
아직 초반부라 섵부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후반에 가면 누구나 납득할만한 심적 이유가 나올지도 모르지요. 어차피 작가라는 위치는 엿장수 맘대로니까. 작가님의 실력하에 반드시 당위적인 무림진출이유가 등장하리라 믿기만 한다면, 끝없이 빠져드는 소설
'일휘탕마소강호' 입니다.
ps 어렸을때의 그 '변덕쟁이 오렌지로드' 조차도 후반에 가면 '마도카'가 왜 변변찮은 '교스케'를 좋아하는지 당위적인 이유를 대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그걸 본 이유로 제가 비평에 제시한 내용으로 글을 폄하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저 작가님의 한탄에 대한 독자로서의 답일 뿐이죠.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