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upin의 서재


[시]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속에

내얼골이 남어 있는것은

어느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참회의글을 한줄에 주리자.

-만이십사년일개월을

무슨기쁨을바라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어느 즐거운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그 젊은나이에

왜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밑으로 홀로 거러가는

슬픈사람의 뒷모양이

거울속에 나타나온다.


1942. 1. 24.


-윤동주(尹東柱)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 시 | 참회록 16-10-19
37 시 | 바람이 불어 16-10-19
36 시 | 16-10-19
35 시 | 쉽게 씨워진시 16-10-19
34 시 | 별헤는밤 16-10-18
33 시 | 서시(序詩) 16-10-18
32 시 | 문둥이 16-10-18
31 시 | 어느 날 16-09-28
30 시 | 그리움 16-09-28
29 시 | 행복 16-09-28
28 시 | 광야(曠野) 16-09-28
27 시 | 청포도(靑葡萄) 16-09-28
26 시 | 조선은 술을 먹인다 16-09-28
25 시 | 여승(女僧) 16-09-27
24 시 | 힌밤 16-09-27
23 시 | 시인(詩人) 16-09-27
22 시 | 들국화 16-09-27
21 시 | 향수(鄕愁) 16-09-27
20 시 | 남으로 창을 내겠소 16-09-27
19 시 | 유리창 16-09-27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