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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의 서재


[시] 시인(詩人)

꽃은 피는 대로 보고

사랑은 주신 대로 부르다가

세상에 가득한 물건조차

한 아름 팍 안아보지 못해서

전신을 다 담아도

한 편에 2천 원 아니면 3천 원

가치와 값이 다르건만

더 손을 내밀지 못하는 천직(天職).

 

늙어서까지 아껴서

어릿궂은 눈물의 사랑을 노래하는

젊음에서 늙음까지 장거리의 고독!

컬컬하면 술 한 잔 더 마시고

터덜터덜 가는 사람

 

신이 안 나면 보는 척도 안 하다가

쌀알만한 빛이라도 영원처럼 품고

 

나무와 같이 서면 나무가 되고

돌과 같이 앉으면 돌이 되고

흐르는 냇물에 흘러서

자국은 있는데

타는 놀에 가고 없다.

 

-김광섭(金珖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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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일
38 시 | 참회록 16-10-19
37 시 | 바람이 불어 16-10-19
36 시 | 16-10-19
35 시 | 쉽게 씨워진시 16-10-19
34 시 | 별헤는밤 16-10-18
33 시 | 서시(序詩) 16-10-18
32 시 | 문둥이 16-10-18
31 시 | 어느 날 16-09-28
30 시 | 그리움 16-09-28
29 시 | 행복 16-09-28
28 시 | 광야(曠野) 16-09-28
27 시 | 청포도(靑葡萄) 16-09-28
26 시 | 조선은 술을 먹인다 16-09-28
25 시 | 여승(女僧) 16-09-27
24 시 | 힌밤 16-09-27
» 시 | 시인(詩人) 16-09-27
22 시 | 들국화 16-09-27
21 시 | 향수(鄕愁) 16-09-27
20 시 | 남으로 창을 내겠소 16-09-27
19 시 | 유리창 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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