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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스토리

사방신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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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woon)
작품등록일 :
2013.06.16 13:43
최근연재일 :
2013.09.29 22:3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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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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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6,264

작성
13.06.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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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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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6쪽

제 1장 시작의 장(5)

DUMMY

정운용은 청룡의 수호자였다. 청룡은 사방신 중 왼쪽에 있고 목의 기운을 띄고 있었다. 또한, 하늘의 지배자이며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수호자였다. 청룡은 만물의 탄생을 의미하는 봄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대대로 청룡의 수호자들은 활발하고 항상 생기가 넘쳤으며 당당하고 호탕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당대의 수호자인 운용의 성격은 이와는 판이하게 틀렸다.


운용에겐 형제가 많았다. 그의 위로 형이 두 명, 밑으로는 동생이 둘이나 더 있었다. 신기하게도 모두 남자였고 그는 그들 형제의 정중앙에 있었다.

사실 운용은 가족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형들과 아버지는 같았으나 어머니가 달랐다. 그의 막내 동생은 지금의 어머니가 배 아파 낳은 유일한 혈육이었고 다른 형제들은 지금은 돌아가신 전 어머니의 자식이었다. 두 어머니는 아버지의 호적에 올라가 있었으나 그의 어머니는 호적에 오르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전대의 청룡의 수호자였다. 아버지는 태어날 때부터 지배자였고 마초적인 성격이었다. 게다가 이목구비가 준수한데다 뚜렷하고 큼지막해서 남자다움이 묻어났다. 호탕하고 털털한데다 뒤끝 없는 시원한 성격이라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고 그들은 모두 그를 존경하고 흠모했다. 그중에는 여자들도 많았고 남몰래 그를 짝사랑하는 여자들도 많았다. 그는 그런 여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몇몇 여자들과 교류를 했는데 그들의 어머니들이 그 결과였다.

그의 어머니는 현재 정씨 가문의 가정부였으나 그의 아버지와 정을 통하다 운용을 가진 것을 알고는 그대로 도망가 버렸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자란 운용은 자연히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고 밖으로 나도는 일이 많았다. 운용의 집에서는 그런 운용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고 특히 현재의 어머니는 그를 지저분한 벌레를 보는듯했다. 그의 형제들도 그를 무시하는 뜻해서 운용 대신 '삼용'이라 불렀다. 다섯 형제 중 셋째인 그를 무시하는 의미였다.


청룡의 수호신이 그를 택했을 때 가족들은 모두 놀란 눈치였고 심지어 운용, 자신조차 의외였다. 그의 두 형들이 그보다 영적 능력이 뛰어나 보였고 동생들 또한 그보다 훨씬 자질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청룡이 택한 것은 운용이었다. 이는 운용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가 수호자로 선택되자 어머니의 그에 대한 증오는 극에 달았고 마침 이 학교에 입학하며 운용은 숨통에 트이게 되었다. 어머니는 집 안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했고 매일 보고 받았다. 그는 자연스레 과묵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고 집안에선 그의 주의에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의 몸속에 피만은 속일 수 없는지 그에게서는 자연스레 지배자로서의 위압감이 흘러나왔고 그의 주위에서 그를 감시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남몰래 그를 흠모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 * *



은하는 어느새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그의 눈앞에는 온통 하얀 공들이 떠다녔다. 그 자신도 마치 공이 된 것 같았다. 그는 둥실둥실 떠서 커다란 문 앞에 서 있었다. 그 문은 나무로 만든 커다란 문이었는데 어찌나 거대한지 마치 거인들이 사용하는 문 같았다. 문 앞에는 공들이 무수히 많이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도 영문도 모른 채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문을 지나면 무엇이 있는지도 몰랐다.


쿵, 쿵, 쿵.


공기가 울리는 듯한 커다란 진동과 함께 세상이 온통 흔들렸다. 커다란 울림과 함께 나무문이 특유의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문 뒤에는 거대하고 검은 물체가 서 있었다. 문이 다 열리자 그는 그 물체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쇠로 만든 거대한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것으로 보였는데 그것을 보자 공들이 일제히 요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 그 물체에 두려움을 느낀 듯 보였다. 그때 그 물체에서 길고 검은 채찍이 고개를 내밀었다. 채찍은 비늘로 감싸져 있었는데 그 끝은 타원형으로 비교적 뾰족한 편이었다. 그리고 끝에는 두 개의 혈흔이 묻어있는 것 같았다.


[이곳에 인간의 온기가 느껴진다.]


머릿속에 기묘한 울림과 함께 목소리가 들리는듯했다. 마치 귀가 아닌 뇌로 직접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타원형으로 된 채찍의 끝이 두 개로 갈라지더니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났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채찍이 아닌 뱀의 몸통과 머리였다. 붉은 혈흔은 다름 아닌 뱀의 눈이요, 채찍의 끝은 뱀의 입이었다. 입이 열리자 날카로운 이빨과 함께 붉은 혀가 수술처럼 달려있었는데 혀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혀를 날름거릴 때마다 침이 뚝뚝 떨어졌다. 뱀은 솥뚜껑처럼 생긴 커다란 물체를 매달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거북이의 등 같은 모양이었다. 등에는 기괴한 문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전혀 처음 보는 문자였다. 뱀은 긴 모가지를 휘휘 내저으며 인간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뱀이 움직일 때마다 공기가 울리며 묵직한 울림이 느껴졌다. 뱀은 붉은 혀를 내밀며 그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공들 중 하나가 그의 주위로 오더니 손목을 이끌고 움직였다. 그는 문득 손목에 닿은 공의 감촉이 따스하다 느껴졌다. 뱀이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들은 어느새 무리에서 떨어져 빛이 하나도 없는 곳까지 왔다. 빛이 하나도 없는 암흑이라 은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마치 그 자체가 암흑 일부가 된 것 같았다. 이때 그의 눈앞에 하얀 공이 나타났다.



* * *



수업을 마친 운용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향했다. 그는 교실에 있을 때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에게 말을 거는 이도 다윤을 제외하곤 거의 없었고 반 아이들도 그에게 말을 걸기 어쩐지 두려워하는 듯했다.


방문을 연 운용은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사실 운용은 조금 전까지도 다윤에게 시달리고 온 참이라 몹시 지쳐있었다. 다윤은 시종일관 전학생 이야기를 하며 쫑알쫑알 거리다가 기숙사에 와서야 그를 놓아줬다. 무거운 걸음을 이끌고 들어선 방안 그의 침대에 조금 전까지 다윤이 극찬하던 전학생이 잠든 채 누워있었다. 운용은 그를 깨우려다가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았다.


운용은 영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수련 중이었다. 그는 청룡의 수호자이지만 청룡의 힘을 이용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대신 그 자신의 영적 능력을 끌어올려 그것을 이용하는 일이 많았다. 영적 능력이란 수호자의 능력 중 하나로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었다. 수호자에 따라 그 능력을 공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방어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물리적인 힘으로 나타낼 수 있었으며 수호자의 모습을 빌릴 수 있기도 했고 능력에 따라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기도 했다. 운용의 능력은 사방신의 수호자 중에서도 뛰어난 편이었다.


운용이 수련을 위해 집중을 하고 있을 때였다. 문득 그의 근처에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운용은 시신경을 집중하여 이질적인 기운의 정체를 알아내려 했다. 그의 눈동자가 푸른빛을 띠며 빛났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여기저기를 비추다가 은하로 향했다. 은하의 근처에 하얗게 빛나는 둥근 물체가 떠있었다. 운용이 집중하여 그 물체를 바라보자 그 물체가 운용의 시선을 알아챈 듯 은하의 손목 근처로 스며들듯이 사라졌다. 운용은 한참 은하를 보다가 눈을 다시 감았다가 떴다. 그의 눈동자는 원래의 빛을 띠고 있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은하를 흔들었다. 은하는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멍한 표정으로 운용을 응시했다. 이내 그를 알아보곤 화들짝 놀랐다.


"네가 여기 왜?"

"너, 정체가 뭐냐?"

"뭐?"


은하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깬 멍한 표정이었다. 운용은 갑자기 은하의 목덜미를 쥐곤 그대로 들어 올렸다. 180cm가량의 운용이 왜소한 은하를 잡아들자 은하는 숨이 막혀왔다.


"캑캑, 왜 이래?"


운용은 은하의 질문은 외면한 채 은하의 멱살을 잡은 채 흔들었다. 운용의 눈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너 정체가 뭐냐고."


은하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곤히 자는 사람을 깨워서 앞뒤상황 설명 없이 멱살을 잡더니 정체가 뭐냐니. 은하는 운용의 손에 잡힌 목덜미를 빼기 위해 발버둥 쳤으나 꿈쩍도 안 했다. 하지만 은하도 호락호락한 성격은 아니었다. 목덜미를 쥔 운용의 손이 빠지질 않자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운용의 얼굴이 퍽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묵직한 느낌으로 봐선 제대로 먹힌듯했다. 그러나 목에 가해진 힘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은하는 발을 들어 그의 배를 힘껏 찼다. 잠시 운용이 멈칫했다. 그때를 틈타 빠져나오려 했으나 운용이 그를 뒤로 내동댕이쳤다. 은하가 재빠르게 다시 운용에 덤벼들려 했으나 운용이 더 빨랐다. 운용의 주먹에 은은한 푸른빛이 서리더니 은하의 얼굴을 그대로 강타했다. 은하는 사방이 컴컴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분이 풀리질 않은 운용이 다시 은하에 주먹을 가하려던 그때 제웅이 들이닥쳤다.


"뭐 하는 거야?"


제웅이 큰소리를 내며 그에게서 은하를 빼앗아 들었다. 운용의 주먹에 푸른빛이 서린 것을 보곤 재빠르게 은하의 상태를 살폈다. 은하의 입술이 터져있었고 얼굴이 붉게 부어올랐으나 다른 곳은 다친 곳이 없는듯했다.


"정운용, 하루라도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되냐?"


은하가 멀쩡한 것을 확인한 제웅은 운용을 좋게 타일렀다.


"너희 사방신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전학생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

"너희가 짐승 새끼냐? 전학생이 너희 먹잇감이냐고."


제웅이 다소 흥분한 듯 목소리가 커졌다. 운용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쯧쯧, 한 놈은 두들겨 패고 한 놈은 시험 해보려 하지 않나. 당대의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괴팍한 성격이군."

"시험이라뇨?"


운용이 흥미가 생긴 듯 물었다.


"백호의 수호자가 그를 시험하겠단다. 사방신의 수호자들 모두 대동해서."

"어떻게 말입니까?"

"영혼의 인도. 살인마의 영을 저승으로 보내줘야 된다."

"그 정도는 사반의 소속이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녀석이 수호자라는 가정에서 말이지."


제웅이 은하를 침대에 다시 눕히며 대꾸했다.


"교장도 모른답니까?"

"내가 거기 다녀온 것을 아는 건가?"

"물론이죠. 거기에 다녀오면 기분 나쁜 냄새가 나니까요."

"하하하."


제웅은 웃고 있었지만 내심 운용의 예리함에 감탄했다. 역시 그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느꼈다.


"백서호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제웅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며 운용을 살폈으나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이번 시험이 단순할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어.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

"교장도 그렇게 얘기하던가요?"


운용은 교장을 스스럼없이 불렀으나 제웅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래."

"그럼 무언가 있단 얘기군요."

"그럴 거다. 분명히."

"제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던가요?"

"서호가 폭주하지 않게 잘 지켜봤으면 한다."

"그거면 되나요?"

"그래. 주작이 없는 지금 서호에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너뿐이다. 자칫 하단 전학생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제웅이 방을 떠나고 나서 운용은 흥미로운 눈으로 은하를 바라봤다. 서호와 교장이 주시하고 있는 전학생이라 분명히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하는 눈을 뜨자마자 운용을 찾았다. 운용은 그의 머리맡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은하는 다시 일어나서 운용에 덤벼들려 했으나 운용이 그의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운용의 눈이 다시 푸른빛을 띠기 시작했다.

"누워있어. 묻는 말에 대답해."

"제길. 빌어먹을."


은하는 분이 풀리지 않아 욕설을 내뱉었다.


"니 수호신이 하얀 공 모양이냐?"

"그런 거 몰라. 하얀 공은 본 적 있지만."

"확실하게 대답해."

"아! 수호신인가 뭔가를 본 적이 있어야 대답하지."


은하는 화가 치밀어 올라 흥분하며 대답했다.


"수호신이 아닌 영혼은 이곳에 들어오지 못해. 나의 근처에는 더더욱."


운용이 강한 살기를 띈 눈으로 은하를 노려봤다.


"빌어먹을. 그놈의 수호신. 난 그런 거 잘 몰라. 그저 망할 아버지가 날 여기 처넣은 거지."

"하얀 물체에 대해서 설명해라."


운용의 날카로운 살기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흘러져 나왔다. 은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아, 나도 미치겠다. 나도 도대체 내가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으니 너라도 말해줘라. 이 상태로 있다가는 나도 미칠 것 같거든."

"전부 얘기해봐."


은하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자신이 흰 공을 처음 봤을 때부터 최근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얘기와 아버지의 얘기까지 모든 이야기를 쏟아냈다. 자신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용의 눈동자를 마주 보면 한없이 따스한 기분이 들어서 무엇이든 다 털어놓고 싶어졌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 무엇을 말하든 자신을 믿어줄 것 같은 눈. 마치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어머니의 눈빛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거짓이 아닌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신의 할머니조차 그에게 숨기고 살라하지 않았던가. 눈앞의 이 녀석은 달랐다. 아무리 세세한 이야기까지 관심을 가지고 가끔 그의 말에 맞장구도 쳐주었다. 은하는 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운용은 그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한마디도 빼지 않고 듣고 있었다. 지금껏 자신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있었던가. 은하는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하얀 공을 봤어. 네가 자고 있을 때."


은하의 이야기가 끝나자 운용이 이야기했다.


"뭐? 내 눈엔 전혀 안 보이는데? 잠깐만, 그게 나한테서 나왔으면 내 영혼을 봤단거냐?"

"지금은 없어졌어. 그리고 니 영혼은 아니고."


운용의 말에 은하는 맥이 빠진 것 같았다.


"내 것이 아니란 걸 어찌 아냐?"

"그냥 보면 알 수 있어. 어쨌뜬 아까 일은 내가 일단 미안하다. 사실 난 네가 다른 뜻을 품은 수호자인 줄 알았어. 그리고 좀 의문이 드는 것도 있군."

"뭐? 일단 미안해? 그게 사과하는 태도냐?"


은하의 불만 섞인 말투에 운용이 은하의 앞으로 다가왔다.


"왜 이래? 또 때려눕히려고?"


은하가 잔뜩 경계하며 운용에게 말했다. 운용은 은하의 코앞까지 다가오더니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곤 자신의 목덜미에 가져다 대고 똑같이 멱살을 잡았다.


"뭐, 뭐하는 짓이야?"

"사과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며?"

"그렇다고 똑같이 멱살을 잡고 흔들란거냐? 이상한 자식. 이거나 놔."


그 소리를 들은 운용이 은하의 손을 놓았다. 그리곤 은하를 빤히 응시했다.


"미안하다. 네 사연도 모르는데 성질이 급해서."


운용이 고개를 숙이며 다시 사과했다. 사실 운용은 은하의 얘기를 듣고 은하에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다. 은하의 과거가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은하는 운용이 저자세로 나오니 부담스러워졌다. 그러나 한편으론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운용이 마음에 들었다.


"괜찮으니 부담스럽게 그러지 마라. 아까는 죽일 듯 노려보더니 이제 다 했냐?"

"그래. 더 때리면 진짜 죽일 것 같아서 말이야."

"뭐야?"


은하가 피식 웃으며 운용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거 옆자리에 같은 방, 보통 인연은 아닌 거 같은데?"

"그래. 인연이라…. 좋지. 인연…."


운용도 은하의 손을 마주 잡고 어설프게 웃었다. 운용과 은하, 이곳에서 서로에게 처음으로 친구란 존재가 되었다.


작가의말

둘이 친해지기까지를 조금 더 자세히 넣으려다 분위기가 지루해질 것 같아 급 줄였습니다. 그래서 급조된 것 같은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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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 1장 시작의 장(9) 13.06.16 979 62 29쪽
9 제 1장 시작의 장(8) 13.06.16 1,482 43 14쪽
8 제 1장 시작의 장(7) 13.06.16 2,374 87 23쪽
7 제 1장 시작의 장(6) +2 13.06.16 2,372 59 15쪽
» 제 1장 시작의 장(5) 13.06.16 1,686 19 16쪽
5 제 1장 시작의 장(4) 13.06.16 1,576 50 13쪽
4 제 1장 시작의 장(3) 13.06.16 2,163 36 21쪽
3 제 1장 시작의 장(2) +2 13.06.16 1,119 64 12쪽
2 제 1장 시작의 장(1) 13.06.16 1,895 51 11쪽
1 프롤로그 +2 13.06.16 2,307 4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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