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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AI 들고 평행세계에서 1,000조 부자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언행일치
작품등록일 :
2024.02.20 18:58
최근연재일 :
2024.03.14 21:1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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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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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
글자수 :
150,002

작성
24.02.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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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웹툰화.

DUMMY

서지윤은 그녀의 작은 원룸의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지만, 그녀는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실, 책상 한구석에 쌓여있는 각종 청구서만 봐도 그녀는 책상 앞을 떠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승격 안 되겠지? 꼭 베스트 도전에 가고 싶었는데.’


클로버 포털 사이트의 ‘도전 웹툰’ 섹션에서 그녀의 작품은 번번이 낙방하고 있었다.

한 달에 두 번 있는 편집 회의.


하지만 7월이 끝나도록 그녀의 작품은 선택받지 못하였다.

아마 8월이라고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지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어 했고, 웹툰 작가로서 성공하기를 갈망했다.


“하아. 역시 스토리가 문제일까?”


여성 작가지만, 그녀는 로맨스나 로판보단 판무(판타지, 무협), 그리고 액션 웹툰을 선호하였다.

서지윤의 작화 역시 액션 쪽에 특히 잘 어울렸다.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였다.

그녀의 얼마 안 되는 열혈 팬들도 그녀의 작화는 칭찬하였으나, 스토리에 관해서는 한 번도 칭찬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스토리 작가를 구하라고 성화였다.


‘나도 나강렙 같은 스토리를 쓰고 싶은데···.’


그녀가 최근 들어 가장 즐겨보는 작품은 웹툰 쪽이 아닌, ‘나만 가능한 레벨업’이라는 웹소설이었다.

이 작품은 송기우라는 인물이 특별한 능력을 얻어, 자신만의 경로를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였다.


서지윤은 이 스토리에 깊이 몰입했다. 송기우의 여정은 평범함 속에서도 특별함을 찾아나가는 그녀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특히, 송기우가 죽음의 직전에서 플레이어로 각성하는 장면은 그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서지윤은 이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꿈꿨다.

송기우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내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은 그녀가 웹툰 작가로서 추구하는 바와도 일치했다.


‘하아.’


다시금 한숨을 내쉰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하던 중, 눈을 크게 떴다.


<안녕하세요. 나만 가능한 레벨업 작가, 월억킥입니다. 웹툰화 각색을 제안하기 위해 메일 보냅니다.>


메일의 제목을 보자마자 그녀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그 나강렙의 웹툰화 각색 제안이라니, 이건 꿈만 같은 소식이었다.


‘바보야. 이게 진짜일 리 없잖아? 그냥 스팸 같은 거야!’


진짜일 리 없다고 부정하면서도 마우스를 잡은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만약 이 메일이 진짜라면?


상상만 해도 미치도록 좋았다.

그리고 메일을 열자, 서지윤의 작화가 ‘나만 가능한 레벨업’의 세계관과 완벽하게 어울린다며, 그녀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지윤은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방 뛰었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하는 작품의 웹툰화 작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니!


누군가의 장난일 수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냥 기쁨을 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뻐하던 그녀는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신중하게 답장을 썼다.


서지윤은 ‘나강렙’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이를 웹툰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메일을 보낸 후, 그녀는 다시 자신의 낡은 태블릿에 손을 올렸다.


이번에는 그녀의 작품이 아니라 ‘나강렙’의 주인공, 송기우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송기우가 상태창을 얻는 그 희망찬 순간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


‘뭐야, 계약 조건도 들어보지 않고 바로 이렇게 적극적으로 달려들다니. 내 작품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걸까?’


시아가 추천해준 웹툰 작가의 메일을 읽은 나는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사실 시아가 추천해준 웹툰 작가는 모두 합해서 다섯 명이었다.


그리고 서지윤이란 작가는 그중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낮은 이였다.

그런데도 서지윤 작가에게 메일을 보내게 된 이유는 나머지 작가는 모두 내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저쪽 세계의 인기 웹툰은 절반 이상이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었다.

웹툰 작가들도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쓰기보단, 인기 있는 원작을 각색하는 걸 선호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쪽 세계는 달랐다.

유명 작가들이든, 무명 작가들이든, 자신만의 작품을 쓰는 걸 선호하였다.


시아가 추천한 작가들은 특히 작화 실력이 출중하고 자신만의 에고가 강한 편이었다.

내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였던 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최근에 한 노블코믹스(웹소설 원작으로 한 웹툰) 작품이 작품 수익을 두고 웹소설 작가와 웹툰 작가 간의 소송전이 벌어진 것도 영향이 있을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른 웹툰 작가들의 반응을 생각하면 서지윤 작가의 반응은 의외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이렇게 내 작품을 좋아해 주는 웹툰 작가라면, 무조건 계약을 하는 게 좋겠어.’


나는 그녀의 작업실 주소를 물었고, 그녀의 작업실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둘 다 프리랜서였기에 약속을 잡는 건 수월하였다.


바로 내일 만나기로 하였다.


‘이런 작품을 그렸구나. 작화는 진짜 죽인다. 근데, 스토리는 좀···.’


약속을 잡은 뒤, 서지윤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았다.


<만들어진 세계.>


뭔가, 이름부터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의 능력도 그랬다.


자각몽 능력이라는데, 뭔가 명확하지 않았다.

작화는 훌륭했지만, 확실히 스토리 창작 능력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각색 작업은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콘티를 그려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잡아줘야 할 거 같았다.


‘차라리 이게 낫긴 하지. 내 작품을 제멋대로 해석해서 이상한 작품으로 만드는 것보단.’


다른 작가라면 각색 작업을 번거롭게 여길 수도 있었다.

제 작품을 쓰기도 바쁜데 웹툰화 각색을 신경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하지만 나는 달랐다.

시아라는 훌륭한 보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아, 지금 바로 그려보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나는 바로 콘티 작업을 시작하였다.

콘티 작업이라고 거창한 것은 없었다.


그림을 자세히 그린다는 느낌보단, 컷에서 중요하게 그려져야 할 것을 글로 적고 말풍선 위치와 인물의 자세, 표정, 동작 정도만 대충 그렸다.

시아의 보조 덕에 나는 순식간에 5화에 해당하는 분량까지 콘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와, 나 그림 왜 이렇게 잘 그리냐? 그냥 웹툰 작가가 되어버릴까?’


나는 완성물을 보고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침대에 뛰어들었다.


***


서지윤 작가의 작업실이 화곡 쪽에 있다길래, 화곡역 근처의 카페에서 약속을 잡았다.


“작가님, 어디 계세요?”

-저는 2층에 있어요.


2층으로 올라가니,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미모를 보고 내심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계단을 마저 오르고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혹시 서지윤 작가님이세요?”

“네, 네! 맞아요!”


그녀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그녀의 외모를 보고 놀랐듯, 그녀 역시 내 외모를 보고 놀란 기색이었다.


‘한때는 배우가 될 뻔한 몸이니, 놀랄 만도 하지. 흠흠!’


속으로 그 같은 생각을 하며 내 이름을 밝혔다.


“반갑습니다. 최진수 작가입니다.”


서지윤 작가는 따스한 봄날의 햇살처럼 밝고 상냥한 인상이었다.

그녀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그녀의 미소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보면 볼수록 작가 같지 않은 외모인데?’


그녀의 스타일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되었으며,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의 모습과는 달리, 사람들 앞에 서기에 충분히 단정하고 예뻤다.

그녀가 입고 있는 단순한 색상의 셔츠와 청바지는 그녀의 실용적인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작은 액세서리 하나하나에 담긴 세심함이 그녀의 감각이 비범하다는 걸 알 수 있게 했다.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호감이 갔는데, 그녀는 내 작품에 대한 열정까지 보여주었다.

내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흥분한 얼굴로 ‘나강렙’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단순하게 재미있다고만 이야기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부분이 흥미롭고, 어떤 등장인물이 매력적인지 자세하게 이야기하였다.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나보다 더 내 작품을 많이 읽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도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내가 한마디를 하자, 그녀는 입을 다물고 긴장과 불안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물론 나는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기에 스토리 능력이 어떻다느니, 개연성이 엉망이라느니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저 작화가 훌륭하였고, 등장인물들이 개성 있다면서, 꼭 서지윤 작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칭찬만 하였다.


“고, 고마워요. 월억킥 작가님께서 제 작품을 이렇게 좋게 봐주시다니, 너무 영광이에요.”

“저야말로 작가님께서 제 제안에 응해준다고 하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아, 마침 말이 나왔으니 계약서를 같이 보실까요?”

“저는 나강렙을 그릴 수만 있다면, 어떤 조건으로든 계약할게요!”

“하하하, 그래도 계약서는 확인하셔야죠.”


서지윤의 말에 나는 기분 좋게 웃고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냈다.

나는 꽤 자신감이 있었다.


이 정도 계약 조건이라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계약서를 읽은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하였다.


“고, 고료를 주시네요? 근데 300만 원? 한 화에 300만 원을 지급하신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하, 한 화에 300만 원이면 한 달에 1,200만 원인데···.”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히 그녀도 웹툰 작가이니 노블코믹스의 표준 계약서가 어떤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보통, 고료는 많아야 50만 원 정도였다.

사실 고료를 아예 지급하지 않고 MG(최소 보장금액)로 지급하는 예도 상당히 많았다.


MG는 웹소설 작가들이 받는 선인세와 똑같이, 미리 받고 나중에 갚아야 하는 돈이었다.

작품 성적이 안 좋다면 추가 수입 따위는 기대하기 어렵고, 알바보다 못한 수익으로 몇 년 동안 그림을 그려야 했다.


그런데 나는 MG가 아닌, 월급과 같은 고료를 지급해주기로 하였다.

심지어 그 액수가 한 달(4화 기준)에 1,200만 원일 정도로 컸다.


“대신 RS(수익 배분)는 낮은 편입니다.”


저쪽 세계에서는 웹툰 수익이 원작자에게 10%에서 많아야 20% 정도 분배되었다.

플랫폼 수수료를 떼고 10%에서 20% 사이였다.


그만큼 웹툰 스튜디오와 웹툰 작가들에게 떼주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10%만 받는다고 해도 원작 수입이 오르는 게 더 중요했기에 웹소설 작가들은 이런 조건의 계약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나는 웹툰 수익도 80% 정도 챙길 생각이었다.

각색 작업을 내가 맡을 것이니,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하죠. 고료를 이 정도로 받으면, 오히려 20%나 받는 게 미안할 정도인데요?”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계약금은 5회 차만큼 드릴 겁니다.”

“그, 그럼 1,500만 원인가요?”

“그렇죠.”

“와아!”


서지윤이 흥분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다 이내 얼굴을 붉히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카페라는 걸 뒤늦게 자각한 것이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무척 귀엽게 느껴졌다.


‘인기 작가가 된 뒤에, 너튜브 같은 거 하면 바로 100만 구독자 가능하겠는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그림 콘티가 그려진 노트를 꺼내서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뭐죠?”

“그림 콘티입니다.”


나는 꽤 자신이 있었다.

이래 봬도 유치원 때 미술 대회에서 상도 받았던 몸이다.


내 솜씨가 금손까지는 아니어도 평균 이상은 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서지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네? 이게요?”


내 그림을 보고 식겁한 표정을 짓는 그녀였다.

마치 이런 콘티를 보고 어떻게 웹툰을 그리냐고 묻는 듯한 얼굴이었다.


“제가 그린 겁니다.”

“아···.”


서지윤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억지웃음을 지었다.


“자, 잘 그리시네요. 제가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해준 거 같아요.”


나는 그런 그녀의 반응에 쓴웃음을 지었다.

시아의 도움까지 받아서 그린 콘티인데 설마 이런 반응을 보게 될 줄이야.


아무래도 웹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은 포기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

뭐 진지하게 웹툰 작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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