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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92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18 19:21
조회
846
추천
13
글자
6쪽

서로의 입장.

DUMMY

1.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어서. 누군가의 불행은 누군가의 행복이 되고.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으로 돌아온다.-


라는 말이 있듯. 칼렌 왕국이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이후. 칼렌 왕국의 남쪽에 있는 나라. 실바니아 연합은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하고 있었다.


국토의 대부분을 산지가 차지하여 농업 생산량이 부족한 실바니아 연합은. 산지에서 나오는 풍부한 철광석과 기타 광물들을 주변국들에게 팔고. 그 댓가로 식량을 사오는 것으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인 칼렌 왕국이 공식적으로 철밭을 12개. 구리밭을 4개. 크로뮴밭을 5개. 주석밭을 7개 석탄밭을 30개 증설한다고 발표하자. 당장 식량을 수입할 경로가 막혀버리고 만 것이다.


물론 그만한 규모의 밭들을 만드는 것들은. 최소한 10년 이상 걸리는 작업이지만. 현재 25세에 불과한 젊다 못해 어린 왕의 나이와. 칼렌 왕국의 역량을 집중시킨다면 못할 것도 없는 일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밭들이 하나 하나 완성되어 갈수록. 값도 비싸고. 품질도 딱히 나을 것이 없는 실바니아 산 광물들은 순식간에 가격이 수직낙하해. 기존의 식량 수입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많은 광물을 더 싼 가격에 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현상유지를 위해 말 그대로 백성들을 착취할 수밖에 없고. 착취를 지속하면 인구는 정체. 인구가 정체하니 계속해서 과중한 노동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게 된다.


그런 끔찍한 악몽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사실에 놀란 실바니아 연합의 의장은. 급히 칼렌 왕국을 제외한 다른 주변국들을 물색해보았지만. 실바니아 연합의 지정학적 위치 상 칼렌 왕국만큼 대량의 식량을 수입할 수 있는 나라는 소수였다.


동쪽에 있는 공국들은 자기 먹고 살기도 빠듯한 나라고. 제국은 이미 내수 시장으로도 대륙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괴물이니.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품질도 그닥인 연합의 광물을 수입할 이유가 딱히 없었다.


"산악지를 깎아서 밭을 만들어라! 어떻게 해서든지 식량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다급해진 연합은 산지를 깎아 계단식 밭들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가뜩이나 산지에서 자라는 작물도 얼마 없는 마당에 계단식 밭들을 만든들 식량 생산량이 극적으로 늘어날 리는 없었다.


2.


"실바니아가 애가 타는 모양이군."


"칼렌과의 교역이 끊기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 쪽도 살기 위해 필사적인 모양입니다."


"흠... 어떤가? 실바니아 연합도 합병시키는 것이."


"무리겠죠. 산악지대라 병력을 수송하는 것도 힘들테고... 무엇보다 보급이 문제가 될 겁니다. 자체적인 군사력도 무시할 수 없고... 남쪽 바다를 통해 서쪽 국가들이 암암리에 지원을 보내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국의 성장은 대륙의 국가들에게 있어서 악몽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대륙 면적의 3분의 1. 대륙 인구의 40%. 대륙 총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대국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다른 국가의 멸망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칼렌 왕국이라... 저번 왕은 감히 제국에 도전장을 내미려 했지... 이번 왕은 부디 현명한 왕이었으면 좋겠군."


"적어도 현 시점에서 제국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즉위 초기인 이상 내치에 집중하려는 것이겠지요."


"당연히 그래야지. 가뜩이나 정통성이 부족하니. 실적으로 때우는 수밖에."


황제는 조소를 흘렸다. 제국의 천년 역사상. 황조에 변란이 많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단 한번도 황조의 대가 끊긴 적은 없다.


그런 황조를 모시고 있는 제국에게 있어서. 왕의 후계자가 없어 외국에서 왕을 꾸어온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현재 제국의 높으신 분들이 칼렌 왕국에 가진 감정은 멸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실바니아를 구원한다면 아마도 꽤나 많은 돈이 깨질 텐데 말입니다."


"흠.... 칼렌 왕국이 지금 자원밭을 일구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실바니아 연합에서 광물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서 아닙니까. 저희 제국에서도 실바니아 연합의 바가지는 유명합니다."


"큭. 결국에는 자업자득인가?"


"그쪽에서도 바가지를 씌우지 않으면 당장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니 말이지요. 애초에 저희도 마갑과 중갑을 갖춘 기사단에 들어가는 철들은 전부 실바니아 연합 산이니.."


"게다가 우리는 칼렌 쪽과 다르게 철밭 하나 만드는데에도 1년이 넘게 걸리는 게 다반사니..."


루돌프 황제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골치 아프다는 식으로 말했다. 칼렌 왕국보다 훨씬 크고 그만큼 얽힌 이권이 많은 제국에서는. 건물 하나. 성당 하나 짓는 것도 온갖 이권들의 타툼이 되어 몇 년씩이나 걸리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소국이 부러워지는군."


"아무리 제국이라도 전능할 수는 없습니다. 하늘에 계신 성부조차도 전지하실지언정 전능하시진 않으니까요."


3.


"연합이 자원밭을 일구는 것을 중지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연락했다고?"


"예. 폐하."


"하 참. 그 쪽도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지?"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지금 당장은 어쩌저찌 견디겠지만.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아마도 실바니아 연합은 당장 오늘 먹을 식량을 걱정해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연합에게 알려라.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칼렌 왕국은 새로운 자원밭을 일구고 말겠다고 말이다."


국가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번영이 아닌 생존이다. 그 생존마저 할 수 없는 국가라면. 차라리 멸망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터.


작가의말

이번 편은 예상외로 설명이 많이 들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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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19.08.16 1,042 15 7쪽
4 황제인가 왕인가. 19.08.15 1,098 12 7쪽
3 난 백작을 그만두겠다아아아! 19.08.15 1,163 15 7쪽
2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19.08.15 1,283 15 8쪽
1 줄 잘못 섰다. 19.08.15 1,700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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