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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88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18 00:54
조회
871
추천
12
글자
7쪽

바람 앞의 촛불.

DUMMY

1.


사람들은 나를 보고 있었다. 연회장은 여전히 시끌벅적했지만. 근처의 있는 사람들의 눈빛은 이곳을 향하고 있었고. 4명의 대영주들도 나의 대답이 궁금하다는 듯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서 나의 대한 진짜 평가가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루미에게 말했다.


"우리 칼렌 왕국은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생각하노라."


"바람 앞의 촛불...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간단하다. 우리의 서쪽에는 거대한 제국이 있고. 북쪽에는 레이리아 대공국이. 그리고 동쪽에는 막강한 해군을 가지고 있는 멜버른 공국이 있지. 어디 그뿐인가? 남쪽에는 제국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실바니아 연합이 있다.


이렇게 그렇다할 동맹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왕국이 제국 중심의 질서에 편입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데 바람 앞의 촛불이 아니라는 자는. 필시 정신이 나간 자거나. 아니면 첩자겠지. 그렇지 않나?"


말이 조금 길었나? 싶었을 때. 루미는 빙긋 웃으며. 나에게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정말 똑똑하시군요. 이런 왕을 섬기게 되어 기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폐하. 적어도 자신의 처지는 분간할 수 있으시니. 적어도 왕국이 망할 일은 없겠군요."


루미가 말하고. 레오넬이 거들었다. 다른 소영주들과 정부의 고위 관료들도. 나의 대답에 만족한 듯 다시 제각기 떠들기 시작했다.


2.


"폐하께서는 어떠셨습니까 아버지?"


"적어도. 멍청한 왕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암군보단 폭군이 백배는 나으니 말입니다."


"제국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말투는 딱딱하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고작 2개월에 이 정도면 대단한 거지. 확실히 왕의 재목은 있는 것 같다."


"연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습니까?"


"우리 칼렌 왕국이. 바람 앞의 촛불이라더군."


"바람 앞의 촛불이라... 꽤나 정확한 판단이로군요."


"변변한 동맹도 없고.. 그나마 제국과 적대하는 체급 좀 되는 나라들은 전부 서쪽에 모여 있지. 이 동쪽에 있는 나라들은 코딱지만한 나라 아니면 제국에 꼬리 흔드는 나라밖에 없으니..."


레오넬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세계지도를 보았다. 이 대륙에서. 제국의 패권을 넘볼 수 있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기 혼자 대륙의 면적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떤 정신나간 국가가 제국에 대적하겠는가?


"지난 왕도 괜히 제국을 만들겠답시고 설치다 제국에게 수출 수입 차단먹고 민심이 악화되서 결국 미쳐서 자살했는데. 이번 왕은 그래도 머리과 꽤나 돌아가는 모양이야."


"의외군요."


"뭐가?"


"아버지께서 왕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적은 거의 없으니깐 말입니다."


"하. 아들아. 자고로 군주의 자리에 앉게 되면. 사람은 바뀌기 마련이다. 아무리 청순한 처녀라도 왕좌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나 다리를 벌리는 창녀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칼도 들지 못하는 애송이가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폭군이 될 수도 있지."


"그래서. 라이투스 1세께서도 변할 것이라 보십니까?"


"글쎄... 아직 왕좌에 앉은 지 1년도 안 된 왕이 변한다 만다 평가하는 것은 좀 그렇지."


레오넬은 연회에서 있었던 일을 곱씹어 보았다. 연회 중에 4명의 대영주를 굳이 자신의 앞에서 전부 늘어놓고 얘기한 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경험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결코 왕의 권위를 잃지 않은 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술을 따라준 것이 기억났다.


"적어도.. 가기 전에 치적 하나 정도는 쌓고 가겠지."


3.


왕도. 칼레스는 인파로 북적였다. 새로운 왕이 엄청난 규모의 공사와 도로망 정비. 요새 증설을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국토의 중앙인 왕도에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아직은 춥디 추운 12월이었음에도. 길거리에는 눈이 쌓여있지 않았다. 그만큼이나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그어어! 죽인다! 여기 맥주 한 병 더!"


"아이고. 그렇게 먹으면 마누라가 뭐라 안 하나?"


"마누라가 뭐라 하기는 개뿔! 맨날 공사장에서 일하고 품삯 받아서 술값 빼고. 고깃값 빼고 주면 수고했다면서 키스까지 해주는데!"


"껄껄. 그건 그러네. 외국에서 왕을 들여온다길래 왠 놈팽이가 들어오나 했는데. 이거 알고보니 성군이셨네 그래!"


적어도 현 시점에서 라이투스 1세의 평가는 높았다. 농삿일도 하지 못하고. 강이 얼어붙어 어업과 수운이 마비되어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는 겨울철에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민들에게 적어도 봄철까지는 유지할 수 있는 일감들을 줌으로서 모든 게 궁핍한 겨울에 술과 고기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왕께서는 다행스럽게도 학문에 관심을 가져주시는군! 내 살아생전 왕도에 도서관이 신설되는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듣자하니. 각 주에서도 어명에 따라 도서관들을 만든다던데. 야 이거~ 간만에 인쇄소가 바빠지겠습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왕의 정책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었다. 야금길드나 약초학. 각종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의 원활한 지식 습득을 위해 품질 좋은 책을 대량으로 보급할 수 있는 도서관을 짓는다는데 학자들이 마다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비용이 많이 드는 학교 건설이나 대학원 건설은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졌지만. 학자들은 그동안 제국의 학문을 배끼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과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며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빛을 본 것은 대장장이와 마술사등. 일상생활과 국방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두 직업군들이었다. 왕이 마석밭과 철밭을 기존보다 크게 확장하고 추가로 밭을 조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하자. 그동안 외국에서 바가지를 쓰며 들여왔던 마석과 철광석의 값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밭이 조성되기 전이었음에도. 소문을 듣는 귀가 많은 대상들은 장기적인 손해를 줄이기 위해 철광석과 마석의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레 도구와 마도구의 가격이 내려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활성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라이투스 1세의 정책을 환영하는 것은 국경의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낡고 습한 요새는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나빠지기 일쑤였으나. 어명으로 인해 기존보다 더 넓고 어디 물이 새는 곳도 없는 요새들이 국경에 건설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낡은 요새에는 없었던 상하수도 설비까지 갖춘 요새는. 말 그대로 병사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집에도 없는 상하수도를 가진 병사들은 왕에게 크게 감동하였고. 이는 라이투스 1세가 수월하게 각종 정책들을 통과시킬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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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작되는 갈등. 19.08.18 851 12 6쪽
9 서로의 입장. 19.08.18 846 13 6쪽
» 바람 앞의 촛불. 19.08.18 872 12 7쪽
7 라이투스 1세. 19.08.17 922 9 10쪽
6 칼렌의 왕이시여! 19.08.17 943 10 7쪽
5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19.08.16 1,042 15 7쪽
4 황제인가 왕인가. 19.08.15 1,098 12 7쪽
3 난 백작을 그만두겠다아아아! 19.08.15 1,163 15 7쪽
2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19.08.15 1,283 15 8쪽
1 줄 잘못 섰다. 19.08.15 1,699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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