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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97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15 17:43
조회
1,283
추천
15
글자
8쪽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DUMMY

1,


"폐하. 이번 목록입니다."


"도대체가 끝이 없군. 귀족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거야?"


"반대했던 귀족들을 전부 없애겠다고 다짐한 것은 폐하십니다."


"그래.. 그랬지. 그땐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


숙청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숙청한 다음에는? 그 뒷처리는? 그것을 담당하는 것은 숙청을 한 당사자. 바로 황제였다.


"쯧. 이런 인재들이 왜 형님 편을 든 건지... 1년 먼저 태어난 게 그렇게 사람들이 달라붙을 일인가?"


"정통성이란 게 있으니까요. 폐하."


"그래. 끄으응... 그럼 한 번 목록을 볼까."


숙청 목록에 들어있다고 해서 다 숙청의 대상인 것은 아니다. 마음이 여린 사람에게는 회유 작업을 실시하고.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면 어느정도의 유화책을 준비한다.


특히나 숙청의 대상이 인망이나 능력이 좋은 경우라면. 후임자 선정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에. 그런 인물을 찾는 것도 하나의 일이었다.


"흐음.... 정말 아깝군. 이런 인재들을 전부 죽여야 한다니."


"살려두신다면 장애물이 될 겁니다. 반정을 일으켜 즉위하신 건 폐하시니까요."


"그래.. 어차피 인재야 새로 양성하면 되는 거니까."


새로 즉위한 루돌프 황제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거침없이 도장을 찍어나갔다. 그러던 그의 손이 멈춘 것은. 목록에 적힌 라이투스 폰 예거라는 귀족 때문이었다.


'이상하다.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나는데...'


"폐하?"


이상함을 느낀 부관이 황제를 불렀다.


"부관. 라이투스 폰 예거라는 귀족을 알고 있나?"


"예거.. 폰 예거..? 아아! 그. 아버지가 타국의 왕족과 결혼해 변방으로 좌천된 귀족의 아들입니다. 지금 백작위에 올라있습니다만..."


"좌천? 타국의 왕족과 결혼했다면 오히려 중앙으로 올라와야 하지 않나?"


"타국의 왕족이긴 했는데.. 쿠데타로 내쫓긴 왕족이라 말입니다. 게다가 그 나라가 원체 작은 소국이기도 했고.. 게다가. 그때가 선제 폐하 때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외국에 배타적이셨으니.."


"쯧. 왕족의 피 때문인가? 이 자도 아까워죽겠구만."


"유능한 사람입니까?"


"유능하다마다. 아버지는 태어나고 4개월 후에 국수주의자의 손에 암살당하고. 어머니는 산고로 사망. 그렇게 꾸역꾸역 어른이 되어서 영주로 부임.. 이 정도만 되어도 유능하단 소리 들을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만. 혹시 만난 적이 있으십니까? 왜 예거 백작에 대해 물어보시는지...."


"그게.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라서..."


"아. 그렇다면 아마 기사단을 들으신 걸 겁니다. 예거 백작은 기사단을 가지고 있거든요. 예거 기사단. 심플한 이름이지요."


"기사단까지 가지고 있단 말야?"


황제의 눈이 가늘어졌다. 지방 영주가 기사단을 꾸리는 것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런데도 기사단을 만들어 굴리고 있다니. 생각할수록 아까운 인재였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벌써 몇십명인가. 황제는 잠깐 멈추었던 도장을 다시 예거 백작의 이름 위에 찍었다.


2.


"영주님이 숙청된다고? 그게 정말이야?"


"그렇다는데. 새로 즉위한 황제에게 밉보여서 그런거래."


"무슨.. 이건 말도 안 돼! 영주님은 중앙 귀족도 아니고. 황제를 모욕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숙청되는 건데?"


"영주님은 1황자를 지지하셨잖아. 그런데 지금 황제는 2황자고."


"크으... 빌어먹을 황제 같으니.. 제 아버지를 죽이고 황위에 오른 놈의 말을 들으라고?"


예거 영지의 영민들은 라이투스 폰 예거 백작이 숙청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격분했다. 그들도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알았고. 그렇기에 더욱 더 격분했다.


제국의 긴 역사에서. 고작 다른 황자를 지지한다고 해서 지방 귀족들까지 이잡듯이 숙청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그 중에서도 충성 서약을 한 귀족을 숙청한 사례는 아예 없었다.


하지만 벌써 황제가 즉위한 지 1달이 지나도록 예거 영지에는 황제의 사자가 도착하지 않았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 가지. 숙청을 피했거나.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비단 영지민뿐만 아니라. 영지를 수호하는 병사와 기사들도 황제의 결정에 큰 불만을 가지고서 제각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뭐? 백작 각하께서 죽는다고? 터무니 없는 소리를! 여긴 예거 영지다. 제아무리 황제라 해도 함부로 영주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사단에 들어갈 영광을 준 주군을 죽이려 드는 놈들은 이 베릭 스워스가 전부 묵사발을 만들어놓을 테다!"


어렸을 때 험난한 생활을 한 예거 백작은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지방 영주 치고는 순위권을 다투는 수준의 군사력을 영지 내에 축적해 놓았고. 그들은 황제가 아닌 예거 백작에게만 충성을 바치고 있었다.


황제는 백작일 뿐. 그들은 제국에 대한 애국심은 있을지언정 황제에 대한 충성심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영지가 서서히 불타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을 때에. 한 마차가 영지의 길을 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덜컹. 덜컹.


마차는 예거 영지의 도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도로가 돌로 지어져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말끔하게 다듬어져는 있었고. 경계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어 이 영지의 주인이 도로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영지군요."


"하지만 이제 곧 무너지겠지."


영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아무리 무지렁이라도 한 순간에 자신들을 보살펴온 영주가 황제에게 목이 따이고 그에게 충성하는 꼭두각시 영주를 좋아할 리는 없다.


특히나 이렇게 한 영주의 손에서 급격하게 발전한 영지의 영민들이라면 말이다.


"제국도 이제는 망조가 들었군요. 둘째의 반정이라니. 성부께서 지옥으로 떨어트리실 겁니다."


"뭐. 그거야 제국의 일이지. 우리는 왕국의 일을 하면 되는거야."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마차는 쉬지 않고 예거 영지의 영주성으로 다가갔다.


3.


"제국에서 떨어져나옵시다."


행정관이 진지한 얼굴로 나왔다. 그 말을 들은 회계사. 기사단장. 집사는 얼굴을 푹 떨어트렸다.


당연하지만 자국 내의 귀족이 독립하겠다고 설치는 것을 그냥 놔두면 제국으로서는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들게 된다. 죽기 싫다고 설치는 거든. 아니면 제국이 잫같다고 빠져나오는 것은 상관 없다.


백작이 살려면 제국과 전쟁을 해야 한다. 설령 기적이 일어나 승리한다고 해도. 이미 영지는 초토화된지 오래일 것이다.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군 그래."


'여..영주님!"


"제국으로부터 떨어져나온다라... 허. 불가능한 이야기다. 제국이 간섭할 수 없다면 모를까.. 우리 힘으로 제국과 맞설 수는 없다. 너희들이 가장 잘 알텐데."


기사단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제국의 힘은 막강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힘에 비하면 예거 영지의 힘은 팔척동자 앞의 갓난아기나 마찬가지란 것을 말이다.


"마..막아!"


"침입자다! 침입자가 있다!"


그때. 집무실의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하고 백작이 체념하고 있을 때. 문을 박차고 들어온 것은 흑백의 브로치를 단 2명의 남자였다.


"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기사단장은 사자후를 내지르며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들었다. 그는 침입자를 베려 검을 휘둘렀지만. 그가 갑자기 무릎을 꿇는 바람에 검은 문턱에 박혀버리고 말았다.


"라이투스 폰 예거 백작. 카르트넬 폰 예거와 아이나스 폰 칼렌의 아들. 맞으십니까?"


"...그렇다만?"


백작이 대답하자. 침입자들은 후드를 벗고 머리를 숙였다. 갑자기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집무실에 모인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저희는 칼렌 왕국의 대변인. 라이투스 폰 예거 백작 각하. 각하께서는 저희 칼렌 왕국에 남은 유일한 왕손이십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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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서로의 입장. 19.08.18 847 1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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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칼렌의 왕이시여! 19.08.17 944 10 7쪽
5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19.08.16 1,043 15 7쪽
4 황제인가 왕인가. 19.08.15 1,099 12 7쪽
3 난 백작을 그만두겠다아아아! 19.08.15 1,164 15 7쪽
»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19.08.15 1,284 15 8쪽
1 줄 잘못 섰다. 19.08.15 1,700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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