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96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16 20:55
조회
1,042
추천
15
글자
7쪽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DUMMY

1.


"국경 지역에서 타국의 거대한 행렬을 발견했습니다."


"무장했나?"


"기사단이 하나 딸려 있는데. 국왕이 직접 피난민들을 거두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피난민?"


"백작의 영민들 말입니다."


"아. 그 놈의 영민들 말인가. 꽤나 돈을 썼나 보군. 왕이 직접 기사단을 내려주다니."


"아무래도 규모가 규모니 말입니다. 타국으로 가더라도 꽤나 높은 지위를 얻지 않겠습니까? 평판은 둘째치고라도 말입니다."


"되었다. 이젠 짐과 상관없는 이야기 아니더냐. 가뜩이나 숙청 작업도 끝났으니. 앞으로는 내치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입니다 폐하."


발렌시아 제국의 황제는 국왕이 백작과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사실 알 방법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백작이 황제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탓에 황제가 그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실상 다른 국가라면 모를까 이 제국의 귀족을 다른 나라의 왕으로 옹립하겠다는 생각은 대륙의 사람들이라면 모두 무모하다고 말리는 형국인데. 설마 칼렌 왕국의 왕이 라이투스 폰 예거임을 알 수가 있겠는가.


"그나저나. 의회는 어떤가?"


"앞으로 몇 명만 더 있으면 됩니다."


"나 원... 그렇게나 형님이 좋은가. 작위까지 준다는데도 어째서 출석을 거부하는 지.."


부관은 속으로 '폐하께서 원래 주인을 전부 죽여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은 욕망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나저나. 칼렌 왕국에 새로운 왕이 들어선다는군요."


"칼렌?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지?"


"저희 바로 옆입니다. 그래봤자 작은 나라지만요."


"흠... 그래도 일단 제국의 체면이 있는 이상 축하 사절은 보내야겠지. 적당한 자들을 골라 축하 사절단을 꾸리도록."


"하명하신대로."


2.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자네의 이름은?"


"제르스 로젤입니다. 카텐 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군. 기사단장이라. 짐에게도 영지에 기사단이 있었네만. 안타깝게도 이제 그를 기사단장으로 쓸 수는 없겠지."


"..훈련교관이라면 모르겠지만. 외국인이 합당한 절차 없이 기사단장 직위를 손에 넣는다면 불만은 반드시 나오겠지요."


내 영민들과 나는 안타깝지만 따로 떨어져서 간다. 10만명이라는 인파 속에서 나를 경호하면 눈에 확 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10만명이라는 인파 속에서 정상적으로 경호가 이루어질지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나는 칼렌어를 모르는데. 따로 강사가 있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료들은 제국어도 할 줄 아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전용 통역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것들은 알아가는 것이 좋겠지. '왕'이 칼렌어로 뭐지?"


"'라트'입니다. 칼렌의 왕이라고 특별히 지칭해야 할때는 '칼렌데 라트'라고 말하시면 됩니다."


"그렇군. 영주와 대영주는?"


"영주는 '포르' 대영주는 '아키포르'입니다."


"인삿말은?"


"아침인사는 '아르친 팔라' 낮인사는 '나지 팔라' 밤인사는 '바멧 팔라'입니다."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구만. 걱정거리 하나 던 느낌이다. 라트라.. 앞으로 나는 계속 그 단어로 불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묘한 기분이 든다.


"아. 그럼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나?"


"무엇입니까?"


"내개 문서를 내올 때. 칼렌 문자로 문서를 써서 주게나. 그리고 그 위에는 자그맣게 제국어로 발음을 표기해줄 수 있겠나?"


"아.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하는 것이로군요. 알겠습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제국어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도 있기에. 칼렌어를 빨리 배우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라. 하긴 제국에서 신성어를 배울 때 지역마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으니..


"정 궁금하시면 제가 여기서 가르쳐드릴까요? 어차피 갈 때까지 한가하기도 하니."


"괜찮겠나? 괜히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네."


"하하. 괜찮습니다. 모처럼 오신 왕이신데 이 정도 서비스는 해드려야죠."


그렇게 말하고는 로젤은 제국어를 작게 양피지에 쓰고는. 그 아래에 큼지막하게 색다른 문자로 새겼다. 가끔가자 제국어가 없는 문자도 있었는데. 아마도 그게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인 것 같았다.


"제국어의 분법과 칼렌어의 문법이 다르긴 하지만. 뭐. 금방 배우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이거 보이십니까?"


그렇게 나는 칼렌의 왕궁에 도착할 때까지. 기사단장의 속성 칼렌어 교육을 받게 되었다. 예상 외로 잘 가르쳐서. 나도 간단한 문장 정도는 쓸 수 있게 되었다. 겨우 3일만에!


3.


"아르친 팔라. 전쟁대신 각하."


"아르친 팔라. 법무대신. 각하. 이렇게 빨리 출근하신 건 처음 보는 것 같군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각하. 이번에 새로 오신 군주께 잘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도 제국의 귀족 출신이라. 이런 촌구석 왕국은 성에 차지 않으실지도 모를텐데."


"설마. 그런 왕이라면 또 한 번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칼렌의 왕궁에 찾아온 아침.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 시각에. 왕좌가 있는 집회실에는 벌써부터 나라의 대신들이 속속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각하.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폐하께서 2시간 내로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시간이 촉박하군. 즉위식 준비는 잘 되었나?"


"벌써 5번은 확인했습니다. 준비는 완벽합니다."


본래대로라면 왕궁에서 즉위식이 열려야 했지만. 새로 즉위할 왕이 외국에서 들어오는 것이기도 하고. 빨리 집무를 보기를 원하는 바람에. 환영식과 즉위식을 섞어서 시행하게 되었다.


칼렌의 140년 역사를 통틀어 이런 경우는 없었기에 약간 당황했으나. 행사의 준비는 다행히도 실무자들이 잘 준비해주었다.


"집무를 빨리 보시고 싶다니. 이번 왕께선 꽤나 일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나 보군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너무 일만 해도. 너무 놀기만 해도 안 되는 것이 왕이니.."


그렇게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새로운 왕을 태운 마차의 행렬은 속도를 늦추고 악단과 동행하기 시작했다.


요란한 소리에 사람들의 이목들이 집중되었고. 이윽고 사람들은 마차가 평범한 마차가 아닌 어승차(왕이 탄 마차)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새로운 왕이시다! 왕께서 오셨다!"


한 농부의 말을 시작으로. 거리의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허리를 숙여 마차를 향해 인사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 이제부턴 나의 세상이다."


예거는 웃음을 굳이 참지 않았다. 칼렌의 왕궁이. 마차의 창밖으로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바멧 팔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왕 폐하 만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시작되는 갈등. 19.08.18 852 12 6쪽
9 서로의 입장. 19.08.18 847 13 6쪽
8 바람 앞의 촛불. 19.08.18 872 12 7쪽
7 라이투스 1세. 19.08.17 923 9 10쪽
6 칼렌의 왕이시여! 19.08.17 944 10 7쪽
»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19.08.16 1,043 15 7쪽
4 황제인가 왕인가. 19.08.15 1,099 12 7쪽
3 난 백작을 그만두겠다아아아! 19.08.15 1,164 15 7쪽
2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19.08.15 1,283 15 8쪽
1 줄 잘못 섰다. 19.08.15 1,700 13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