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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94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17 19:20
조회
922
추천
9
글자
10쪽

라이투스 1세.

DUMMY

1.


-라이투스 1세-


왕으로서의 나의 이름이었다. 선대의 이름을 잇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심 끝에 새로운 왕명을 채택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예거 왕조의 첫 개막 아니던가.


"국왕 폐하. 결재를 부탁드립니다."


즉위식을 마치자마자 서류들의 산이 나에게 날아들었다. 왕이 없던 5개월 동안 쌓여있었던 것들이 나에게 결재를 맡기러 날아오는 것이다.


그 중 대부분은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조치를 취해달라던가. 몬스터들이 번식기에 들어갔으니 토벌하게 군사를 보내달라던가. 하는 것들이었다.


어느 것 하나 사소한 일이었지만. 이런 사소한 일이 쌓여 나라가 망하는 것이기에.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사소한 것 하나 하나 신하들에게 물어보며 일을 처리했다.


"몬스터들이 번식기에 들어갔다는데. 이 몬스터가 정확히 무슨 종인가? 오크? 고블린?"


"국경쪽 요새는 완전히 허물어버리고 새로 짓도록 하라. 50년 전부터 써오던 것이니 노후화가 심각해. 수리해보았자 계속 부서질 것이다."


"제국에서 들어온 미스릴 합금들은 나누어서 절반은 왕실 금고에. 절반은 야금길드에 보내주도록 하라."


"마석은 전부 마석밭을 만드는 데 쓰도록 하라. 지금은 아깝겠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그 정도 출혈은 감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가지고 있는 철밭의 갯수도 너무 적다. 최소한 지금과 비슷한 규모로 5개 정도는 더 만들어야 남는 생산량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자금은 노동성에서 부담토록 하라."


마석은 마석 광산에서 나오고. 철은 철 광산에서 나온다. 하지만 광산은 언젠가는 고갈된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마력을 토지에 집중시키면. 원하는 자원이 말 그대로 땅에서 솟아나오게 할 수 있다.


이것을 통칭 '밭'이라고 부르는데. 비용도 많이 들고. 불순물도 많고. 유지하는 데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결코 고갈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자원을 수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국왕 폐하. 동쪽 국경에서 도적단들이 날뛰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도적단이 날뛰고 있는 영지가 누구의 영지인가?"


"루미 대영주 휘하의 바텐 영주의 영지입니다."


"바텐 영주의 군사력으로 도적단을 막을 수 있겠는가?"


"산지를 중점으로 행동하기에 토벌은 어렵겠지만. 방어는 어찌저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금을 보낼테니. 용병을 고용해 토벌하도록 하라. 그리고 무슨 나라와의 국경인가?"


"멜버른 공국과의 국경입니다."


"멜버른 공국에 이 소식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부탁한다고 전하여라."


"알겠습니다 폐하."


2.


"라이투스?"


루돌프 황제는 고개를 갸웃했다. 칼렌의 왕이 이름으로 택한 것이 마치 자신에게 모욕을 준 전 백작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뭐.. 우연이겠지."


라이투스의 뜻은 의롭다. 정의롭다였기에. 굳이 그 백작이 아니어도 멋진 이름으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의문을 접어버린 황제는. 곧 이어 다가올 의회의 참석일자를 머릿속으로 세어보았다.


3.


일에 파묻혀 살기를 어언 2개월. 나는 말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는 일에 파묻혀서 허우적거렸다. 이제 급한 일은 대충 끝났지만. 그렇다고 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제 막 즉위했고. 타국에서 왔기 때문에 국내 영주들과의 안면도 거의 없다. 그렇기에 연회를 열어 영주들의 이름과 생김새를 파악하고. 어떤 사람이 아군인지. 어떤 사람이 적군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이미 시작된 일주일간의 연회. 될 수 있다면 많은 영주들과 대영주들을 알아보는 게 내 신상에 좋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즈음. 한 노년의 남성이 나에게 다가왔다.


"국왕 폐하. 처음 뵙는군요. 전 팔락시브 주의 대영주. 레오넬 폰 라이언하트입니다."


"레오넬 경. 보게 되어 반갑군. 팔락시브 주의 주민들은 잘 있는가?"


"예. 특히나 폐하께서 각종 공사 안건들을 투입시킨 덕에. 많은 주민들이 쉽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그나저나. 팔락시브 주는 제국과의 국경에 맞닿아 있을 터. 요즘 제국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말에. 레오넬은 잠시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술잔을 들고 하하핫하며 웃었다.


"하하하! 이것 참! 보셨습니까? 페릴 경? 이 내기는 제가 이겼군요."


그렇게 웃으며 오른쪽을 보자. 이번에는 중년의 여성이 멋쩍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이거. 죄송합니다 폐하. 저는 렘넌트 주를 다스리는 대영주. 페릴 폰 락테라고 합니다. 폐하하고 만나기 전. 레오넬 경과 내기를 했는데. 이거 제가 져버렸군요."


"내기?"


"예. 폐하께서는 제국에 오셨으니. 제국에 사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제국과는 다른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지에 대한 내기였습니다."


과연. 왕의 뜻에 따라 나라가 바뀌니. 그걸 알기 위해 나에게 접근했단 것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레오넬 폰 라이언하트. 페릴 폰 락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말하겠다. 나는 칼렌의 왕이고. 제국은 남의 나라에 불과하다. 그러니 다시는 나를 도발하지 말도록. 알겠나?"


내가 눈빛을 바꾸고 말하자. 페릴과 레오넬은 자신들이 결례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이거. 실례했습니다 폐하. 지금까지의 왕들께선 전부 제국에 친화적이었던지라.. 저희도 그만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감히 폐하의 심기를 가지고 놀음을 한 점. 사죄드립니다."


"... 고개를 들게나. 그만하면 되었으니."


나는 술잔과 술병을 들어. 손수 포도주를 페릴과 레오넬에게 따라주었다.


"왕이 내려진 술을 거부할 생각은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폐하."


레오넬은 그렇게 말하고는 술잔을 들어 한 번에 쭉 들이켰다. 그리고는 취하기는 커녕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듯 아무런 리액션도 없이 잔을 내려놓았다.


반면 페릴은 술을 별로 하지 않는지. 레오넬을 따라서 쭉 들이켰다가 결국 반도 마시지 못하고 켈록거렸다.


간신히 한 잔을 다 비우고. 페릴은 나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이걸로 2명의 대영주를 만났다. 팔락시브와 렘넌트. 서쪽과 남쪽의 대영주들이다.


이제 남은 것은 북쪽과 동쪽. 레이턴과 넬린의 대영주들이다.


"그나저나. 레이턴과 넬린의 대영주들은 어떤 사람인가?"


"아. 레이턴의 대영주는 베릭 폰 스타크입니다. 무뚝뚝하지만 충심이 깊은 자죠. 좋은 사람이지만 선을 넘는 사람에게는 가차없습니다."


"잘 아나?"


"아. 제가 어릴 때 스타크 가문에 시종으로 들어간 적이 있어서 말입니다. 한 14살 때까지 거기에 있었고. 그때부턴 후계자 교육을 위해 본 가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가. 넬린의 대영주는 어떤 사람이지?"


"아... 루미 폰 에반젤린이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저보다는 페릴 경이 더 많이 알고 있을테니. 페릴 경에게 물어보시지요."


루미 폰 에반젤린이라... 제국식 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즈음. 페릴은 나에게 말했다.


"폐하와 같이 제국으로 온 귀족의 후예입니다. 몬스터의 침공에서 큰 공을 세워 넬린의 대영주에 봉해졌지요. 저와 같은 여성인데. 아직 20세도 되지 않은 젊은 여식입니다."


"20세도 되지 않았다고?"


"네. 본래 대영주였던 아버지가 사냥을 하던 도중에 낙마로 사망해 유일한 혈통인 그녀가 대영주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흐음... 어린 나이에도 대영주직을 수행하다니. 참 대단하군. 그녀도 이번 연회에 참석했나?"


"물론입니다. 이미 저희 대영주 4명은 전부 연회에 참석하겠다고 서로 편지를 보냈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군. 그럼. 미안하지만 그 둘을 짐에게 소개시켜 줄 수 있겠나? 짐은 그 둘의 생김새를 몰라서 말이네."


"알겠습니다 폐하. 제가 두 명을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4.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고. 레오넬은 어린 소녀와 노년에 가까운 중년의 남자를 나에게 데려왔다.


어린 소녀는 루미 폰 에반젤린. 노년에 가까운 중년의 남자는 베릭 폰 스타크였다.


"국왕 폐하께 인사드립니다. 루미 폰 에반젤린. 넬린 주의 대영주입니다."


"베릭 폰 스타크. 레이턴의 대영주가 폐하께 인사드립니다."


"베릭 경. 루미 경. 만나게 되어 반갑소. 짐은 라이투스 폰 예거. 알겠지만 이 왕국의 제 6대 국왕이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폐하. 이런 성대한 연회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인들은 아름답고. 기사들은 늠름하군요. 그리고 포도주들은 넘쳐 흐르고 말입니다. 폐하의 어머니이신 아이나스님이 떠나신 이후로. 칼렌에는 이런 연회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지.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폐하."


베릭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이가 많아보이는 만큼. 아마도 5대 왕을 섬겼을 것으로 생각되는 베릭은 나에 대해 그리 나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전대 왕은 어떤 사람이었나?"


"아아... 전대 왕께서는.. 야심에 비해 능력이 부족하신 분이었습니다. 이 칼렌을 제국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셨지만.. 뭐. 현실은 늘 이런 법이니까요."


말을 끝내고 베릭은 포도주를 입에 털어넣었다. 그 다음은 루미의 차례였다. 아직 여물지 않은 소녀의 높은 말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폐하께선. 이 왕국을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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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폐하 만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시작되는 갈등. 19.08.18 852 12 6쪽
9 서로의 입장. 19.08.18 847 13 6쪽
8 바람 앞의 촛불. 19.08.18 872 12 7쪽
» 라이투스 1세. 19.08.17 923 9 10쪽
6 칼렌의 왕이시여! 19.08.17 944 10 7쪽
5 국경 열어라 왕 들어간다. 19.08.16 1,042 15 7쪽
4 황제인가 왕인가. 19.08.15 1,099 12 7쪽
3 난 백작을 그만두겠다아아아! 19.08.15 1,163 15 7쪽
2 제국의 백작. 왕국의 왕. 19.08.15 1,283 15 8쪽
1 줄 잘못 섰다. 19.08.15 1,700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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