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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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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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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6,028

작성
19.05.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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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35화. 여우사냥 (2).

DUMMY

오마드는 키부츠 시위가 실패하자마자 자취를 감추고 예루살렘의 가족에게 달려갔다.

어비드 노예상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가족을 데리고 탈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는 PLO의 선임집행자로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담당하고 있다.

서안지구는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이 맞닿은 3대 종교의 성지가 있는 지역이어서 무장투쟁을 하면 국제사회의 비난과 대의명분을 잃어버린다.

PLO에서도 어쩔 수 없이 시위를 선동하거나 간헐적으로 납치와 폭력만을 조장하는 낮은 단계의 대이스라엘 투쟁을 전개했다.

당연히 가자에서 전투보다 쉬운 일이라 쾌재를 부르며 멋모르고 서안으로 왔다.


“그놈 따라 도박장만 안 갔어도 이렇게 될 일은 없었는데.”


처음 오마드가 서안지구에 왔을 때 전임자를 따라 예루살렘의 도박장을 드나든 게 화근이었다.

도박장은 여자와 술과 대마초를 마음껏 제공해서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다. 알고 보니 전임자의 도박 빚을 새로운 신입이 오면 넘기는 수법에 당했다.


나중에 친해진 도박장 주인의 말로는 전임이 떠날 때 후임에게 도박 빚을 떠넘기는 게 관례라고 한다.

자신도 나중에 후임을 데리고 오면 선임과 같이 도박 빚은 없어진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하루걸러 한 번씩 도박장에 출근하다가 이스라엘 경찰의 단속에 걸려 잡혀갔는데 알고 보니 샤바크의 농간이었다.


“그때 도망쳤어야 했어. 유대인 놈의 말을 믿고 대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샤바크는 자신의 빛을 안는 조건으로 불법 도박장을 묵인하였다.

그때부터 자신은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었다.

사롬 지부장은 악마 같은 놈이다.

처음 호의를 베푸는 척 자신의 아내와 여동생을 예루살렘에 살 수 있게 그린카드를 발급해주었다.

그린카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행할 수 있으나 블루카드와 달리 6개월에서 2년에 한 번씩 갱신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인질이나 다름없다.


저번에 본 사롬 그놈의 눈빛으로 보아 이번 일을 써먹고는 자신을 제거할 게 분명하다.

더군다나 시킨 일까지 실패했으니 실제로 어비드 노예상에게 아내와 여동생을 팔아넘길지도 모른다.


“시위만 끝나고 바로 이집트로 도망칠 생각인데 경비대 놈들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어. 젠장할!”


오마드는 집을 나올 때 아내와 여동생에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짐을 꾸려놓으라고 했으나, 도주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짐을 실을 픽업트럭이 불타서 다른 트럭을 빌리려 가야 하지만 그녀들의 안전이 먼저다.


“일단 피신부터 시켜야 해.”


그는 몰래 이집트로 도망갈 계획을 짜고 아라파트가 준 지부의 공금을 훔치고 값나가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팔았다.

그 돈으로 브로커를 따라 오늘 국경을 넘어갈 계획이었다.


“헉헉!”


차가 없어 뛰거나 걸어와서 많이 지쳤지만, 모퉁이만 돌아서면 집이다.

모퉁이를 도니 사람들이 자신의 집 앞에 모여있다.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머릿속이 흠뻑 땀으로 젖는다.

사람들을 제치고 들어서니 입구부터 난장판이다.

잠긴 문을 강제로 부숴서 연 모양이다.

현관문이 처참한 모양으로 박살 나서 내 팽개져 있다.

거실에는 옷가지와 그릇 잡동사니들이 나 뒹굴고 있다.


“여···보. 하시···니.”


오마드가 울먹이며 아내와 여동생을 계속 불렀지만, 그녀들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다른 방문을 모두 열어보고는 이 층의 침실로 들어섰다가 벽에 낙서를 본 그가 털썩 주저앉았다.


إذا لم تتمكن من اقتراض المال ، فسيتعين عليك إعطاء زوجتك وابنتك.

〈너희가 돈을 빌려 갚지 못한다면 부인과 딸을 바쳐야 할 것이다.〉


벽에는 어비드 노예상이 왔다 간 표시로 써 갈긴 경전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안 돼 에에······.”


오마드의 울부짖는 흐느낌이 집안의 정적을 갈랐다.


* * *


사롬은 차를 몰고 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불안감이 머릿속을 요동쳤다.

운전중에 오마드의 처와 동생을 확보했다는 어비드 노예상의 연락을 받고서야 마음이 조금 진정됐다.

지금 가서 알란을 먼저 처리하고 오마드가 연락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없애버리면 자신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으리라.


‘아니지! 오마드를 내가 처리하고 신베트에 보고하면 다시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부하의 죽음에 분노한 전직 상관의 복수라고 하면 이스라엘의 영웅이 될지도 몰라. 하하하!’


사롬이 공범자들을 살해하고 자신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는 사이 차량은 어느새 웨스트뱅크의 비밀 안가에 도착했다.


‘알란 이 자식!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했으면 나보다 먼저 도착했어야지. 아직 안 오고 뭐 하는 거야.’


공터에 알란의 차가 없는 것을 본 사롬이 화가 나 안으로 들어가 거실의 전화기를 들어 알란에게 다이얼을 돌리고 있었다.


“어디 전화 거세요.”

“누구야! 헉 알란 언제 왔어? 놀라게 하고 그래!”


갑작스러운 알란의 목소리에 놀란 사롬이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그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방송에서 난리가 났던데 내가 사롬에게 준 백린수류탄을 설마 시위대에 준건 아니죠?”


사롬이 앉자마자 알란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워워! 진정하라고 알란! 뭘 주었단 건지 난 모르겠는데! 내가 알고 있는 건 오마드와 자네가 내통해 큰 사고를 친 거라네.”


사롬이 말함과 동시에 안주머니에서 글록 권총을 꺼내 알란을 향해 겨눴다.


“사롬! 왜 이러는 거죠. 그 총으로 절 쏘기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알란이 정색을 하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알란! 네가 준 백린수류탄은 오마드가 가져갔어. 그거 자네가 건넨 거로 하지. 미안해!”


사롬이 앉은 채로 알란에게 총을 발사했다.


탕 탕 탕!


알란이 가슴과 배에 3발을 맞고 쓰러졌다

사롬이 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일어났을 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나서 돌아보자 가벼운 바람 소리가 났다.


픽 픽!


사롬의 이마에 구멍이 두 개 뚫렸다.

자신의 인생이 이리도 허무하게 마침표를 찍을 줄 몰랐다는 얼굴로 두 눈을 부릅뜨고 탁자에 부딪치며 요란하게 쓰러졌다.


치익! “여우 사냥 완료. 송신!”


소음권총을 한 손에 쥔 사내가 사롬의 시신을 확인하며 누군가에게 무전기로 보고하였다.


치익! “녹음 완료. 증거확보. 새끼 여우 처리지시를 바란다. Roger!”


그는 사롬에게 총을 맞고 쓰러진 알란의 앞에서 총을 겨눈 채로 무전기로 송신했다.


치칙! “생포 사육. 이상!”


살려서 끄나풀로 써먹으란 지시가 내려왔다.


사내가 무전기를 집어넣고 알란을 구둣발로 툭툭 걷어찬다.


“이봐! 일어나. 다 끝났어.”


사내의 말이 마치자 알란이 일어서 겉옷을 벗고 방탄조끼에 박힌 총알을 확인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휴! 방탄조끼를 입어도 많이 아프네요. 멍든 거 같아요.”

“넌 앞으로 우리말을 목숨 걸고 따라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 반역자처럼 송장 신세가 될 테니.”


사내의 말에 알란이 핼쑥해진 얼굴을 하며 고개를 끄떡거렸다.


* * *


아라파트는 과음으로 오후에 일어났다.

어제는 아랍의 후원자들이 찾아와 술판을 거나하게 벌이고 그들과 헤어진 게 새벽녘이었다.

늦게 일어난 그가 아픈 머리를 싸매며 집무실로 들어와 박하 차와 곁들여진 낙타젖으로 입가심을 한 뒤 습관처럼 시가를 베어 물며 신문을 펼쳤다.


기사를 한참 들여다보던 아라파트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신문을 사정없이 찢어버리며 그의 참모를 부른다.


“압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오마드 이 자식을 당장 잡아 와.”


그의 고함에 급히 방으로 들어온 압둘이 대답한다.


“이미 도망가고 없습니다. 마누라랑 동생 년까지 데리고 튄 모양입니다. 집행자 모두가 그를 뒤쫓고 있습니다. 곧 잡힐 겁니다.”


“그 새끼는 산채로 나에게 데리고 와! 내가 직접 심문할 테니. 그것보다 더 큰 일이 있어!”


아라파트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압둘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압둘이 가까이 다가가자 아라파트가 둘만 들리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압둘! 어제 온 후원자가 말하길 아랍의 후원회에서는 좀 더 많은 순교가 나와주길 바란다고 했어. 그래서 내가 뭐라고 한 줄 알아? 어제 11살의 어린 순교자가 알라의 품으로 갔을 거라 그랬어.”

“쿠피를 말하시는군요···.”

“그런데 이게 뭐냐고. 순교는커녕 유대인 놈들이 쿠피를 보호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을 알게 된다면 우리에 대한 후원은 당장 중단된단 말이야.”

“큰일이군요. 대기 중인 순교자로 큰 거 한방 터뜨릴까요?”

“아니! 쿠피를 당장 돌려받아야 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스라엘 놈들한테 빼 올 방법을 마련해!”


조용히 듣고 있던 압둘이 굳은 표정으로 물어본다.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상관없습니까?”


아라파트가 두 눈을 부릅뜨며 단호히 답한다.


“쿠피를 돌려받는다면 뭐든 해도 좋아!”


“유대인 모두가 슬퍼할 만한 일을 찾아야겠군요. 그럼 지금부터 작전을 진행하겠습니다. 야세르!”


압둘이 아라파트에게 인사를 하고 나간다.


“압둘! 실패하면 우린 끝장이야. 꼭 성공시키게.”


아라파트가 나가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당부를 하였다.


그 말에 조용히 걸어나가던 압둘의 표정은 광기에 찬 잔인한 웃음을 짓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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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제50화. 망명 (1) 19.06.17 1,083 15 13쪽
49 제49화. 구가화 (2) 19.06.14 1,116 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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