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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수 님의 서재입니다.

운명의역류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임현수
작품등록일 :
2010.12.29 18:59
최근연재일 :
2010.12.29 18:5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817,884
추천수 :
2,393
글자수 :
33,669

작성
10.10.16 11:06
조회
27,459
추천
63
글자
6쪽

운명의 역류!-7

DUMMY

가슴에서 올라오는 통한의 목소리!

‘너를 꼭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빛으로 만들어 주마.’

“응애응애!”

아무것도 모르는 알토가 울자 알렌은 이를 부드득 갈면서 손을 살며시 잡았다.

“내가 네 형 알렌이다. 똑똑히 기억해라. 내가 네 형 알렌이란 말이야.”

차가운 잇소리가 새어나왔다.

형이 못나 죽어 간 동생이다. 그 죄책감에 몸부림 친 세월이 기억나자 아찔했다.

“다시는 널 잃지 않겠다. 이건 하늘에 두고 맹세하마. 만약 이번에도 죽어야 한다면, 형이 먼저야.”

작은 침대에 누운 알토에게 너무나 작게 이야기해서, 멀리 있던 부모님은 듣지 못했다.

멀리서 모습만을 본 잭슨이 기특한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허, 저놈이 저렇게 동생을 아낄 줄이야.”

“아직 어리지만 특별한 아이잖아요.”

“다행이야.”

부부는 그저 미소만 빙그레 지을 뿐이다. 형제애가 좋은 걸 싫어할 부모는 없었다.


***


드디어 7살!

요즘 골치가 아팠다.

“어쩌지?”

끔찍한 과거의 기억 하나가 발목을 잡았다. 알렌은 저 멀리서 걷고 있는 앤드류를 바라보았다. 진실을 말해 봐야 그저 철부지의 치기라고 넘어갈 게 분명했다.

그래도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이었다. 이제 곧 뒷산이 무너져 마을 뒤에 있는 밭을 완전히 덮치는 일이 벌어진다.

거기서 일하고 있던 마을 주민 수십여 명이 깔려 죽는 대참사가 일어났었다. 모르면 할 수 없는 일이나, 알고도 넘어갈 일은 아니었다.

잠시 고민하던 알렌의 눈이 반짝이더니 곧장 앤드류에게 달려갔다.

“할아버지.”

“왜, 놀아 줄까?”

앤드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손자에게 화를 낼 할아버지는 거의 없었다.

“이상한 게 하나 있는데 물어도 돼요?”

“해 보거라.”

“어제요, 개미들이 엄청나게 많이 뒷산에서 내려와 다른 산 쪽으로 갔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개미들이 움직이다니? 본 적이 없는데.”

“어제 낮에요. 제가 분명히 봤어요.”

일단 우기고 보는 알렌이다.

순간 심각해지는 앤드류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개미가 움직인다면 분명히 자연재해가 일어날 조짐이었다. 특히 산에서 나와 움직였다면 산사태가 의심스러운 징조였다.

고민하는 앤드류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알렌이다.

“그리고요, 산이 조금 흔들린 거 같아요.”

“무슨 소리야? 산이 흔들리다니?”

“낮에 산이 흔들렸어요.”

“그래?”

더욱더 심각해진 앤드류. 의심의 눈빛으로 잠깐 알렌을 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어린아이가 이런 거짓말을 할 리 없었다.

앤드류는 바로 잭슨을 찾아가 알렌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다. 잭슨도 처음에는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앤드류의 한마디에 긴장했다.

“아차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

“음,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안 되겠다. 마을에 내려가서 이야기해 주는 게 좋지 않겠니?”

“아버지, 그걸 누가 믿겠어요?”

“믿고 말고 할 게 아니지. 만약 알렌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 있어. 분명히 산사태 같은데. 음.”

손으로 턱을 톡톡 치던 앤드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가시려고요?”

“다녀오마.”

그 한마디를 남기고 앤드류는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모두는 시큰둥한 분위기였다. 앤드류는 할 수 없이 말을 바꾸었다.

“내가 봤다니까.”

“어르신이 보셨습니까?”

그제야 심각한 표정으로 변한 마을 주민들이었다.

“그래. 저 뒷산이 위험하니 밭에 다닐 때는 항상 조심하게.”

“음, 그러지요. 개미가 움직였다면 아마 일주일 이내겠네요?”

“그렇지. 일주일 내 아마 뭔가 조짐을 보이겠지.”

“알겠습니다. 일주일 동안은 산에 안 가고 조심하죠.”

농사꾼이 대부분인 마을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한시름 놓은 앤드류는 집으로 돌아섰다.

“잘한 일인지 몰라.”

왠지 마음이 무거웠다.


일주일이 지났다. 산은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앤드류의 속은 바짝 타들어 갔다. 잘못하다가는 마을 주민들에게 헛소리나 지껄이는 노인네라는 소리 듣기 딱 좋았다.

“허 참, 거.”

저 멀리 서 있는 알렌을 바라보는 앤드류의 표정이 묘했다. 그렇다고 손자를 야단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판단으로 행한 일이기에 그저 감수할 생각이다.

“쯧쯧.”

그저 혀만 찰 뿐이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마을 주민들도 하나둘씩 밭으로 가기 시작했다.

“어르신이 왜 그러셨을까?”

“글쎄, 그런 분이 아닌데.”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밭에 일을 하러 나갔다.

그런데 3일째 되는 날이었다.

꽈르릉!

굉음과 함께 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방에서 놀던 알렌은 바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왔구나.”

서둘러 뛰어나가던 알렌은 제자리에 우뚝 서 버렸다.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산사태가 일어나 밭은 물론 마을 일부분까지 덮친 모습이었다.

“이거 아닌데…….”

과거의 기억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산사태는 그때보다 훨씬 크고 맹렬하게 벌어졌다. 오죽하면 산의 거의 반이 뚝 떨어져 나간 모습이었다.

알렌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미래가 조금씩 변화하는 걸 느낀 탓이다.

“분명히 바뀌고 있어. 하긴 운명이라는 그 개자식이 순순히 나올 리 없지.”

잔뜩 굳은 알렌은 한 가지 결심을 더욱 굳혔다. 운명이라는 놈을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해지지 않으면 어려웠다.

얼굴에 차가운 결의가 떠올랐다.

그날 이후 앤드류는 모든 마을 주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못내 부담스러워진 앤드류는 진실을 밝히려다 입을 다물었다.

“허허, 누가 믿겠어?”

큰 신망을 얻었기에 더더욱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는 할 수 없이 알렌을 찾았다.

“어떠냐? 진실을 말할까?”

“아뇨. 할아버지가 존경을 받으면 덕은 제가 볼 텐데요, 뭐.”

“뭐라?”

알렌의 대답에 앤드류는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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