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ophion의 작품 서재

헝그리로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86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5.24 18:10
조회
493
추천
4
글자
10쪽

외전 에거

DUMMY

그의 대한 죄책감은 일말도 존재하지 않다. 미안한 감정은 그를 이용하겠다, 그리고 그 결과가 그를 죽게 만든다 할지언정 없었다. 있을 리가 없다. 비록 형제라고 불렀지만 실제 형제도 아니며, 자신이 우선이 되는 건 타당했으니까.

“오늘 너희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다.”

그 목소리는 낮고 굵직하다. 그 굵직한 목소리는 이 방을, 결코 작지 않은 이 방 전체 울리는 목소리다.

“위대하신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스님께서 내게 전언 하신 바가 있다. 오늘 그 말이 있기에, 그것 때문에 너희를 이리 한 자리에 소집시켰다.”

리차드가 보고 한 걸 볼케이노는 메라키시스에게 들은 거처럼 말한다. 그건 그래야만 신뢰성과 공포심을 불러 오기 때문이다. 에거는 그렇게 쉽게 여기며 자신의 뜻대로 그가 뒤집어 쓸 걸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위대하신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스님께서 이르셨다. 이곳에 다른 원초의 디자이얼님 혹은 그와 관련된 자가 분명 이 땅을, 이 볼케이노가 다스리는 땅을 밟았을 거라고 말이다.”

곧 자신이 발언 할 때가 온다. 이미 볼케이노는 그 출처를 알고 있다.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에거는 조금 우쭐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 너희에게 묻노라. 너희 중 최근 이곳에서 수상한 자를 보거나 수상한 걸 목격한 자는 내게 거침없이 진솔한 보고를 전하 거라. 이번에는 그동안 각 구역의 담당자의 정기 보고로 접한 걸 포함하여 말해도 된다.”

물론 에거 이외에도 몇 명이 나선다. 그건 에거나 리차드처럼 세붐쪽 이어서가 아니다. 충성심에 의한 올곧은 행동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여태껏 본 바, 그 중에 걸리는 점을 보고하는 거뿐이다.

“제가 감히 보고 드립니다.”

에거는 그들의 순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나설 차례임을 알고 입을 연다.

“Ang Sang Hoon에게서 방금 말씀하신 바와 같은 수상함을 목격 했습니다.”

“에?”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얼빠진 표정으로 이쪽을 본다. 그 눈빛 속에 진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에거는 계속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위대하신 볼케이노 님의 레어 근방에 있는 숲 속, 그 숲 깊은 곳에서 들었습니다. Ang Sang Hoon이 누군가와 내통하는 바를 제가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에거는 서슴지 않고 그 말을 이어간다.

“감히 저 같은 게 입에 올려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대상은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인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이더냐.”

볼케이노는 에거의 말에 곧 장 신용을 하지 않은 건지 그런 물음을 던진다. 그 커다란 입을 벌려 묻자, 에거는 망설임 없이 답한다.

“예, 제가 그 대화를 근처에서 숨어서 들었기 때문입니다.”

에거는 그렇게 답을 하며 볼케이노의 눈치를 살핀다. 이미 리차드를 통해 다 들은 걸 왜 확인 하는 걸까.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이미 짜인 대본에 맞춘 연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이 순간부터 조금 미심적은 느낌이 피어오른다.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에게, 감히 볼케이노님의 상황과 볼케이노님의 레어에 대해서 보고를 하는 걸 제가 똑똑히 엿들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런데 너는 그걸 어째서 지금에서야 보고를 하는 게냐.”

에거의 말에 볼케이노는 수상함을 아직까지도 느낀 건지. 혹은 신중한 성격이라서 다 재차 확인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지. 볼케이노는 곧장 신용한다기보다는 질문을 계속한다.

“네가 그걸 들었다면 서둘러 내게 보고를 해뒀어야 하지 않냐. 하다못해 너희 위의 존재에게 그 말 할 수 있는데도 어찌하여 하지 않았지?”

그때 에거는 잠시 말을 하지 않는다. 답을 하지 않고 슬쩍 그를 본다. 누가 봐도 그를 보는 시선을 보내고, 다시 시선을 돌린다. 그런 행동을 한 까닭은 그를 모두가 주목하기를 원했으며, 또 한 자신의 미심쩍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함이었다.

“지금까지 제 동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제가 볼케이노님의 손에서 태어날 적에 같이 태어난 동기라고 여기고, 그 일을 쉽게 믿지 못했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설마, 설마······. 저와 같이 볼케이노님의 손에 태어나 생명을 얻은 줄로만 알았던 동기가..... 그 동기가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이 보낸 첩차였다니. 저와 같이 볼케이노님을 섬기고,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스님을 모시는 게 아니었다니. 그걸 생각하자면, 그것을······. 지금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볼케이노님께 보고는 하는 게 옳다고, 미천한 제 감정을 중요시 여길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긴 에거의 말에 동요하듯 다른 몬스터들은 그를 바라보며 외친다. 배신자라고 말이다. 소속감이 강한 몬스터 일수록 그 목소리를 높인다.

“흐음. 과연 사실이더냐?”

에거는 처음에는 자신에게 묻는 건가 싶었으나. 그게 아니라고 여기고 잠시 침묵을 일관한다.

한동안 일제히 잡음이 사라진 상태가 지속되자 에거는 먼저 입을 열어 보인다. 이대로 선수를 빼앗기는 편보다 확정짓는 게 좋겠다 싶어서다.

“예, 지금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사실입니다.”

에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도 랭크 업《Rank Up》을 우리들 중에 가장 빨랐지?”

“그러게. 혼자만 유독 빨랐지. 역시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이 보낸 첩차라서 그런가?”

그건 뜻 밖에도 그와 에거 함께 태어난 이들의 목소리다. 그들은 겨우 이런 일로 등을 돌리며 의심하고 있던 거다. 그건 에거에게 좋은 일이다. 그렇게 쉽게 등을 돌려준다면 에거의 바람 그 자체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숲에서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과 대화를 하면서 스탯 창을 조심하겠다고 했던 Ang Sang Hoon의 모습이······. 전, 전······.”

결정타를 지을 참이다. 에거는 모든 걸 그에게 넘겨야 자신의 뜻하는 바가 된다. 이제 곧 자신의 기억을 전부 찾을 거란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이제야 볼케이노는 에거의 말을 믿는 눈치인지 의심하는 물음을 던진다.

“스탯 창을 한 번 펼쳐 보거라. Ang Sang Hoon.”

솔직히 그의 스탯 창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에거는 모른다. 그가 어떤 자인지 모를 뿐이다. 하지만 몰라도 좋다. 이미 여론은 자신의 뜻하는 바대로 흘러가고 있다.

“저, 저를 어쩔 셈이십니까?”

“후루르. 자신의 부하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니, 그것은 수치다. 그러니 이 몸이 직접 확인을 할 뿐이다.”

에거와 같은 편인 리차드는 의심을 이미 사실로 만들 행동을 취하고 있다. 더는 그가 실은 세붐과 관련된 인물이 아니라 해도 그건 사실이 아닐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무엇이 나오더라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지금 전체에 자리 잡고 있다.

“자, 어서 스테이스 창을 보여서 볼케이노님이 볼 수 있게 해라.”

그 말이 흐르고,

“크윽, 후루루. 역시 네 놈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 첩자였냐.”

곧 나온 스탯 창은 기묘했으나 리차드는 그런 말을 뱉는다. 당연하다. 이미 지금 상황은 리차드와 에거가 그를 첩자로 몰기 위해 꾸민 거니까. 그 무엇이 나와도 결과는 이미 정해진 거였다.

“목적은 뭐냐? 이 몸을 쓰러뜨려서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의 땅과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스님이 접적해있는 이 땅을 얻으려는 게 목적이냐?”

볼케이노의 그 발언은 의심이 하는 눈치가 아닌 믿고 있음을 증명 해준다. 에거의 발언을 신뢰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거다. 에거는 그리 여긴다.

에거는 성공이다, 이제 모든 게 계획대로라고 확신했다.

“후루루, 어서 답해라! 볼케이노님이 친히 묻고 있지 않느냐!”

리차드 역시 잘 연기 해주고 있다. 에거는 곧 알게 될 자신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그 순간 뒤따라 온 건 뜻 밖의 물음이다.

과연 그 기억을 알면 뭘 할 거지? 그 기억의 나오는 이들을 찾을 건가? 이미 자신은 그 때의 존재가 아닌 몬스터가 되었는데? 뭘 어쩌려는 거지?

그런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한들 답이 없는 그 의문은 증폭되어간다.

“크하하하하!!”

그 한순간의 질문들은 볼케이노의 웃음을 듣고 지우고자 했다. 구차하게 생각 할 필요 없다. 그건 모든 일이 끝나고 실현 된 뒤에도 늦지 않다.

“좋다, 그게 사실인지 거짓인지 여부는 따지지 않고 믿어주지. 다만, 내가 모시는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스님의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들여지는 행위를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께서 하셨으니. 그 대가에 맞는 경고를 네게 대신 줄 터이니. 잘 전달하도록 해라.”

그 순간, 한순간이지만 볼케이노의 시선이 이쪽에 향했다고 에거는 느꼈다. 물론 그럴 리가 없다.

볼케이노는 여전히 그를 짓누르고 있던 리차드에게 나오라 명하며. 그 주변의 몬스터들에게 주변으로 흩어지라고 명하고 있는 걸 보면 그럴 리 없다.

“원초의 디자이얼 세붐님을 모시는 자라면, 이 정도는 버텨야겠지.”

그 발언과 함께 이어지는 거 역시 그를 향한 걸 보면, 그 불안을 에거는 가질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스스로를 달래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헝그리로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변화의 시작 18.05.29 486 3 12쪽
70 변화의 시작 18.05.28 502 3 10쪽
69 변화의 시작 18.05.27 500 3 10쪽
68 변화의 시작 +1 18.05.26 536 3 10쪽
67 외전 에거 18.05.25 501 2 10쪽
» 외전 에거 18.05.24 494 4 10쪽
65 외전 에거 18.05.23 500 4 10쪽
64 외전 에거 18.05.22 496 4 10쪽
63 구출 18.05.21 529 5 10쪽
62 구출 18.05.20 533 5 11쪽
61 구출 18.05.19 545 5 11쪽
60 구출 18.05.18 560 5 9쪽
59 여왕 개미 +3 18.05.17 563 5 9쪽
58 여왕 개미 18.05.16 562 5 12쪽
57 여왕 개미 18.05.15 592 5 10쪽
56 여왕 개미 18.05.05 603 4 9쪽
55 트리비아 +2 18.05.04 619 5 10쪽
54 트리비아 18.05.04 633 5 10쪽
53 트리비아 18.05.03 642 5 9쪽
52 트리비아 18.05.03 661 6 8쪽
51 트리비아 18.05.02 676 6 7쪽
50 탈출, 미궁 18.05.02 681 6 8쪽
49 탈출, 미궁 18.05.01 712 7 9쪽
48 탈출, 미궁 18.05.01 713 8 11쪽
47 탈출, 미궁 18.04.30 760 7 11쪽
46 마왕의 유산 18.04.30 793 8 9쪽
45 마왕의 유산 18.04.29 757 8 9쪽
44 마왕의 유산 18.04.29 769 9 7쪽
43 마왕의 유산 18.04.28 768 9 7쪽
42 마왕의 유산 18.04.28 798 9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