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ophion의 작품 서재

헝그리로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89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28 18:00
조회
798
추천
9
글자
8쪽

마왕의 유산

DUMMY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방 안에 또 하나의 방이 만들어져 있는 형태다. 그리고 그쪽은 두꺼운 유리와 강철로 보이는 '벽'으로 나뉜 그곳에는, 보기에 튼튼해 보이는 게 존재한다. 굵기가 성인 남성의 팔 뚝 정도 되는 쇠기둥 세 개가 벽과 바닥에 꽂혀서 그 출입구의 문을 고정시키고 있다.

그러니까 이곳은 쉽게 생각해서 감옥이다.

이런 감옥은 저 같은 선량한 몬스터를 가둬서 대체 이들은 뭘 하려는 거죠?

알 수 없다. 하다못해 중간에 루히드와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이전에 이곳에 와 본 경험이 있는 그에게 물어 볼 수 있을 텐데. 그가 있었다면 이곳에 대해 알 수 있었을 텐데.

“기다리게 했군.”

그런 말과 함께 통로 안쪽에서 회색 장옷을 입은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간 다음 순간이었다. 앞서 빅드레에게 이끌려 이곳, 동굴에서 처음 마주 맞이했을 때와 같은 인간이 나타났다.

말을 한 사람은 바로 그 흉터 얼굴의 남자다.

“이거 이렇게 금방 회수가 가능 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무언가 그 남자가 나를 보는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감지한다. 그 묘한 느낌을 적지 않게 이 동굴에 와서 처음 봤을 적부터 느꼈습니다만. 설마 하니?

이 남자 몬스터를 상대로 하는 그런 특이 취향인건 아니겠죠?! 이거야 원, 그런 상급자라니!?

평생을 솔로로 혼자 살았던 저 입니다만. 그 때문에 본이 아니게 마법사로 전직을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아저씨를 상대로 아니지, 이제 몬스터이니 상관이 없나? 그렇다고 해도 차라리 백마법사로 살지 이런 흑 마법사는....!?

“준비가 다됐다. 오너라.”

흉터 얼굴의 남자는 말한다.

“후후, 기대 되는 군.”

흉터 얼굴의 남자는 살짝 웃으며 말한다.

“자아, 오너라. 우리에게는 네가 필요하다.”

흉터 얼굴의 남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쇠창살 너머에서 말한다.

“벌써부터 얼마나 데이터가 축적 되어 있을지 몹시도 궁금하군.”

두 손으로 감옥의 문을 활짝 열면서 그 남자는 걸음을 옮긴다. 가벼운 손짓으로 그를 따르는 이들로 하여금 나를 옮기라 지시한다.

그의 뒤를 따라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옮겨진다.

단 몇 시간 동안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곳저곳으로 옮겨져 간다. 정말이지 이럴 때 할 소리는 아니지만 실험용 쥐가 된 기분이다.

“여긴.”

의아해하며 다시 옮겨진 곳의 안을 둘러본다.

평소에는 붉은 눈동자를 붉히는 것 이외는 없는 나지만. 피부 가죽이나 근육 따위는 없어서 표정은 없는 나지만. 지금 만약 표정을 내는 게 가능하다면, 내 표정은 미미한 공포의 빛이 어른거리는 걸 취한 채 바라봤을 거다. 이곳이 무엇을 위한 방인지 어렴풋이나마 눈치를 채며 응시 했을 거다.

“네 데이터가 필요하다. 자, 어디 한 번 볼까.”

그 흉터가 얼굴에 전체를 차지하는 남자는 말하며 한 손에 무언가를 집어 든다.

금속제 바늘. 얇은 칼날 같은 평편한 그 표면에는 알 수 없는 문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지금부터 이걸 네 뇌에 찔러 넣을 거다.”

“······.”

일순, 겁을 집어먹은 표정이 그 바늘에 반사 되어 보인다. 해골 병사가 되어도 역시 공포를 느끼고 그걸 표정이 되어 얼굴에 드러내는 건가.

“목적이 뭡니까.”

이 모든 걸 알 수 없는 나는 입 밖으로 그런 소리를 중얼 거린다.

“내 머리에서 뭘 꺼내려는 거죠.”

“데이터다. 그 분이 마왕의 유산을 사용해서 만든 네 녀석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해 있는지 그 데이터를 꺼내려는 거다.”

“······?”

여전히 알 수 없다.

아까부터 빅드레도 그렇고 이 남자도 그렇고. 대체 계속해서 말하는 마왕의 유산이라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아까부터 뭡니까, 그 마왕의 유산이라는 건, 대체 데이터라뇨!?”

나는 수상한 자를 응시한다. 내게 눈알이 있다면 필시, 머리가 돌아 버린 인간을 보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을 거다. 그의 말이 알 수 없는, 영문을 알지 못하는 말로 들리자, 일종의 망상의 부류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래. 너 따위의 한낮 창조물에 지나지 않는 게 얼마나 그 분의 계획을 이해하겠냐. 궁금해 하는 거 같으니 일단 알려 주지.”

그는 더욱 잘 보이도록 내 눈앞에서 '바늘'을 들어 보인다.

“그 분께서는 과거 마왕의 경지까지 오른 그 자처럼. 그 자리에 올라서 세계를 손아귀에 쥐어 보려고 하시고 있다.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은 그 과정을 위해서다. 그 분을 위해서는 너와 같이 여러 개체를 통해서, 반복 하고, 또 반복해서 실험을 거쳐서 만들어 내야만 한다. 알겠나? 아니, 모르겠지. 이해하지 못 할 거다. 이 땅에 있는 볼케이노 조차 모르는 걸 네가 알 턱이 없지. 후후,”

빅드레라는 남자는 외형부터 하는 짓이 전부 맛이 가 보였다. 하다못해 몬스터라고 납득하면, 거기다 중2병 환자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습니다만. 이 자 역시 빅드레 못지않아 보인다. 적어도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는 걸로 보입니다, 예.

허나 지금 주의를 끄는 건 그의 미치광이 같은 면모가 아니다. 그의 입에서 ‘볼케이노’가 튀어나왔다는 점이 더 내 주의를 끈다. 어째서 인간의 입에서 몬스터들의 지도자로 볼 수 있는 그 이름이 나오는 걸까.

그걸 알고 싶어서 물어 보려 하는 찰나에, 그 남자는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구를 네 뇌에 꽂는다.”

바늘이 그 기구인건가? 설마 저것이 그 예의 마왕의 유산이라는 건가?

“이 바늘은 말이지, 기억을 데이터 하는 도구다. 그래 머리에 꽂으면 그 동안의 성장 데이터를 알 수 있는 도구란 말이다. 너라는 개체가 과연 만들어진 이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성장을 겪어 왔는지 명백하게 자세하게. 그래, 태어나서 지금까지 스테이터스가 변화한 걸 알 수 있단 말이다.”

뭔가 그 발언을 하는 동안 이 사내는 몹시나 기쁨에 취해 보인다.

“첫 결과물입니다. 메라키시스님.”

그리고 그 자가 기쁨에 도취해서 담은 발언에 나는 한 껏 놀랐다. 정말이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움 그 자체다. 허나 더 놀라운 건 인간으로 보이는 이 자의 입에서 볼케이노란 단언가 나오고, 그걸로 그치지 않고 상상도 못한 이름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메라키시스.

태초의 몬스터라고 불리는 존재. 몬스터의 정점이자. 마왕이라고 불렸던 자가 만들어낸 태초의 존재. 그들 중 하나이자, 볼케이노가 모시는 인물일 터인. 그 자의 이름이 저 사내의 입에 오른 건 가히 내게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준다.

“다, 당신 몬스터였습니까?!”

발상은 당연하게도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가 알리 가 없다.

비록 나 역시 생전에는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다지만. 그건 이곳이 아닌 전의 삶에서 살던 세계에서의 이야기다. 이곳에서 현재 몬스터로의 삶을 사는 지금, 지금의 내 입장은 엄연한 몬스터다. 그렇기에 인간을 깔보는 발상은 당연했으며, 인간이 몬스터들의 세계를 이해 할리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당연 들지 않는다.

“인간인 줄 알았는데, 몬스터였습니까?”

나는 방금 사내의 발언으로, 빅드레는 둘째 치고 이 자는 몬스터일지 모른다는 발상을 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헝그리로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변화의 시작 18.05.29 486 3 12쪽
70 변화의 시작 18.05.28 502 3 10쪽
69 변화의 시작 18.05.27 500 3 10쪽
68 변화의 시작 +1 18.05.26 536 3 10쪽
67 외전 에거 18.05.25 501 2 10쪽
66 외전 에거 18.05.24 494 4 10쪽
65 외전 에거 18.05.23 500 4 10쪽
64 외전 에거 18.05.22 496 4 10쪽
63 구출 18.05.21 529 5 10쪽
62 구출 18.05.20 533 5 11쪽
61 구출 18.05.19 545 5 11쪽
60 구출 18.05.18 560 5 9쪽
59 여왕 개미 +3 18.05.17 563 5 9쪽
58 여왕 개미 18.05.16 562 5 12쪽
57 여왕 개미 18.05.15 592 5 10쪽
56 여왕 개미 18.05.05 603 4 9쪽
55 트리비아 +2 18.05.04 619 5 10쪽
54 트리비아 18.05.04 633 5 10쪽
53 트리비아 18.05.03 642 5 9쪽
52 트리비아 18.05.03 661 6 8쪽
51 트리비아 18.05.02 676 6 7쪽
50 탈출, 미궁 18.05.02 681 6 8쪽
49 탈출, 미궁 18.05.01 712 7 9쪽
48 탈출, 미궁 18.05.01 713 8 11쪽
47 탈출, 미궁 18.04.30 760 7 11쪽
46 마왕의 유산 18.04.30 793 8 9쪽
45 마왕의 유산 18.04.29 757 8 9쪽
44 마왕의 유산 18.04.29 769 9 7쪽
43 마왕의 유산 18.04.28 768 9 7쪽
» 마왕의 유산 18.04.28 798 9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