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ophion의 작품 서재

헝그리로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85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5.19 18:00
조회
544
추천
5
글자
11쪽

구출

DUMMY

갑각으로 덮인 짙은 검은 빛으로 둘러싸인 게 돌연 지하에서 튀어 나온다.

지면에서 튀어나오듯 솟아오른 거대한 물체. 기가피아에서도 조금 더 빛이 없었으면 구분이 잘 안 갔을 테지만. 지금 이곳 전체가 어둡다. 해가 세상을 비주기 전이라 그런지 더욱 빛이 없어서 거대한 바위로 의태한 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키긱, 키이익.

벌레 특유의 울음소리를 퍼트리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기가피아에서 처음 마주하였을 때는 막막함을 선사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버팀목인 그들은 든든함 그 자체다.

한순간에 이 유적지에는 바위 그림자가 여기저기 땅 속에서 헤집고 등장한다. 그들이 하나 둘 씩, 이 지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때 자그락, 자그락 소리가 들린다. 딱딱한 갑각 턱끼리 스쳐서 내는 소리는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된 걸로 보인다.

《스킬 현자.》, 여왕의 굴림을 통해 저들에게 지시를 부탁합니다.

불러들이는 거 역시 《스킬 현자.》를 통해 여왕의 굴림을 발동 시켜 지시한 거다. 그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명령도 《스킬 현자.》를 통해서 내린다. 스스로 하는 방법도 분명 있는 거 같지만 《스킬 현자.》를 통해서 지시하는 게 편해서 그쪽을 이용한다.

《구체적 명령을 지시해주십시오》

음, 그러니까. 그래요, 미노타우로스만을 몽땅 먹어치워라. 한 마리도 남김없이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잡아먹으라고 지시 해주십시오.

《인식을 완료했습니다. 여왕의 굴림으로 주변 자이언트 엔트에게 명령 지시를 수행합니다.》

《스킬 현자.》가 다른 이에게는 들리지 않는 음성으로 명령 수행을 말한다. 그와 함께 달콤한 향이 퍼지면서 자이언트 엔트들은 더듬이를 더듬는다. 이게 그들에게 내 명령이, 스킬 여왕의 굴림이 통했다는 표식이다. 그들은 하나 같이 주변에 있는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달려든다.

나의 눈은 발굽을 치켜든 채 자이언트 엔트에게 대응하는 미노타우로스 모습을 비춘다.

“신기해, 어떻게 여왕을 잡아먹었다고 곧장 그 자를 따르다니. 그런 거 본적이 없는데.”

슈야한이 미노타우로스와 대비해 기가피아 속에서처럼 두 자루의 칼을 움켜쥔 채, 그 광경을 커진 눈동자로 바라본다.

“원래 이런 게 몬스터들은 가능한 거야?”

그 질문에 답은 내가 아닌 트리비아가 취한다.

“아닙니다. 그건 지고한 창조주께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야말로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질문에 질문으로 돌아온 걸 슈야한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아무리 봐도 강요나 다름없기에 이쪽이 낮간지럽다.

계획대로 나를 포함한 4명은 순조롭게 유적지 2층을 향한다. 계획을 이야기 나눌 적에만 해도 슈티어가 있는 곳에 납치 된 두 사람이 있을 거라고 여겼다. 인질로 삼은 이상 자신의 관리 하에 두고 있을 게 뻔하다. 하다못해 스스로가 감시 할 수 있는 곁에 두고 탈출을 못하게 하겠지.

물론 그게 아닌 경우, 감시자만 붙여둔 거라면 이쪽에게는 더 고마운 일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구출이 목적이지 이들 전체를 제압하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요.

“잠깐 지금에서야 생각 난 의문입니다. 슈야한 어째서 그쪽의 언니는 슈티어에게 잡힌 거죠?”

늦었다면 상당히 늦은 질문이다. 카르네야 적대 관계인 루히드쪽의 몬스터이니 잡아두는 게 당연 할지 모른다. 카르네를 잡은 채 루히드를 자신의 마음대로 한다거나 아니면 무력화를 한다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슈야한의 언니를 잡아 둔 걸 까? 갑자기 그것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은 뜻밖의 정보를 갖고 왔다.

“정확한 건 나도 몰라.”

여기까지 들었을 적에는 뭐지 싶은 마음과 함께 의문만 증폭 되어간다.

“다만 추측은 여러 가지 있어. 언니가 그들에게 싸움을 걸 수밖에 없다가 패배하였거나. 혹은 그들이 언니를 습격 할 만 한 이유가 있다거나.”

솔직히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말투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은데 슈야한은 부가 설명을 더한다.

“나와 언니 데이드릭은 이 부근에서 마왕의 유산을 찾고 있었고, 그러던 중 언니가 납치 되었다는 걸 전해 들었어. 그게 다라서 정확히는 몰라. 어쩌면 이들이 마왕의 서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난 추측할 뿐이야.”

마왕의 서라는 이름에 트리비와 함께 나는 순간 흠칫 했다. 트리비아는 곧 장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나는 조금 고개를 움직이며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말라고 무언으로 지시한다.

“전해 들었다 라고요?”

생각해보니까 기가피아에서부터 슈야한은 자신의 언니의 행방을 누군가를 통해 전해들은 듯한

말을 계속했다. 그 점 역시 의문을 취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건 아마도 한 치 앞을 몰랐기 때문이겠지.

“응, 데이드릭에게 말이야.”

그럼 왜 그 데이드릭이라는 인물은 어째서 지금 동행 하지 않는 걸까? 보아하니 동료 같은데. 그러지 않는 이유는 구차하게 묻지 않아도 슈야한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다.

“데이드릭은 내게 자신이 정의 철퇴를 실패해서 분한 채, 무너져 내리는 악의 근거지에서 나올 때 언니가 미노타우로스 일당에게 잡히는 걸 봤다고 했어.”

이 말을 듣고 왜 그 데이드릭라는 인물이 슈야한과 지금까지 동행하지 않는지를 알았다. 그걸 알았지만 한 가지 더 알 게 된 점이 있다. 그 데이드릭이라는 인물의 정체를 말이다. 비록 추측이지만 그 빅드레와 튜드에게 잡혔을 적에 본 그 정의를 입에 달고 있는 소년. 오드아이의 눈을 갖은 잘생긴 미소년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 녀석, 언니가 납치 되어가는 걸 발견 했으면 도와줘야지. 어째서 자기는 악의 중측인 마왕의 서를 뒤쫓아야 한다고 말하고 사라진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더라니까.”

추측이 거의 확신이 되어가는 순간이다.

마왕의 서를 뒤쫓은 부분까지 들은 이상 확실하다. 슈야한이 말하는 인물은 내가 빅드레와 튜드에게 잡혀 있을 적에 본 그가 맞다. 오드아이 눈을 갖은 잘생긴 미소년. 그가 맞을 거라는 확신이 선다. 그 역시 정의라던지 마왕의 서를 집착했으니까.

그 부분에 확신이 서는 동시에 한 가지가 떠오른다. 지금 어쩌면 본의 아니게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는 게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같은 【영웅】이라고 할지라도 그 데이드릭의 가치관은 이해가 안 간단 말이지. 눈앞에서 사람이 납치 되고 있는데, 더군다나 동료인 우리 언니가 그렇게 잡혔는데 그걸 내버려두고 그 악마의 서를 뒤쫓다니. 납득이 안 간다고, 난 정말이지!”

언성이 높여지면서 짜증이 한껏 담겨져 있다. 슈야한은 비록 그 데이드릭을 동료라고 여겨도 몹시 싫어하는 느낌이다. 하기야 자기 언니가 납치되는 순간 구하지 않고 그저 알리기만 한 게 좋을 리 없다.

그나저나 영웅은 뭐지? 슈야한에게 들어 둬야 할 정보가 또 다시 있다는 거와 함께 모르는 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영웅.》

궁금하다는 생각을 한 순간 《스킬 현자.》가 멋대로 대답을 취하기 시작한다. 그건 《스킬 현자.》에게 대답을 해달라는 게 아니었음에도 불과하고 답을 발설한다.

《다른 인간과 급이 다른 능력을 지니고 성인이 되면 그쪽 분양의 일류 이상의 달인이 되는 존재. 보통 인간들은 이들을 보고 과거 존재했던 마왕을 쓰러뜨린 용사의 후예라고 칭송한다.》

여기까지 듣고서 짐작 하건데 슈야한과는 정말로 적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싹튼다.

그 말은 다시 말해서 용사의 후예, 마왕의 손에 태어난 몬스터에게 있어서 적대 관계다. 그런 추론이 가능해져 버린다.

어, 어째야 합니까? 이거.

슈야한이 비록 그 데이드릭라는 미소년처럼 정의를 외치며 몬스터를 적대시하는 인간은 아니다. 그 점이 있다면 지금처럼 동행 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과연 그처럼 그녀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이쪽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골치가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참에 여기서 정리를 하는 게 좋을까? 언니도 구출을 하지 않는 게 좋을까?

아니, 그건 아닐 거다. 불과 얼마 전처럼 볼케이노의 레어에 속한 몬스터였다면 그 점을 고려해야 했을 터다. 하지만 현재 나는 그렇지 않다. 몬스터로서 소속감을 갖고 인간을 적대시해야 할 맹목적 사명이 없다. 그런 이유는 더 이상 없다. 내 목적은 이곳을 점령하고 그걸 통해 루히드의 진영에 대한 거절할 수 없게 동맹을 제안한다. 그리고 루히드의 진영과 자이언트 엔트들을 이끌고 볼케이노를 친다. 그게 지금 내가 생각 할 이유다. 그 과정에서 슈야한은 잠시 스쳐갈 인간일 뿐이다.

그런 다짐을 취하며 위를 향하던 어느 순간 이미 고지에 도달했다.

“음모모오오오!!! 우매한 개놈!! 결국 제 발로 찾아 온 건가.”

음, 납치를 한 이상 구하러 올 게 뻔한 전개 아닙니까?

“그대로 자기 여자가 납치 된 걸 후회한 채 짜그러져 있다면 이 여자를 유린하고 나서 죽여 줬을 텐데.”

음모모오오오하는 소리를 내며 말한 슈티어의 뒤에는 두 여성이 팔과 다리가 묶여진 채로 구속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한 명은 카르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아마도 슈야한의 언니인 인간이겠지.

“흥, 웃기는 군. 네놈이야 말로 내 여자를 납치하고 무사 할 줄 알았나?”

루히드는 양 주먹을 움켜쥔 채 슈티어에게 적대심을 보인다. 그 살기는 최고조에 달함을 알 수 있다. 몬스터로서 수많은 전투를 해 본 이상 알 수 있다. 그가 지금까지 곁에 머물면서 보인 거 와 달리, 첫 대면 때 못지않게 꽤나 몬스터다운 투쟁 본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말이다.

“창조주님 잠시.”

곧 있으면 루히드와 슈티어가 일촉즉발로 다툴 기세 만만이다. 이대로 둘의 구출을 우선시 해야겠지 싶으면서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그런 내게 트리비아는 작게 속삭인다.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뭘 알고 있을 거라는 거지? 혹시 슈야한의 정체인가? 나와 달리 트리비아는 몬스터로서 소속감이 강해서 구출을 역시 꺼려지는 건가?

그런 질문들이 머리에 스쳐지나가지만 아쉽게도 전부 오답이다.

“아무래도 저 미노타우로스는 아스모데우스님의 영향을 받은 거 같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아스모데우스? 그게 누구죠?

역시 나는 몬스터로서의 지식이 부족함을 다시 한 번 자각하는 한 편 그 답은 트리비아가 아닌 다른 이가 알려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헝그리로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변화의 시작 18.05.29 486 3 12쪽
70 변화의 시작 18.05.28 502 3 10쪽
69 변화의 시작 18.05.27 500 3 10쪽
68 변화의 시작 +1 18.05.26 536 3 10쪽
67 외전 에거 18.05.25 501 2 10쪽
66 외전 에거 18.05.24 493 4 10쪽
65 외전 에거 18.05.23 500 4 10쪽
64 외전 에거 18.05.22 496 4 10쪽
63 구출 18.05.21 529 5 10쪽
62 구출 18.05.20 533 5 11쪽
» 구출 18.05.19 545 5 11쪽
60 구출 18.05.18 560 5 9쪽
59 여왕 개미 +3 18.05.17 563 5 9쪽
58 여왕 개미 18.05.16 562 5 12쪽
57 여왕 개미 18.05.15 592 5 10쪽
56 여왕 개미 18.05.05 603 4 9쪽
55 트리비아 +2 18.05.04 619 5 10쪽
54 트리비아 18.05.04 633 5 10쪽
53 트리비아 18.05.03 642 5 9쪽
52 트리비아 18.05.03 661 6 8쪽
51 트리비아 18.05.02 676 6 7쪽
50 탈출, 미궁 18.05.02 681 6 8쪽
49 탈출, 미궁 18.05.01 712 7 9쪽
48 탈출, 미궁 18.05.01 713 8 11쪽
47 탈출, 미궁 18.04.30 760 7 11쪽
46 마왕의 유산 18.04.30 793 8 9쪽
45 마왕의 유산 18.04.29 757 8 9쪽
44 마왕의 유산 18.04.29 769 9 7쪽
43 마왕의 유산 18.04.28 768 9 7쪽
42 마왕의 유산 18.04.28 798 9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