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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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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78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28 22:00
조회
767
추천
9
글자
7쪽

마왕의 유산

DUMMY

“대답해 줄 용의는 없다. 이 튜드가 관심 있는 건 오직, 과연 첫 실험체는 얼마나 데이터를 축적 했을지. 그것에 대한 기대뿐이다. 후후. 메라키시스님의 도움이 될 정도가 되었어야 하는데.”

남자는 미소 짓는다.

이 Ang Sang Hoon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다. 아무것도 저자는 답하지 않고 자신의 용무만 볼 뿐이다.

이 몬스터 세계의 운명마저 좌우할 메라키시스가 손에 넣기 위한 힘이, 그 힘과 자신이 어떤 관계있는지. 아직 수수께끼라는 상자 속에 봉인되어 있는 그걸 알 턱이 없다.

일반적인 몬스터들보다 이 세계에 대해서 아는 점이 턱 없이 부족한 Ang Sang Hoon입니다. 그런 Ang Sang Hoon이 저 자의 말을 알 리가 없었습니다. 그런 Ang Sang Hoon을. 무지몽매한 이를 내려다보는 현자의 쾌감을 얼굴에 드리우면서 남자는 말한다.

“그나저나 이 개체는 분명 볼케이노의 레어에 배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왜 숲에서······.”

튜드는 천천히 머리를 흔들어 보인다.

“일단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지.”

어깨를 떨며 웃음을 뿜어낸다.

“이 튜드, 메라키시스님의 계획에 일환하고 있다는 사실도 영광인데. 그 결과물을 드디어 처음으로 발취하는 영광마저 갖게 되었다니. 기쁨이 그지없습니다.”

이곳은 스스로 본인의 이름을 본인의 입으로 지칭한 저 남자, 튜드와 저 Ang Sang Hoon밖에 없습니다. 메라키시스라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 튜드란 남자는 자아도취에 빠져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말투를 하고 있다. 저 튜드란 남자는 황홀감에 빠진 얼굴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걸 바로 정면에서 보는 전 매우, 매우 불쾌합니다. 불쾌합니다만, 그래도 물어 볼 건 확인해야겠습니다.

“다, 당신은 메라키시스의 부하입니까!?”

저 Ang Sang Hoon은 튜드를 노려보면서 묻는다.

“으음, 그래.”

튜드는 고개를 끄덕인다.

“모, 몬스터 맞죠?”

사람이라면 메라키시스는 물론 볼케이노도 모른다. 모를 게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몬스터인 루히드는 볼케이노와 메라키시스를 안다. 볼케이노를 알기에 나를 비롯해서 볼케이노의 레어를 경계했다. 허나 일전에 길을 잃고 실수로 발을 들였던 인간 무리는 볼케이노를 몰랐다. 알면 루히드처럼 경계하지 오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이런 점만 봐도 이자가 몬스터인건 쉽사리 추측이 된다.

“메라키시스님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작품 치고는 하자 있는 듯 하군. 당연한 걸 뭣하러 묻는 거지?”

당연히 정답일하며 튜드는 고개를 끄덕인다.

“창작물은 대체 뭡니까?”

나는 묻고 싶었다.

저 튜드는 말을 하면서 묘하게 나를 창작물이라느니, 메라키시스가 만든 어쩌고라는 발언을 일삼았다. 이곳의 용도나 알 수 없는 마왕의 유산이라는 것 역시 신경이 쓰이지만 그게 더 걸린다. 묘하게 그게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좋다. 말해주지. 어차피 앞으로 데이터를 수집시키기 위해 다시 풀어 놓을 적에,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마주 할 테니 알아 두는 편도 나쁘지 않겠지.”

고개를 끄덕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튜드의 얼굴은 매우 역겹다. 심히 불쾌하다.

“세간에는 말이지 메라키시스님이 마왕의 유산을 이용해 만든 너와 같은 실험체가 있지. 그 중에는 실제로는 몬스터가 아닌 몬스터와 인연이 없는 존재도 섞여 있겠지만. 메라키시스님이 만든 너희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꿀꺽.

이때야말로 침이 있어야 할 타이밍이다, 라고 생각한다. 침이라는 게 입 안에서 분비가 되고, 그걸 삼킬 목구멍이라는 게 존재했다면. 침을 꼴깍 목구멍으로 삼키면서 긴장을 했을 터이지만. 그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왜나면 더는 인간처럼 그런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 해골 뼈다귀. 해골 병사가 되어 침을 분비하는 기관도 그걸 삼키는 목구멍도 없으니까 말입죠.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해보면서 튜드의 말에 신경을 기울인다.

별안간 머리 위에서 요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시간을 알리는 방식의 게 아니다. 격렬하게 연타하는 그건 화재나 그 밖의 재해 때 울리는 경보기 소리와 흡사했다.

“···뭐지?”

돌로 된 벽과 바닥과 천장으로 시끄럽게 퍼진다. 그 요란한 소리에 나는 사방을 살핀다.

내가 조금 전 지나온 통로에는 여전히 사람의 모습은 없었고, 묶인 몸 상태에서 얼굴을 바싹 대고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시설은 돌로 지어진 부분이 많은 탓인지, 이곳저곳에서 어수선한 발소리가 메아리쳐서 들려온다.

역시 뭔가의 경보인가?

어리둥절해 하는 나와 달리 식은땀을 흘리며 누군가 찾아 왔다.

“···큰일 났다!!!”

경보인 듯한 종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 퍼지는데도 존재감을 들어내는 목소리가 등장한 건 다음 순간이다.

“큰일 났습니다!!”

빅드레가 허둥지둥 달려와서는 소리친다.

“무슨 일이냐?”

“그, 그게 침입자입니다. 으윽, 설명을 듣기 보다는 화면을 봐주십시오.”

빅드레의 말이 끝나자 천장에는 빔 프로젝트로 영상을 쏘는 거처럼, 투명한 화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일 먼저 그곳에서 드러낸 건 인간의 음성이다.

“거기서 비켜어어어어!!”

영상이 보이는 것과 함께 그 우렁찬 목소리가 뿜어진다.

그 목소리에 주인공을 포착하기 전에 나타난 건 나를 쓰러뜨린 오크였다. 그 오크가 나를 쓰러뜨릴 적처럼 묵직한 동작을 시전 하는데, 간발의 차이도 주지 않고 그 인간의 음성의 주인이 오크의 손목을 붙든다.

“하아아아아아아아!!”

포효하며 머리 위로 높이 검을 휘둘러서는 오크의 팔을 내동댕이친다.

“쿠이이이이잉!!!!”

다음 순간 오크 두 마리가 그 인간을 향해 들이 닥친다.

두 마리가 겹쳐졌을 때. 나였다면 당했을지 모를 그 일격에 그 인간의 음성의 주인은, 검으로 한꺼번에 두 마리에 관통해 숨통을 끊었다.

살육의 불꽃으로 자신을 태우고, 마음을 굳게, 굳게 갈아내며 전투에 임한다. 그 인간의 음성 주인은 오크를 순식간에 도살 시킨다.

그 인간의 음성 주인은 고개를 들어 천장에 시선을 돌린다. 이쪽을 보는 시선 탓인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는 적인가. 아군인가. 그런 고민이 살짝 되는 한 편, 아무것도 없는 저 영상 속은 빠르게 변화한다.

이쪽을 보는 거 같던 그 인간을 향해서 화살이 매섭게 꿰뚫고 만다.

싸늘하게 가른 은제의 화살이다. 그 인간의 움직임이 멈춘 순간을 노려 조준한 것처럼, 빗발치듯 화살이 쏟아진다. 두 자루, 세 자루 잇달아 명중해 그 인간이 피를 뚝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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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여왕 개미 18.05.05 6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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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트리비아 18.05.04 633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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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탈출, 미궁 18.05.01 713 8 11쪽
47 탈출, 미궁 18.04.30 76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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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마왕의 유산 18.04.29 75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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