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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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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1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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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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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외전 에거

DUMMY

처음부터 세붐에 의해서 탄생을 하였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그는 결코 세붐의 창조물이 아니다. 원래부터 메라키시스가 마왕의 유산 중 하나인, 마왕의 서라는 이름의 물건으로 영혼을 꿰매 만든 해골 병사 중 하나였다.

스스로는 마왕의 서에 있는 영혼의 실, 황혼의 뒤집게 등이 이용 된 걸 그는 모른다. 알고 있는 바라고는 자신은 누군가의 의해서 태어난 해골 병사다. 그리고 자신이 눈을 뜬 이곳에서 몬스터로서 살아야 한다는 게 전부다.

하지만 그 이전의 본래 자신의 기억을 더듬자면 인간이었던 거 같다고 그는 여기고 있었다. 같다는 표현이 되는 까닭은 그는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은 물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단편적인 거라면 기억을 하나 그건 날이 갈수록 옅어져 간다. 머릿속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거처럼 선명하지 못하다. 기억은 흐릿하게 가려져 있을 뿐 선명하지 못하다.

그런 그는 볼 뿐 이다. 지성이 깃든 검붉은 눈동자에 짙은 검은 비늘을 두르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거대한 두 개의 뿔, 튼튼한 은빛 피막으로 덮인 날개를 가진, 어쩐지 꺼림칙한 분위기의 용. 그 용을 바라본다.

그 용은 입을 벌려 무언가 말을 하는 건지 턱이 움직이며 붉은 잇몸과 거대한 이빨이 드러낸다. 그 시선은 어째 자신을 향하는 거라고 알아차리고 이윽고 그를 따르는 게 당연시 된다.

사실 이 때까지는 거부감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의문도 없다. 그는 오로지 자신과 같이 태어난 해골 병사들과 같이 용을 따를 뿐이다.

가끔 때때로 인간이던 시절의 기억으로 여겨지는 게 보이지만. 그게 과연 자신인지 혹은 그저 환상인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자신의 동기들과 함께 문을 지키는 걸 수행하며 주변의 몬스터를 사냥 한다. 그 일상을 충실하던 그다.

그런 에거는 유독 선명한 기억을 본 날이 있다.

어떤 여인은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런 여인을 어루만져 주는 사내 역시 숨이 콱 막혀 괴로워하고 있다. 여인은 곧 다리의 힘을 잃고 바닥에 주저 않는다. 그런 여인의 곁에서 사내 역시 쓰러지지 않으려고 몸을 가누기조차 벅차하는 느낌이다.

에거는 몇 번이고 본 것이기에 이게 자신의 기억임을 알 수 있다. 선명 하지는 않으나 거대한 용을 마주하기 전부터 있던 기억으로 여겨지는 게. 이 단편의 장면은 찌릿한 두통과 함께 찾아온다. 자주는 아니어도 이 고통의 순간 장면은 스쳐갔으나, 오늘은 조금 길다. 고통 속에서도 이 장면은 놓치지 않고 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중해 본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은 거처럼 사내와 여인은 절망에 빠진 얼굴이다. 그런 그들의 앞에 작은 꼬마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며 침대에 누워있다. 급기야 작은 꼬마 아이는 극심한 고통에 못 이겨 울부짖는 상황까지 이른다.

에거는 그걸 보며 해골 병사에게 있을 리 없는 가슴에 통증을 느낀다. 척추 뼈 혹은 갈비뼈가 아프다면 이해가 될지언정. 가슴 쪽에서 막연한 막막함과 아픔이 느끼는 게 우습기도하고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이 기억은 대체 어떤 존재기에 자신을 아프게 하는 걸까. 그런 의문과 함께, 그렇다면 자신은 저 셋 중에 누구인가. 그런 의문과 함께 장면을 집중해 본다.

아이는 얼마나 고통에 가슴을 쥐어뜯었는지 손톱이 다 벗겨지고 주변은 핏빛이 살짝 여려있다. 그런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를 보며 사내와 여인은 힘들어 한다. 말릴 수 없는 걸까? 아니면 포기 한 걸까? 그런 의문과 함께 고통은 짙어져간다.

볼 수 없다. 무엇인지 궁금함에 집중했으나 에거는 후회가 앞선다.

그 기억에 집중 한 걸 후회하며, 떨치기 위해 잠시 숲을 향했다. 잠시 사냥을 위해서 자리를 비우는 건 용납이 가능했다. 자신의 힘을 키우는 건 곧 이곳을 위한 일이니. 어느 정도는 용의함에 지금 움직여 본다. 에거는 이 장면을 떨치고 싶었다.

싶었으나 한 참을 사냥을 하던 중에 뜻밖의 조우가 벌어지고, 자신은 더 이상 그 기억을 떨쳐 낼 수 없게 된다. 그 운명과도 같은 조우가 이때 벌어진 거다.

“안녕하신가.”

코발트 보어의 목을 덥석 물어뜯고 있는 모습을 발견 한 순간, 식사를 하고 있던 몬스터는 에거에게 말을 걸었다. 그 몬스터를 에거는 경계하였다. 그러나 그런 걸 아랑곳하지 않고 눈 깜짝할 새 코발트 보어의 목을 꿀꺽 집어 삼킨다.

도마뱀처럼 생긴 얼굴에 전신이 비늘로 뒤덮인 육체. 그 몬스터는 에거를 향해 말을 걸어온다.

“이거, 이거 여우의 부하의 부하 아니신가?”

에거는 그 여우가 자신의 한 참 위의 통솔인, 원초의 디자이얼 메라키시를 가리키는 걸 단 번에 알아차린다. 덧붙여서 맨 처음의 부하는 자신이 따르는 용, 볼케이노를 가리키는 것 역시 이해했다. 또 한, 과연 이 자는 어떤 존재 길래 몬스터로서 정점인 그 이름을 저렇게 조롱하며 말할까. 의문 역시 들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가슴에 손을 대고 그 몬스터는 인사를 취한다. 기괴함과 수상함을 동시에 느끼며 에거는 여전히 경계한다.

“워, 워. 그러지 말라고, 난 우리 세붐님의 명을 받아. 아주 솔깃한 제안을 해볼 심상이지. 싸우러 온 게 아니라고.”

“제안?”

에거는 짧게 말하면서도 무기를 내려놓지 않는다.

“그래, 제안. 아주 솔깃할 거야.”

혀를 날름거리며 말하는 발언은 뒤에 붙는 건 그의 말 그대로였다. 근처의 돌무더기 위해 걸터앉은 그의 발언은 에거로서 놀랍고도 쉽사리 거절하기 어려웠다.

“어때? 따를 건가?”

돌무더기 위에 앉은 도마뱀 같은 몬스터가 에거를 뚫어져라 노려본다.

에거는 거절의 말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어째서 볼케이노를 섬겨야 하며, 메라키시스를 따라야 하는지는 같은 의문은 한 적이 없다. 할 필요가 없었으며 해야 할 이유도 없던 그다. 하지만 반대로 따르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면 없었다. 물론 그래서만 제안에 거절의 말이 쉽게 튀어나오지 않는 건 아니다.

도마뱀의 모습을 한, 자신을 세붐의 부하라고 칭한 몬스터는 놀랍게도 에거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 에거가 인간으로서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거와 그 기억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 누구에게도, 볼케이노도 리차드도 자신과 함께 태어난 해골 병사들에게도 발설하지 않은 그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걸 되찾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게 바로 에거가 쉽사리 거절의 말을 표할 수 없는 까닭이었다.

“어떻게 되찾게 해줄 거지?”

그건 그가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다. 망설이고 있다는 거 그 자체다. 그런 에거에게 제안에 대한 걸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네가 우리에게 충실하게 볼케이노 레어에 대한 걸 상세하게 보고하고, 메라키시스가 볼케이노에게 맡기 마왕의 유산의 위치를 발설만 해준다면. 세붐님께서는 갖고 있는 마왕의 유산의 능력으로 네 기억을 찾아준다고 하시더군.”

이건 사실 어느 몬스터 하나 확실하게 갖고 있지 않는 정보다. 그렇기에 사실인지 알 수 없다. 마왕의 유산은 원초의 디자이얼만이 갖고 있기는 하나, 그에 대한 상세한 능력은 모른다. 에거 역시 마찬가지라서 고민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사실인지, 과연 진실일지 말이다.

어떤 방법으로라는 의문은 없지만, 정말 가능할까란 고민이 되었지만. 그런 에거의 고민을 다른 날이었으면 모를까, 유난히 그 기억에 시달린 날인 이 날은 거절하기 어려웠다.

“따, 따르겠다.”

에거는 고민 끝에 하기는 했으나 처음에는 망설였다. 과연 정말로 일이 잘 풀린 걸까.

그런 고민을 취하는 그였으나 한편으로는 세붐 쪽에서 시키는 일을 착실하게 이행했다. 물론 착오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대로 수행하고 자신의 대가를 요구 할 생각이었다. 그럴 작정이었으나 어느 날 숲 속에서 알아낸 걸 보고 하면서 틀어진다.

“예, 이쪽으로서는, 아직까지는 보고 들릴 만한 내용은 더 없는 듯합니다. 예.”

볼케이노 레어의 경계 태세는 이제 다 보고를 마친 바다. 나머지는 볼케이노가 갖고 있을 터인 메라키시스가 맡기 마왕의 유물만 찾으면 된다. 그것의 행방은 묘연한 채 더는 없다는 보고를 하는 찰나였다.

“여기서 혼자 뭐하십니까? 저처럼 사냥 나오셨습니까?”

뒤에서 돌연 들린 그 발언에 에거는 놀란 기색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치 들키면 안 될 현장을 들킨 사람 같이 보 일 수밖에 없는 게 그의 입장이다.

“왜, 왜그럽니까?”

현장을 발견한 그와 달리 에거는 긴장했다. 이 사실이 발설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그 뿐만이 아니라 끝장임을 직감했다.

에거는 그 순간 최대한으로 묘책을 간구했다.

“아, 저, 그, 그래! 사냥, 사냥 나왔다가 잠시 쉬는 중이었어!”

간구하면서도 입은 얼어붙어 있지 않는다. 만약 침묵을 유지했다면 더 수상하게 볼지 모른다. 어쩌면 지금 본 걸 더 물고 늘어질지 모른다. 그런 추측을 한 에거는 서둘러 변명을 취해본다.

물론 그게 그를 더 어색하게 보인다는 걸 그때는 짐작하지 못했다.

“다른 분은 없었습니까?”

그 때 철컥 심경이 내려앉는 기분을 에거는 맞보았다. 서둘러 정채를 숨겼으나 아직 근처에 있다. 에거를 세붐쪽으로 끌어 들인 그 몬스터가 말이다.

“무슨 소리야? 다른 사람이라니?”

“아, 그게 말이죠. 다른 분하고 대화를 하시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입니다. 아닙니까?”

“보시다시피 나 말고는 이곳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렇습니까.”

에거는 우선 자리를 떠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나저나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말이지. Ang Sang Hoon 대체 어떻게 그리 금방 랭크 업《Rank Up》을 한 거지? 이참에 좀 알려줘 봐.”

그의 어깨에 손을 걸쳐 자리를 자연스레 옮기며 궁리했다.

“무슨 비법 같은 게 있는 거 아니야? 무슨 아이템을 주웠다 던지, 아니면 어떤 몬스터를 사냥했다 던지. 가르쳐 줘 보라고, 우리는 같이 태어난 형제잖아. 엉? 알려줘 봐.”

그리고 이때 어느 결심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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