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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1,549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9.26 22:20
조회
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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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3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45화

.




DUMMY

애초부터 내 계획은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거였다.

소수의 몇 명이 욕을 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가 강요하지 않아도 조만간 정부의 규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수소 내연 자동차를 선택해야 할 날이 올 거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혁신이라는 건 늘 모방에서부터 출발한다.

예컨대 손안에 작은 컴퓨터라는 것을 누군가 상상하지도, 만들어 내지도 않았다면, 현재 스마트폰 산업이 이 정도로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만간 내 제품을 모방한 수소 내연기관 차가 여러 업체에서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했고.

네임 밸류에 의한 호불호가 극도로 선명한 이 업계에서

그들과 경쟁해 이길 수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물론 포드도 유명한 브랜드의 기업임은 확실했지만, 독일 3사를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들과는 차별화된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무모하게나마 대중들에 인식시켜야 했다.


“대표님, 왜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렇게 무리한 실험을 하신 겁니까.”

“자칫 관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줄곧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물론 본의 아니게 놀랐을 관객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안 터져졌으면 된 거지.’


“미스터 주?”


무수한 플래시 라이트 피해 공장 밖 구석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누구십니까.”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제임스 휴스턴이라고합니다.”


내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한 남성.

분명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미국 최초 흑인 국방부 장관의 이름.

조국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유명했던 인물.


“혹시 국방장관이십니까?”

“알아봐 주시는군요.”


고작 생산 기지 준공식에 미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주지사가 하도 와달라고 떼를 쓰길래 왔더니, 이런 요주의 인물을 제가 다 맞닥뜨리네요.”

“두 분이 어떻게 아는 사이입니까?”

“글쎄요, 이걸 뭐라고 해야 좋을지. 사격장에서 맺어진 좋은 인연쯤이라고 해두죠.그것보다, 당신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저를요?”


순간 의아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방부 장관이나 되는 사람이 왜 나를 만나고 싶어 했는지.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 겁니까?”


그 순간 자켓 안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하는 제임스 휴스턴.


“보는 눈이 많아서 이런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좀 그렇고, 언제 저랑 식사나 한 번 같이 하면서 말씀 나누시지 않겠습니까?”


급기야 안주머니에서 꺼낸 종이를 강제로 내 손에 쥐어주었다.


‘크루즈 티켓?’


“이게 무슨······.”

“들어보시면 당신도 구미가 당길 얘기일 겁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보이더니 이내 유유히 자리를 떠나 보였다.


“뭐 어쩌라는 거지?”

“대표님!”

한편 그 순간 데이브와 황지훈이 부리나케 나를 찾으러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기자보다 두려웠던 게 바로 이 인간들이었다.


“야 주은호!”


* * *


“뭐?”

“네?”


사무실로 돌아와 국방부 장관과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자 동시에 같은 리액션을 취하기 시작하는 그들.


“국방장관이 왜 너한테?”

“글쎄, 언제 식사나 한 번 하자고 이런 것도 주고 가던데?”


스윽―


휴스턴 장관이 건넨 크루즈 티켓을 꺼내보이자 데이브가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저기 대표님, 혹시 국방 장관이 무언가 군사 목적으로 대표님한테 부탁을 하려는 게 아닐까요?”

“예? 설마 그럴 리가요.”

“그 사람 지금 임기 초반이라 어떻게든 이를 바득바득 갈고 뭐하나 해내려고 할 인간인데 분명.”

“제임스에 대해 아십니까?”

“많이 아는 건 아닌데 이전에 다니던 연구소에 있을 때 몇 번 저희 연구소에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야 말단이라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볼 기회는 없었지만, 어딘가 뭐라고 해야하지, 사람 자체도 너무 FM이고 진짜 물불을 안 가리는 성격이라고 해야 하나?”

“피곤한 사람이다 이 말씀 이시군요?”

“네. 어떻게 보면 그런 구석이 있죠. 그리고 몇 번 저희 선임 연구원 분께서 방금 보여주신 크루즈에 가셨던 적이 있는데, 돌아올 때마다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태 내가 군사적 목적으로 어떠한 무기같은 걸 개발한 적도 없었고, 무엇보다 허가 없이 제작을 할 수도 없었으니까.

물론 개발이야 어렵지 않게 하겠지만, 도대체 나의 뭘 보고 접근한 것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데 데이브는 전에 어떤 연구소에서 일했던 겁니까?”


데이브를 향해 황지훈이 건넨 질문이었다.


“······.”


하나, 도무지 말을 해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데이브.

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뭘 또 굳이 알려고 그래.”

“죄송하지만, 이전에 다녔던 연구소에 대한 건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토록 전쟁을 비판해 왔던 데이브였지만, 차마 본인이 그 전쟁 무기를 개발했다는 모순적인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거 때문에 이리 쉽게 데이브를 꼬드길 수 있었던 거지만.


“그래서 너 진짜 거기 가려고?”

“뭐 식사나 한 번 하자는 건데 뭘.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공적으로 보여지는 양반인데 설마 뭔 일이야 내겠어?”

“너 그러다 어디 끌려가서 인체실험 같은 거 당하는 거 아니냐?”


이 무슨 재수 없는 소리인가.

순간 기분이 언짢아질 듯했지만, 이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쉽사리 성을 낼 수가 없었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 * *


“티켓 확인하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제임스 휴스턴이 주었던 티켓을 들고 이곳에 도착했다.

얼핏 봐도 아파트 10층 정도 높이의 크루즈 선.


“이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여성 직원의 안내로 선박 내부에 들어온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안에는 온갖 명품샵과 오락 거리들, 그리고 고급 식당들이 즐비해있었다.


똑똑―


여성은 줄곧 나를 어느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고 있었고,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프라이빗 룸 앞이었다.


끼익―


기어이 문이 열리고, 그 안에 나를 기다리고 있던 제임스 휴스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들어와서 앉으시죠.”


기존에 의심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제임스 휴스턴 장관은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기 시작했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여기 있는 메뉴를 다 시켰습니다.”


테이블에 한가득 깔려있는 요리들.

무언가 나에게 부탁할 게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많이 준비하지 않으셔도 됐는데.”

“하하하, 좀 과하죠? 제 딴엔 적당히 준비하려 했다는 게 그만. 아마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나 봅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분명 이렇게 까지 비밀리에 제안해야 할 거라면 뒤가 구린 일을 부탁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식사나 같이 하자고 부르신 건 아닐 테고 용건이 뭡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그에게 목적을 물었다.


“급할 필요가 있습니까. 식사 먼저 하시고 천천히 얘기 나누시죠.”


하나, 여전히 말을 빙빙 두르는 휴스턴 장관.


“이래 봬도 1분 1초가 아까운 사람이라서요. 드시면서 말씀해 주셨으면 하는데.”


달그락―


그 순간 집고 있던 수저를 접시에 내려 보이는 휴스턴.

방금전과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를 던졌다.


“?”

“당신은 정체가 뭡니까?”


순간 움찔했다.

그럴 것이, 그의 말은 분명 무언가 확신을 품고 내뱉는 말투였기 때문이다.


“무슨 소립니까.”

“이상하지 않습니까. 분명 불가능한 기술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뚝딱 만들어 냈죠 그것도 고작 몇 개월 간격으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대차게 그를 몰아붙였다.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 어떻게 보면 제가 지금 미국의 떨어지는 기술력을 보강해 준 셈인데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물론 동양인인 당신이 우리 조국에 이런 위대한 업적을 안겨주신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제가 다년간 연구하며 얻어낸 데이터로 개발한 것들입니다. 지나친 의심은 삼가주시죠.”

“그러니까 그게 이상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고작 스물다섯? 정도밖에 먹지 않은 친구가 다년간 데이터를 쌓았으면 얼마나 쌓았다고.”


제임스 이 인간 역시 결코 내 말에 순응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에 대해 꽤나 많은 부분을 알고 있었다.

분명 나에 대해 사찰이라도 했던 것이겠지.

그도 그럴 것이 이 인간은 미국의 국방장관.

충분히 그런 짓을 저지를 만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니까.


“영화를 너무 많이 보셨네요. 난 또 어떤 얘기를 하실지 궁금해서 와봤더니, 제가 잘못 온 것 같습니다. 이만 돌아가 보로독 하죠.”


진심으로 이 자리를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를 불러 세우는 휴스턴 장관의 음성.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당신 반응이 재밌어서 제가 좀 짖꿎은 장난을 쳐봤습니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그 방증으로 지금 내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썩어 있었다.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누가보면 진짜 미래에서 건너온 사람인 줄 알겠습니다.”

“장난이 지나치시군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일단 다리 아프게 서 계시지 마시고 와서 앉으시죠.”


그의 말장난이 일단락 된 순간 드디어 목적에 대해 슬슬 털어놓기 시작했다.


“제가 길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국방부에 당신의 기술력을 빌려주십시오.”


그가 이런 말을 해올 것이란 걸 예상을 하고 있었다.

다만 방금전의 일이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았기에, 대답이 예쁘게 나가지 않았을 뿐이었다.


“도움을 청하기 전에 보수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현재 저희 연구원들이 받고 있는 연봉에 10배를 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람을 알아보시죠.”

“······. 그럼 이건 어떻겠습니까? 현재 당신이 생산하고 있는 수소 자동차를 국방부에서 연간 50만 대씩 수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하는 어떤 말이든 거절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결코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아마 그의 입장에선 연간 국방비의 10분의 2를 투자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선 그의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씨익―


“그래서 저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그래 사실 50만 대라는 얘기에 혹했던 게 맞았다.

어찌됐든 이 자는 지금 나와 거래를 하고 싶다는 거고 결코 나쁜 조건도 아니었으니, 아니 오히려 내가 더 이득을 보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조금 더 들어보려는 거였다.


“그 전에 우선 이건 극비사항입니다. 이에 대해 동의해 주신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의합니다.”


내 대답을 듣고는 휴스턴 장관이 서류 가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서류철.


[TOP SECRET]


문득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일급 기밀 사항인가?’


이내 서류를 받아들고 뒷장을 펼친 순간.


“음?”

“왜 그러십니까?”


물론 이게 진짜 원본일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본문의 내용은 너무나 허술하게 작성되어 있었다.


“아니요. 그것보다,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어,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군사 무기 개발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물론 무기에 접목시키려고 하면 할 수는 있겠네.


“양자 전송을 통한 위상 이동장치라······.”


초등학생이나 상상할 법한 터무니 없는 기술.

물론 나에겐 충분히 가능한 기술력이었다.

다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너무나 까다로웠고, 귀찮은 일에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양자라하면 즉, 더 이상 나눌 수 없어 극한까지 치달은 에너지의 총량. 이 기술이 개발된다면 미국은 그야말로 하늘을 제외하고 본인들의 적이 없는 세상이 되고야 말 것이다.

어쩐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걸어온다 했었는데.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못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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