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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1,550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9.03 22:32
조회
3,950
추천
61
글자
11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24화

.




DUMMY

다니엘과 아이들에게 투자한 자금 300만 파운드.

원래대로라면 값싼 지역에 연구실을 마련해주려 했지만, 아무래도 대학과 연구실을 병행해야 했던 그들이기에 위치적으로 가까운 사우스켄싱턴에 자리를 잡아 준 상태였다.

그동안 이것저것을 실험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길 어느덧 두달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가 만들려던 제어장치는 벌써 개발이 끝난 상태였다. 지금은 그저 유전자 가위 개발이 성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


여느 때와 똑같이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던 중 다니엘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 은호! 지금 한 번 와봐야 할 것 같은데?

“왜? 무슨 문제 있어?”

― 문제 있지, 우리가 아주 놀라운 발견을 한 것 같거든.

“조금만 기다려 금방 준비해서 갈 테니까.”


무슨 영문인진 몰라도 통화를 하는 내내 다니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상기되어 있었다.


이윽고 연구실에 방문한 순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반기는 다니엘의 모습이 보였다.


“금방 왔네?”

“뭔진 몰라도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서. 혹시 몰라서 케이크도 들고 왔거든.”

“오! 호텔 케이크야?”

“너가 좋아하는 초코맛으로 준비했지.”


다니엘은 내 손에서 들려있던 케이크 상자를 뺏어들고, 연구실 안쪽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바닥에 박스를 깔고 누워있는 한스와 쿠퍼, 그리고 마틴의 모습이 보였다.

분명 이럴까 봐 2층에 침대를 놔줬던 것 같은데.


“한스,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어, 은호 왔구나······. 잠시만, 10분만 우리에게 시간을 주면 안 될까?”

“몰골이 다들 왜 그래? 밤이라도 센 거야?”

“말도 마, 다니엘 저 자식 지금 완전 의욕뿜뿜이라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연구만 했어.”

“그럼 2층에 올라가서 자지 왜 여기에서······.”

“지금 2층까지 올라갔다간 그나마 있던 의식도 사라질 지경이야.”


마치 전생의 나를 보는 듯한 모습.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 이상 말을 거는 게 미안해 질 지경이었다.


“그래, 얼른 자라.”


마침내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고 있던 구역에 도착한 순간.

작은 아크릴 관 안에 들어가 있는 생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히히. 기다려 봐 곧 알게 될거야.”


어린아이 같은 발걸음으로 테이블에 다가가, 실험 내용이 담긴 서류를 내밀었다.


“자, 읽으면서 들어 봐.”


[Genetic Modification Project]

일명 유전자 조작 프로젝트.

실험 내용은 암유전자를 가진 실험용 생쥐의 DNA 염기서열을 편집해, 정상 DNA로 개조하는 내용이었다.


“은호도 알다시피 저 안에 들어가 있는 생쥐는 이곳에 오기 전부터 암유전자를 갖고 있던 생쥐였어.”

“그런데?”


발걸음을 다시금 생쥐가 있는 쪽으로 옮기며 CT 장비로 생쥐를 가져갔다.


“백번 설명하는 것 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겠지?”


이윽고 CT 장비에 생쥐를 넣어 조직 검사를 실행하는 다니엘.

마침내 결과가 나온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이라면 분명 성공할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내 예상보다 1달이나 빠른 2개월이란 시간 만에 유전자 가위를 완성 시킨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 거야?”

“아직 기뻐하기는 일러, 총 10마리한테 실험했을 때 3마리만 정도만 성공한 거니까.”

“그래도 이 정도까지 한 게 어디야.”


어차피 이 구간에서 다니엘이 뭘 더 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일전에 말했던 안전성에 대한 문제 때문.

그러나 이건 내가 보완할 수 있는 점이니. 거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윽고 나는 일전에 내가 만들어 두었던 제어 장치를 들고 다니엘이 개발한 유전자 조작 기술을 장비안에 탑재시켰다.


“은호, 이건 뭐야?”

“기다려 봐, 금방 알게 될거야.”


암유전자를 가진 생쥐 10마리를 대상으로 재실험을 진행했다.


“이건 뭐야? 수술 로봇이야? 이런 건 또 언제 개발하고 있었어?”

“그럼 뭐, 너희가 개발할 때 나는 놀고만 있는 줄 알았어? 이건 다니엘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해 주기 위한 제어장치야.”


마침내 수술이 시작됐고, 관절을 가진 로봇이 생쥐의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수술은 40분만에 종료됐고, 그 결과 생쥐 10마리 중 10마리 전부가 정상세포로 돌아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은호?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어떻게 이게 하루아침에 30%에서 100%가 될 수 있는거야?”


그 순간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비로소 지금에서야 어머니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을 뿐이다.


“저기 은호?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어? 아······. 미안, 무슨 얘길 하고 있었지?”

“아니 어떻게 확률을 이렇게 까지 끌어 올릴 수 있던 거야? 우리는 아무리 밤을새서 연구해도 이 정도까진 안 됐는데······.”

“그게 그렇게 궁금해?”

“응! 알려줘.”

“내가 사실대로 말하면 믿을 수는 있고?”

“그게 뭐든, 은호가 하는 말이라면 헛소리는 아니겠지.”

“악마와 계약을 했어.”


피식―


“하여튼, 헛소리는.”


* * *


하나, 이런 첨단 기술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긴 여간 아까운 게 아니었다.

분명한 건 이 장비를 상용화 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는 있었고, 나노 쿨러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시킬 수 있을 기술이었으니까.

지금부터 언론 플레이로 로즈 자매의 회사 ‘크로노스’를 몰락시키고 그 명성을 빼앗는다.


“미스터 주?”

“아, 오셨습니까.”


영국 신생 언론사 JWD에 근무하던 벤자민 기자.

내 기억이 맞다면 크로노스가 몰락의 길로 가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분명 이 사람이라면 내가 세운 계획을 실행하는 데 단단히 한 몫 이바지할 것이 분명하다.


“오시는 길에 미행같은 건 없으셨나요?”

“예. 그나저나, 그 말이 정말이십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3개월 동안 직접 취재하면서 취합한 자료입니다.”

“좋습니다. 어디 한 번 보도록 하죠.”


이윽고 전생의 기억을 끄집어내 취합했던 크로노스에 대한 증거 자료를 꺼내 보였다.


“이게 그동안 실제로 크로노스에서 행해졌던 연구 결과들입니다.”


본문에는 그동안 로즈 자매들이 말해왔던 것들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내용들로만 가득해있었다.


“지금 로즈 자매는 전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장담컨대, 현재 크로노스 연구소 안에서는 크리스퍼 CAS9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녀들이 말한 기술력은 연구원들 중 그 누구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음, 확실히 이게 알려지면 타격이 클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이걸로는 좀 약할 것 같은데······.”

“중요한 건 그 뒷장에 있습니다.”


펄럭―


“아시는진 모르겠지만, 이게 그녀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미국 의료계와 1억 달러 가치의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보시는 것처럼 실상은 10만 달러 정도에 불과하지않죠. 이게 그녀들이 지금 대중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순간 벤자민의 동공이 확장됐다.


“확실한 건가요?”

“네, 모두 크로노스에 재직했던 직원들을 찾아가 전달받은 자료들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분명 한두명이 제보를 한 게 아닐 텐데 왜 아직까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을까요.”

“지금 대형언론사 또한 그녀들을 보호해 주고 있는 거니까요.”


연신 머리를 쥐고 고민만 거듭하는 벤자민.

이러는 반응이 당연했다.

내 말을 통해 이번 사안이 결코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닐 것이란 걸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만감이 교차하겠지.

대형 언론사들 또한 쉬쉬하며 은닉하는 문제.

밝혀내기만 한다면, 자신이 메이저 기자의 올라가는 건 시간 문제일 테지만, 자칫 잘못되면 신변이 위험해 질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위험부담이 크긴 하네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생각하십시오,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만 한다면 기자님이 메이저의 자리에 앉는 건 시간문제일 테니까.”

“우선, 제가 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 전까지만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도록 하죠. 다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여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 * *


연구소는 1층에 구역을 나눠 그들이 사용할 연구실과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할 사무실을 독립시켜 둔 상태였다.


기자와의 만담을 마치고 개인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황지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응 무슨 일이야?”

― 야, 너는 어떻게 2개월 동안 전화를 한 통을 안 할 수가 있냐?

“국제전화 돈 많이 나오잖아.”


수화기 너머로 어이가 없다는 듯한 황지훈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보다, 지금 회사는 좀 어때?”

― 말도 마라, 너 없으니까 직원들이 아주 인상이 밝아졌더라.

“뭐? 그건 무슨 소리야?”

― 깐깐하게 구는 놈 하나 사라졌다 이거지. 그니까 적당히 좀 굴리지, 왜 이렇게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서.

“내가 또 언제 못살게 굴었다고 그래.”

― 크큭, 몇 명은 차라리 내가 대표님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 사람들이, 자기들 월급 주는 사람이 누군데.”

― 아무튼 지금 하고 있다는 연구는 잘 돼?

“응, 오늘 드디어 성공했다.”

― 오~ 역시 주은호. 그럼 이제 인증만 받으면 상용화 되는 건가?

“응,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조금 더 걸릴 것 같은 기분이야. 그것보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형한테 부탁했던 건 어떻게 됐어?”


이곳에 오기 전 황지훈에게 우리 어머니를 부탁해 놓은 상태였다. 혹시나 내가 이곳에 와 있는 사이 어머니의 병이 발병하지는 않을까, 혹은 이미 발병했더라도 더욱 사태가 심각해지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서였다.


―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전화했는데, 어머니 폐암 2기라고 하시더라.”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기로 한 거 있어?”

― 일단 항암치료는 받고 계시는데, 의사 말대로라면 완치 될 가능성이 50%라고 하더라고, 일단 내가 계속 옆에서 지켜볼 거니까 너는 너무 걱정하지말고 하려던 거 잘 끝내고 와.

“일단 알겠어, 고마워 형.”


똑똑―


그 순간 들려오는 노크 소리.


“어, 형 나 잠깐 누가 와서 끊을게.”


이윽고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다니엘이 들어왔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우편 하나.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다니엘의 표정까지. 분명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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