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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1,551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9.10 22:20
조회
3,564
추천
66
글자
12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31화

.




DUMMY

주은호의 부름을 받고 전 직원이 코어 코퍼레이션으로 모여들었다.


“좋은 날 다 갔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하······. 뭐 이렇게 빨리 와, 이왕 간 거 1년만 더 있다 오지.”

“대표님 안 계실 때가 정말 좋았는데, 차라리 저는 박 이사님이 대표님이셨으면 좋겠다니까요?”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하여튼 우리 대표 그 인간, 이 나이부터 그렇게 일하면 나중에 병나는데. 적당히를 몰라 적당히를.”


흡연장 한편에서는 업무 외에 사적인 얘기가 오고갔다.

하긴, 본인들보다 한참이나 어린 대표를 모시는 일은 결코 작은 마음가짐으론 버거운 일이니까.

한편 이 모습을 아니꼽게 바라보던 한경아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다들 많이 한가하신가 보네요. 여기서 이렇게 히히덕 거릴 시간도 있고.”

“어, 한 주임도 왔어? 대표님도 참 너무하시네. 연구 때문에 바쁜 사람을 불러들이고.”

“그러게나 말이예요.. 누구랑은 달리 바쁜 사람인데. 참 너무하시죠?”

“한 주임도 아직 한창인데 쉬엄쉬엄해. 연애도 좀 하고. 반반하게 생긴 얼굴 냅뒀다 뭐 할 거야?”


뭐가 그렇게 재밌다는 건지, 아무렇지 않게 희롱을 일삼는 이사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하······. 이사님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말씀하시면 신고 당해요.”


하나,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한경아가 아니었다.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칭찬이잖아 칭찬. 하여튼 요즘 사람들 무서워서 뭔 말을 못해. 안 그래 김 팀장?”

“아······. 그, 그렇죠. 요즘 사람들 참 너무한 것 같아요.”

“그게 무슨······!”

“아이고, 아이고 이거 이사님도 오셨군요.”


그 순간 등장한 소학준 연구소장.

어딘가 난처한 듯한 한경아의 표정을 보고는 부리나케 흡연장으로 달려왔다.


“한 주임. 이사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뭔가. 얼른 사과드리지.”

“소장님!”

“크흠. 됐어, 내가 뭐 꼴랑 사과나 받자고 이러는 줄 알아? 다 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니까 그러는 거지. 내가 한 주임 당신한테 관심이 없었으면 이런 말도 안 했어! 다 자기 잘되라고 했던 말을 또 아니꼽게 받아들여 가지고, 하여튼 요즘 친구들은 마인드부터가 문제야.”

“하하, 백번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러지 말라고 계속 일렀는데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 주임. 얼른 사과라고 하지 않았나?”


거듭되는 삼촌의 압박에 한경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다음에 또 이런 실수를 한다면 아무리 한 주임이 소 소장 조카라고 해도 안 넘어가.”

“아이고, 그럼요. 제가 잘 단속시키겠습니다.”


연신 혀를 끌끌 차며 회의실로 걸어 들어가는 박 이사.

이윽고 그의 모습이 사라진 순간 한경아는 이 억울함을 삼촌에게 고해 보였다.


“삼촌!”

“야 인석아, 아무리 그래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신고가 웬 말이냐.”

“그건 저 자식이 먼저.”

“참아, 저런 인간들 경험해 보지 않은 것도 아니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게 사람 새끼가 할 소리냐고.”

“기다려봐 저런 인간들이야 어차피 말로가 좋지 않았으니까.”


코어 코퍼레이션 회의실.

족히 어림잡아도 30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즐비하고 있었다.


“바쁜 사람들 불러 내놓고 자기는 왜 이렇게 늦는 거래?”

“그러니까요. 하여튼 자기 시간만 시간이고 남들 시간은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니까요.”


회의실에서도 박 이사와 김 팀장의 험담은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과연 두려울 게 없는건지, 그들의 목소리가 회의실 전체를 매우고 있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수는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벌컥―


“대표님 들어오십니다.”


그 순간 황지훈의 에스코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주은호. 왜인지 모르게 표정이 밝아보였다.


“다들 잘 지내셨습니까?”


* * *


“아무리 대표님이라도 1시간이나 늦으시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박 이사.

들리는 소문으론 내가 없는 동안 코어 코퍼레이션의 안방마님 행세를 하고 다녔다는 얘기를 들었다.

없는 얘기를 지어가며 내 험담을 하고 다녔다지?

물론 직장 상사에 대한 욕을 할 수 있다곤 생각하지만, 박 이사 이 인간은 선을 넘었다.


“하하,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그냥 오기는 그래서 선물을 좀 사느라고 시간이 지체됐네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적대 대상 1호. 표정부터 보아하니 내가 무슨 얘기라도 꺼내면 반발을 하고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바쁜 사람들 불러내서 중요하게 해야될 말이라는 게 뭡니까?”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모이라고 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뜸 들이지 마시고 빨리 말씀하시죠.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작업 스탑 시켜놓고 온 사람들입니다..”

“하하, 그리 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오늘 이 회의가 끝나면 다들 퇴근하실 거니까요. 저기 황 이사님?”

“네 대표님.”


그간 직원들에 노고의 보답을 하고자 준비한 선물이었다.

이윽고 황지훈이 단상 위로 올라가 프레젠테이션을 켜보였다.


“이, 이게 뭡니까 대표님?”

“제가 없는 동안 모두들 열심히 임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니 원하는 대로 골라보시죠.”


화이트스크린에 비춰지는 선물 후보들을 보더니, 일동 전직원들의 눈이 커다래지기 시작했다.


“1번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C Class, 2번 현금 5,000만 원, 3번 시그니엘 호텔 4년 무료 이용권입니다.”


그 순간 환하게 밝아지는 직원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해졌다.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재정이 그렇게 넉넉한 것도 아닌데, 5,000만 원이라니요?”


하나, 이런 순간에도 딴지를 걸고 넘어가는 인간이 있었으니. 박 이사 이 인간이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일순간 박 이사의 횡포에 직원들의 표정이 암울해져갔다.


“재정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좀 나중에 밝히려고 했는데. 저희 회사가 영국의 의료 기기업체 코어 메디슨과 인수 합병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모두의 표정이 의아하다는 얼굴로 변해갔다.

아마, 코어 메디슨이라는 회사에 대해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저기, 황 이사님? 아까 말씀드렸던 유인물 좀 나눠주시죠.”


이윽고 각 테이블마다 유인물이 전달됐다.


“부가 설명을 하자면 이 회사는 첨단 유전자 조작 기술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단언컨대 우리 회사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만들어 낼 회사입니다.”

“영국 가서 한다는 게 고작 이런 말도 안 되는 애들 장난감에 투자를 하고 오시는 거였습니까?”


어김없이 끼어드는 박 이사의 말장난.

그저 귀엽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었다.


“박 이사님.”

“?”

“제 설명 아직 안 끝났는데요? 그리고 자꾸 벌떡벌떡 일어나지 마시죠. 자꾸 그러시면 우리 회사랑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간주하겠습니다.”

“그, 그게 무슨.”


순간 발끈한 것 같았지만, 그 옆에 있던 김 팀장의 만류로 박 이사의 횡포가 일단락 되었다.


“여러분들이 제 무모함 때문에 고생하고 계신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수월해질 거란 말씀은 드릴 수 없겠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자리를 빌려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뇌물을 드리는 겁니다. 지금 이 코어 코퍼레이션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를 압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오늘부터 TF 팀을 꾸려 앞으로 한 달 뒤에 들어올 크리스퍼 CAS9 사용화에 많은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사전 신고 같은 거나 내부 승인이 필요하겠죠? 황 이사님?”

“네. 대표님.”

“황 이사님을 축으로 각 팀마다 1명씩을 각출하여 총 9명을 모집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장비가 필요할 것 같은 병원에 영업 또한 부탁드립니다.”

“그건 안 되지!”

“무슨 일이시죠 박 이사님?”


갑작스럽게 끼어든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다만, 저 뻔뻔한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했을 뿐.


“우리 황 이사님이 마냥 노시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 일은 동시에 합니까, 영업은 제가 맡도록 하죠.”

“원래부터 영업은 황 이사 관할이었습니다. 박 이사님은 연구 이사이시죠? 제가 믿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이래 봬도 한창때는 영업도 같이 뛰었습니다. 믿고 맡겨 주신다면 대표님이 상상치도 못했던 이윤을 안겨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나 뻔뻔할 수가.

박 이사 이 인간에게 영업을 맡겼다간 분명 어떤 이유에서든 일이 그르치게 될 게 분명하다.

또 저 인간이라면 분명 중간에서 공금을 횡령할 수도 있는 일이고.


“죄송하지만, 못미덥네요. 이번 일은 제가 방금 말한 것처럼 황 이사님이 진행하는 걸로 하시죠.”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 하자는 겁니까?”


어지간하면 봐주려고 했더니 안 되겠네.

옛부터 말 안 듣는 놈한테는 매가 약이라고 했어.


“어이, 박 이사님.”

“어, 어이? 어이라고 하셨습니까 지금?”

“네. 그럼 여기서 그렇게 불릴 사람이 당신 말고 더 있나요?”

“이봐요, 주 대표! 나 박 이사야. 당신이 아무리 대표라고 해도 나한테는 이러면 안 되지.”

“정 그러면 당신이 대표를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아버지 같아서 가만히 냅뒀더니 왜 자꾸 기어오르지 간지럽게? 박 이사님 회사 그만 다니고 싶어요?”

“뭐, 뭐? 당신이 나한테 이러고도 멀쩡할 것 같아?”

“뭐, TK 빽이 있다 이건가? 어디 라인인데요? 제 아무리 잘 서봤자 회장님 라인보다 탄탄한가?”


결코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TK에서 이곳으로 오기 전 분명 황 회장과 나의 관계를 모르고 있을리도 없었고, 더구나 이 회사에는 황 회장의 친족이 이사로 임하고 있었으니까.


“그냥 앞으로 출근하지 마세요. 가만 냅두면 당신 계속 기어오를 것 같아.”

“참나, 이사를 자르겠다? 어이 주 대표 이사 해임에도 절차가 따르는 걸 모를 정도로 능력없는 사람이었나?”

“절차 중요하죠, 사내 여직원들 성희롱으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 근무 태도 불량. 뭐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창피를 당한 게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는 박 이사.


“내가 없으면 이 회사가 굴러갈 것 같아!”

“당신 빈자리쯤이야 사람을 구하면 되는거고.”

“웃기는 소리 하지마, 나 없으면 니들 다 망해.”

“소 소장님. 소장님이 연구 이사직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통쾌하다는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는 소학준 소장.

아니, 이제는 연구 이사님이라고 불러야겠네.

한편 그 순간 박이사의 절규 소리가 들려왔다.


“웃기지마! 내가 이 회사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는데!”

“오늘 회의는 이쯤에서 마치는 걸로 하겠습니다. 각자 업무 분담 잘해서 부디 이번 건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다들 퇴근들 하세요.”


회의실 밖으로 우르르 달려나가는 발소리.


“야, 김 팀장!”

“이 손 치우시죠. 더러워서 더는 못 볼 것 같았는데 속이 다 시원하네.”


방문을 나가면서 보인 모습은 박 이사의 간절한 도움 요청과 그걸 무시하는 김 팀장의 모습이었다.


“한경아 씨.”


한편 방문을 나온 순간부터 자꾸 내 옆을 어슬렁 거리는 한경아.


“네, 네! 대표님.”

“이전에 삐져있었던 건 다 풀어지셨나요?”

“네?”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그녀.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아닙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우리 잘 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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