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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1,785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9.25 22:21
조회
1,842
추천
42
글자
12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44화

.




DUMMY

끼익―


“은호야, 형 왔다.”

“왔어, 얘기는 잘 됐나?”


데이브를 발견하고는 연신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는지 그 자리에서 발이 굳어 버렸다.


“이분은 앞으로 우리 수소 생산 기지에 기지장을 맡아줄 데이브. 그리고 이쪽은 황지훈 이사님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의 인사를 들었음에도 황지훈은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곤 따가운 눈초리로 나를 마구 째려보기 시작했다.


“왜 또, 왜 그런 눈을 뜨는데?”

“저기 대표님? 잠시만 저랑 얘기 좀 하실까요?”

“그냥 여기서 얘기하지,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닐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지만, 문밖으로 나간 순간 쏟아질 잔소리 세례가 두려웠을 뿐이다.


“중요한 얘기니까 얼른 나오시죠.”

“하······. 저기 데이브?”

“네?”

“아무래도 중요한 얘기인 것 같아서 잠시만 좀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워도 괜찮겠습니까?”

“그럼요. 다녀오세요.”


사실 말려주길 바랬지만, 이해심이 지나치게 많았던 데이브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황지훈에게 붙잡혀 연구소 밖 한편에 마련해둔 흡연실에 끌려올 수밖에 없었다.


“너 자꾸 너 맘대로 이럴 거야?”

“뭐가? 내가 뭘 했다고.”

“저 얼빵하게 생긴 사람은 뭔데 갑자기? 기지장이라는 건 또 무슨 소리야?”

“어차피 우리는 언젠가 여기를 떠날 사람들이잖아, 누군가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해.”

“너 설마 오늘 약속있다고 했던 이유가 저 인간 만나러 가는 거였냐?”

“그렇다고 하면 좀 봐줄 생각이 있나?”

“그걸 말이라고! 너 인마 아무리 너가 대표라지만, 너무 너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적어도 나한테는 먼저 말을 했어야 할 거 아니야.”


솔직히 왜 이렇게까지 황지훈이 열불을 내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어찌됐든 데이브는 유능한 과학자였고, 나에게 있어서 득이 될 사람이었으니까.


“그래 너가 데려온 사람이니까 똑똑한 사람이긴 하겠지, 근데 있잖아. 적어도 사람을 뽑을 거면 나한텐 좀 미리 언질을 줄 수 있지 않았냐? 나도 이 회사의 이사진인데?”


하나 그의 말을 도저히 반박할 수 없었다.

여태 그가 내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우느라 고생했다고 하는 말이 단순 장난인지 알았다.

하나 조금만 고쳐 생각해보니, 언제나 그 과정에서 갈려지는 건 황지훈이었고, 아마 이번 일도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을 테지.


“미안하다, 이번만 부탁 좀 하자.”

“아무튼 넌 진짜 개새끼야.”


하나, 이런 사사로운 감정 얘기를 길게 끌고 나갈 황지훈이 아니었다.

아니, 이런 모습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방금 주지사님 만나고 오는 길인데, 너 놀라지 마라.”


이윽고 그의 손에 들린 A4용지 뭉치들.


“이게 뭔데.”


마침내 그가 건넨 서류를 읽은 순간 입꼬리가 올라갔다.

단순히 사업 허가서 때문에 그런 게 아니다.

그 아래에 적혀있는 부가 사항.


“수소 생산 기지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그것도 50년이나?”

“응, 내가 살살 말로 달랬더니, 그러자고 하시더라고.”

“오~ 황지훈. 웬일이야? 이렇게 대견한 일을 다 해내고.”


몇 번 이런 식으로 칭찬을 해주니 금세 태도를 돌변해 보이는 황지훈이었다.


“뭐가 인마, 그러니까 앞으로 너도 뭐 하면 나랑 상의좀 해달라고. 가만보면 내가 무슨 자기 시종인 줄 아는 것 같아.”

“미안하다니까 참.”


무릇 자신이 조금 지나쳤다 생각했는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황지훈이었다.


“다음부턴 안 그러면 되잖아. 그러니까 화 좀 풀자.”

“내가 또 언제 화를 냈다고. 그것보다 안에 사람 기다리겠다 얼른 들어가자.”


황지훈이 먼저 앞장서 연구실로 발걸음을 돌렸고, 나는 자연스레 그의 뒤를 따랐다.


끼익―


“······!”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흠칫 놀라 몸을 들썩거리는 데이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느껴지는 무언가 수상한 기분.


“데이브? 거기서 뭐 하십니까?”

“······.”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의심스러웠다.


“뭐하고 계셨냐고 물었는데요.”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못 보던 물건이 있길래 살펴보다가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툭―


곧이어 그의 뒤에 떨어지는 기계장치 하나.

이전 고순도 수소를 생산해 내기 위한 장치였다.


“하······. 야 주은호 넌 진짜.”


한편 등 뒤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내짓는 황지훈. 하나, 그 순간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뭔 짓을 한 겁니까.”

“네?”

“뭔 짓을 했길래 이래요. 바른대로 말씀하시죠.”

“아, 저는 그냥 개선이 필요할 것 같은 부분이 보여서 정말 조금만 손을 댔을 뿐입니다.”


이윽고 나는 그가 개선한 장치를 이전 만들어 두었던 스텍에 적용시켜 보였다.

급기야 장치를 가동시킨 순간.


“100%?”


이전에 생산해냈던 수소의 순도는 90.1% 기존 것과 비교하면 말이 되지 않는 기술이었다. 단순 9.9%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0.1 프로 때문에 개발의 성공 여부가 갈리는 게 바로 수소 산업 분야이다. 하나, 이 자는 잠깐 우리가 밖에 나가있던 30분 만에 100% 순도를 자랑하는 장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뭐라고? 100%?”


이런 상황에 놀란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황지훈이 놀란 토끼 눈을 뜨고 장비 앞에 섰다.


“정말 죄송합니다. 멋대로 손 데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죄송하다니요?”


그 순간 황지훈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급 다정해진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데이브는 몸을 살짝 주춤거렸다.


2030년 모든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서로를 경쟁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었고, 잇따른 기술력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공유가 되어왔다.

하나, 그중에서도 열람에 제한이 걸려있었던 몇 가지의 기술력이 있었는데, 그 중하나가 100% 순도를 생산해 내는 기술.

그리고 이 기술의 원저작자 역시 데이브 이 사람이었다.


“데이브, 당장 저희랑 계약서 먼저 작성하시죠.”


* * *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고

수소 자동차는 생산에 들어갔으며, 샌프란시스코에 세워질 수소 생산기지의 준공식을 열었다.

완전 친환경 수소 생산 기지라는 생소한 이름에, 구경을 하러 온 인파의 수가 결코 적지 않았고, 그 중엔 에너지부의 장관과 여러 방송사의 기자들이 자리에 참석해 있었다.

하나, 왜인지 귀찮은 일에 얽힐 것 같은 기분에 열심히 그들을 피해다니던 중. 데이브가 나를 찾아왔다.


“저기 대표님.”

“데이브. 무슨 일입니까?”

“대표님을 찾는 손님분들이 많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슬슬 나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데이브가 이 법인 연구소에 이사진이 된 것도 꽤 오래전 얘기였다.


“또 무슨 일로 그러신데요? 그냥 나 없다고 그러면 안 되나요?”

“그래도 준공식 시작 전에 손님들한테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황지훈과 같이 잘도 붙어 다니더니, 데이브의 표정도 이전과 달리 한층 밝아졌다.

이제는 완벽히 적응을 한 모습.


“왜 그러십니까?”


나도 모르게 대견한 마음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닙니다. 다들 어디 계신다고요?”

“기지 내부에서 순방 중이십니다.”

“그래요 고마워요.”


데이브를 뒤로하고 기지 내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안에 모여있는 다양한 부서의 관료들.

천천히 다가가 자연스레 그 무리에 섞여 보였다.


“오~ 미스터 주, 계속 찾고 있었습니다. 어디 계셨던 겁니까?”


수많은 인파 속에서 가장 먼저 나를 찾아낸 건 존 크리거 주지사였다.


“배가 조금 아파서 잠깐 자리를 비웠습니다.”

“하하하, 긴장하셨나 보군요.”

“네. 아무래도 이런 자리가 조금 어색하다 보니까,”


수소 생산 기지 덕분에 줄곧 언론의 관심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덕분에 캘리포니아는 청정 그린시티라는 명예로운 호칭이 붙었고, 몹시 기분이 좋았던 존 크리거 주지사는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기공식에 참여하라는 초청장을 돌린 상태였다. 그리고 모인 인간들이 바로 이 사람들.


“그나저나, 생각보다 발이 넓으시네요. 다 주지사님께서 부르신 겁니까?”


고작 일개 법인 회사가 세운 수소 생산 기지를 보러 각 지방 관료들은 고사하고 왜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을 사람들도 허다했으니까.


― 곧이어 주은호 대표의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예정이오니 귀빈 여러분께선 자리에 착석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기어이 오고야 만 시간.

그동안 준비해 왔던 수소 인프라 구상도에 대한 프레젠 테이션을 진행할 시간이었다.


짝짝짝―


무대에 올라간 순간 밀려오는 부담감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위에서 내려본 객석은 오로지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어······. 우선 이곳까지 먼 발걸음을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띡―


대형 스크린에 띄워진 수소 인프라 구상도.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사실 이건 2030년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은 것이었다.


“저희 코어 에코 시티 산업은 사실 이 수소 생산기지 하나가 끝이 아닙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지가 가동되는 시기에 맞춰 저희는 미국 전역에 수소 충전소를 마련할 것이고, 뿐만아니라 포드사와 합작하여 세계 최초 수소 내연기관 차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부웅―


이전 만들어 두었던 수소 자동차의 샘플 모델이었다.

모두가 일제히 무대 위로 달려오는 수소 자동차에 시선을 돌렸다.


“사실 수소 내연 기관차라는 게 그리 생소하시진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가 마주한 적도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알다시피 이 기술은 개발과 동시에 따라오는 리스크가 적지 않았으니까요. 황 이사님.”


내 부름에 황지훈이 오함마를 들고 무대 위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는 듯 관객들의 표정이 겁에 질려있었다.


“자동차라는 건 우리 삶의 아주 밀접한 관계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 물건이 탈 때마다 불안해야 하고 두려워해야 한다면 아무도 타지 않겠죠? 그래서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증명을 해보이려고 합니다. 시작하시죠.”


급기야 황지훈이 본넷을 열어 수소 탱크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관객들의 눈이 순간 질끈 감겨졌다.


쾅―!

쾅―!


하나 거듭되는 망치질에도 수소 탱크는 끄떡없었다.


“외관은 멀쩡하지만 수소가 누출되었는지 확인해 보려면 불만한 것이 없겠죠?”


급기야 나는 주머니 속에서 라이터를 꺼내 보였고, 제발 멈춰달라는 듯 모두가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하나, 모든 걸 알고 나에겐 그저 이 상황이 우스울 뿐이었다.


딸깍―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떠지는 관객들의 눈.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걸 확인한 관객들은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 발표는 여기까지입니다.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조금은 무모한 내 프레젠테이션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단상 아래로 내려가던 순간 내 엽기적인 행동에 놀란 몇 명의 사람들이 나에게 육두문자를 남발하고 있었지만, 다른 건 몰라도 확실한 건 이 모든 상황이 현재 미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보도되고 있었고, 안전함 하나만큼은 충분히 대중에게 각인이 됐을 것이다.


그런 관심을 뒤로하고 자리를 떠라려던 순간.

한 남성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스터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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