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회귀남녀

더 네무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8.04.13 18:34
최근연재일 :
2008.04.13 18:34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13,023
추천수 :
155
글자수 :
226,961

작성
08.01.30 14:21
조회
122
추천
2
글자
11쪽

The Nemooria - 21.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DUMMY

- 21


본가에 잠시 돌아온 린이지만, 그녀는 거실에 있지 않았다. 독립 전에 잤던 자기 침실로 올라와서 뒹굴 뿐이다. 같이 있는 김 대표는 얼굴에 “답답하고 짜증나요” 라는 표정을 지우지 않고 있었다.


“린.”

“난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야. 그건 네가 더 잘 알잖아.”

“린. 친척 분들하고 어울리셔야 해요.”

“싫어.”


린은 강하게 돌아누웠다.

아. 팔찌.

불현듯 머리에 떠오른 팔찌. 린은 침대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아, 맨 아래 칸에 있는 서랍을 열었다.


“어! 팔찌가 없어.”

“예?”

“이 서랍장에 팔찌를 하나 빼놓은 게 있었거든. 근데 없어졌어.”


어딜 간 거지? 식구들 중에 이 서랍에 팔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의자에 앉아 가만히 머릿속을 뒤적이던 린은 순간 눈을 감았다가 떴다. 떠오르는 게 있었다.


“민 비서.”

“예? 지우가요?”

“응. 전에 내 방 구경한다고 들어왔다가, 내가 팔찌를 꺼냈다가 다시 넣는 걸 봤거든. 팔찌가 이 서랍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민 비서뿐이야.”


린의 말에 수경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렇다면 언제 민 비서가 와서 팔찌를 빼갔다는 뜻이 되겠네요.”

“음.”


근데 왜 가져갔을까?

아무리 천재 탐정인 린이라고 해도, 민 비서가 함부로 자신의 팔찌를 가져간 이유를 모르는 그녀였다.


그 시각 유리는.

서점에서 책을 모두 산 유리는 잠시 집에 돌아왔다. 책을 너무 많이 산 덕에 마트에 다녀올 엄두를 못 낸 것이다.


“다녀왔어-!”


텅~

허나 텅 비어있는 집안. 게다가 케이와 레인의 대답도 없다. 양 손 가득 서점에서 받은 책 봉투를 거실 바닥에 내려놓은 유리는, 신발을 벗고 2층으로 성큼 올라갔다.


“케이-! 레인-! 없네? 아까 전화 받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말 없었는데. 뭐. 나중에는 들어오겠지.”


어깨를 으쓱이며 한숨을 살짝 내쉰 유리는 방에 들어가서 인터넷으로 초콜렛에 대해 검색하고, 인쇄까지 모두 다 한 뒤에,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마트에 들러서 초콜렛을 만들 재료를 살 차례.

마트에 들어간 유리는 카트 하나를 뽑아 밀며, 가게 안을 돌아보며 이것저것 끌리는 대로 샀다.

누구나가 마트에만 오면 걸린다는 그 병, “충동구매”! 유리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린의 통장 계좌에 연결되어 있는 이 신용카드.

린이 학교 다닐 때부터 꼬박꼬박 모아온 용돈과, 지난 1년 사건 정리하고 받은 수고비까지 해서 모아뒀던 돈이 요즘 들어 신나게 빠지고 있는 중인데, 그 장대한 역할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유리.

그녀는 카드를 긁어서 나가는 돈에 대한 내용이, 문자가 되어 린의 휴대전화에 바로 들어간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덕에 신나게 물건을 사는 중이다.

빵을 포함한 제과에서 출발해 과자, 음료수, 고기류, 라면, 각종 소스 등- 정작 필요한 초콜렛 재료는 뒷전이다. 1시간을 돌아다닌 뒤에야 초콜렛 재료를 보기 시작하는 유리.

음- 케이하고 레인하고, 민 비서님이랑 김 대표님이랑 린 언니랑. 총 5개네? 아, 나도 조금은 먹을 거니까 6개. 레인은 단 걸 좋아하니까 큐티 하트쉘 다크, 케이는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쉘초콜렛 밀크, 린 언니는 쉘초콜렛 화이트로! 민 비서님도 과자를 어느 정도 먹는 것 같았으니까 코딩 밀크가 좋겠지? 김 대표님도 같은 걸로-

데코레이션 재료랑 틀도 하나 정도 사야겠고. 아. 틀은 큐티종합몰드가 예쁘더라! 포장은 예쁘고 고급일수록 좋겠지? 다들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귀여운 얼굴에 걸맞은 싱글벙글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그녀, 유리.

재료를 모두 카트에 수북하게 담은 유리는 카트를 몰아 계산대로 향했다.


“모두 546,800원입니다, 손님.”


자기 돈 아니라고 너무 막 사더니 결국은 6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나와 버렸다. 허나 유리는 당당하게 지갑 안의 카드를 꺼내어 건넸다.


“할부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일시불요.”


유리가 고개를 젓자 점원은 잠시 놀라 되묻는다.


“50만원이 넘어가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점원은 유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카드를 긁었다. 물론 유리가 눈치 채지 못 하게 카드 뒤에 있는 서명을 잠시 확인한 점원이었다.


“546,800원 모두 계산 되었습니다. 여기 이 란에, 서명 좀 해주세요.”

“예.”


유리는 능숙하게 서명란에 서명을 스슥 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거지만 여러 번 하는 것처럼 태연하고 익숙하게! 유리의 서명이 끝나자 직원은 종이를 떼어 건네며 말했다. 이미 남자 직원이 상자에 물건을 척척 담고 있었다.


“집 주소를 적어주시면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정말요? 서울 중앙경찰청 옆에 있는 3층짜리 유리로 된 자택이 집이에요!”

“…예?”


유리의 당당한 답변에 계산대 직원과 물건 싸던 직원이 행동을 멈췄다. 이들의 행동이 왜 이런지를 모르는 유리는 다시 말했다.

이 사람들 왜 이러지?


“경찰청 바로 옆이 우리 집인데요?”


유리의 당당한 답변에 직원들은 헛기침을 하며 하던 행동을 계속했다. 배달직원과 유리가 마트를 나간 직후, 직원들은 일제히 수배지를 살폈다. 하지만 유리의 얼굴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긴….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라면 이런 곳을 활보할 이유가 없지. D.True가 계시니까.”

“하지만 아까 분명히 카드를 일시불로 긁었는데?”


유리가 고른 물건들을 직접 계산한 점원은 영수증을 다시 확인했다.


“서명, 똑같아.”


카드의 주인이 유리가 맞는다는 게, 그녀는 사건을 일으키지 않는 일반인이라는 게 확인되는 순간이다.

한편 유리가 집에 잠시 들어갔을 때 집에 없던 케이와 레인은 지금, 각자 흩어져서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다.


“나머지는 서에 가서 얘기하시죠.”

“예….”


연락 받고 나와 있던 도난관리과 형사가 범인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경찰차로 먼저 가고, 도난관리과 반장과 케이만이 남았다.


“아주 훌륭한 추리였어. 고생했네. 슬슬 설인데 집에는 안 가도 되나?”


반장의 말에 케이는 미리 린과 짜둔 각본대로 대답했다.


“왔다 갔다 너무 멀어서요.”

“하긴. 그것도 그렇지.”


이미 반쯤 지구 사람이 아니라는 게 린에게는 들통 났지만, 그녀야 어차피 데려가야 하기에 상관없는 사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게 아니기 때문에, 린과 미리 각본을 하나 짜둔 상태다.

하지만 케이의 그 말이 경찰들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소리임을, 린을 포함한 그들은 모르는 듯 했다.


“그- 래? 그럼 교통관리과에 얘기를 미리 넣어놓을 테니, 내일부터 잘 좀 부탁함세!”

“예?”


보석강도를 추격하고 붙잡는데 성공한 레인도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들의 실질적인 수장인 린은-

본가의 집에서 한가로이 놀다가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하지만 그 문자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 문자가 아닌, 마트에서 얼마 썼다는 것을 알리는 신용카드 문자였다.


“5…546,800원? 아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깜짝 놀란 린은 얼른 통화 단추를 눌러서 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에 들어와 물건을 정리하던 유리는 여전히 이어폰을 낀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유리!!”

“아, 린 언니! 이번 주 주말 기대해요, 내가 선물 하나 해줄게.”

“됐고, 54만 얼마인가 그거 너야?”


린의 따지는 말투를 들으면서도 유리는 싱글벙글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실직고를 하는데-


“예. 미안해요, 언니. 사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마트에 갔더니 맛있어 보이는 게 너무 많은 거 있죠? 그래서 그냥 몽땅 사버렸어요!”


싱글벙글 해맑은 미소가 눈에 보이는구나.

어차피 저지른 일 이번은 그냥 넘어간다. 다음부터는 가만 안 있는다?


“한 번만 더 이랬다간 봐, 가만 안 있을 테니.”

“언니, 화났어요? 내가 선물 줄 테니까 풀어요, 언니! 아잉~”


전화 너머로 들리는 귀여운 애교에, 린은 화를 풀 수밖에 없었다.


“어휴. 유리, 너의 그 애교에 안 넘어가는 사람 없을 거다. 무슨 선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해도 되지?”

“예~ 잔뜩 기대해서 돌아오시면 되요!”

“그래. 끊자.”


따지려고 걸었던 전화가 웃으면서 끊어질 줄 누가 알았으랴. 이상하게도 케이 일행과 만난 후부터 입가의 미소가 조금씩 늘어나는 느낌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일 지도 모른다.

그랬다고 그냥 넘어갈 린이 아니다. 눈빛이 차갑게 변한 린은 이내 침대에 내려뒀던 전화를 집어 들었다.

한편 말 한 마디 잘 못 해서 교통관리과에 건너가게 된 케이와 레인은, 교통관리과 반장으로부터 어이없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교통 정비를 해달라고요?”

“저희가 왜요?”

“경찰 수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설명 했지 않나. 자네들은 서울역으로 가서 몰리는 인파의 통로를 뚫어주게나. 1시간에 3만원! 요즘 정규직 직원들의 시간당 수당보다 비싼 거야.”


어쩌지? 린에게 받은 숙제는 거의 다 했고, 어차피 집에서 뒹굴어봐야 린한테 좋은 인식 못 심어주니까, 밖에 나와 우리 용돈이라도 버는 게 낫겠지?

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쐐기를 박는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으니. 케이의 전화가 대표로 울린다. 액정에는 린이라고 떠 있다.


“어, 나야.”

“돈 갚아. 유리가 마트에서 물건 산 546,800원 너희가 갚아. 너희 탐정 활동 하느라 많이 벌잖아? 이 달 내로 안 갚으면 쫓겨날 줄 알아.”


뚝. 할 말만 다 하고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는 린이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케이와 레인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유리 녀석 서점이라고 하던데, 설마 사고 친 건 아니겠지?


“린이 뭐래?”

“돈 갚으래. 546,800원.”

“뭐? 거의 60만원이잖아!”


기겁을 하는 그들이었다.




속담입니다.

원래 되놈은 중국인을 가리킨다고 하네요.

네무리아 에서의 되놈은 "유리"랍니다.

곰은 당연히 "케이와 레인"이 되겠지요.

한 마디로,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는.

^~^;;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5-07 16:01)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네무리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The Nemooria - 22. 서울역에서의 소동과 무라마사 +2 08.01.31 139 3 9쪽
» The Nemooria - 21.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2 08.01.30 123 2 11쪽
20 The Nemooria - 20. 케이와 레인에게 주어진 숙제 08.01.29 129 3 11쪽
19 The Nemooria - 19. 악몽의 발렌타인 데이 08.01.25 112 3 10쪽
18 The Nemooria - 18. 자살기도 +2 08.01.24 101 3 10쪽
17 The Nemooria - 17. UN본부에서의 결전 08.01.22 104 3 11쪽
16 The Nemooria - 16. 비행기 안에서의 소동 08.01.21 89 3 8쪽
15 The Nemooria - 15 정보의 바다로 퍼진 후폭풍 08.01.18 96 3 11쪽
14 The Nemooria - 14 케이의 질투와 린의 사형 방식 08.01.17 99 2 12쪽
13 The Nemooria - 13 린과 해성의 10년만의 재회 08.01.16 90 2 10쪽
12 The Nemooria - 12. 범인을 찾아서 +2 08.01.15 100 4 10쪽
11 The Nemooria - 11. 사라진 칼과 아직은 어색한 그들 08.01.14 86 2 8쪽
10 The Nemooria - 10. 촬영장에서의 키스 씬 08.01.11 100 2 10쪽
9 The Nemooria - 09. 파격변신! 린은 지금 망가지는 중 08.01.10 119 3 9쪽
8 The Nemooria - 08. 끊어지지 않는 의심 08.01.08 109 3 8쪽
7 The Nemooria - 07. 경호원들과 함께 쇼핑을 +2 08.01.07 147 3 9쪽
6 The Nemooria - 06. D.True의 지금은 납치 중 +2 08.01.04 164 3 9쪽
5 The Nemooria - 05. 케이일행의 계산착오와 이사준비 08.01.03 125 2 8쪽
4 The Nemooria - 04. 시험장에서. 08.01.03 128 2 10쪽
3 The Nemooria - 03. 네무리아인이라는 증거 08.01.02 179 2 10쪽
2 The Nemooria - 02. 적 vs 적! 현장에서 마주하다 08.01.02 243 3 11쪽
1 The Nemooria - 00. 서막 + - 01. 대학생 탐정의 대작전 +2 08.01.02 940 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