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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더 네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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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8.04.13 18:34
최근연재일 :
2008.04.13 18:3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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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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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The Nemooria - 10. 촬영장에서의 키스 씬

DUMMY

- 10


며칠 후.

린이 편의점 도난사건을 마무리한 지 1주가 지났다. 그동안 린은 짬짬이 케이일행에게 경범죄와 형별 죄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쳤다. 그리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독극물> 에 알려줄 시간.


“다들 내려와-.”


1주라는 시간만큼 가까워진 것을 나타내는 비칭. 같이 사는데 존칭은 어색하다며 민 비서가 모두를 붙들고 장장 2시간 설교한 결과다.

하루 이틀 있을 것도 아니고~ 라면서 열변을 토하는 민 비서, 지우지만 듣는 린과 케이일행의 표정은 짜증 그 자체였다. 저 따위 말을 왜 해, 라는 식의.

그렇게 어렵사리(?) 말을 놓게 된 그들. 사흘 전 일이다.

다시 오늘.

회의실에서 복사가 된 용지 몇 장을 손에 든 린. 그녀는 2층을 향해 말하고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집안이라서 역시 가볍게 입고 있는 그녀. 달라붙은 옷 위로 드러난 굴곡은 체중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그 1주 동안 케이일행은 린이 과식을 해도, 운동이나 추적 등을 통해 에너지를 모두 소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두세 번 린을 대신해 현장에 투입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범죄자의 손에 들어간 세계적인 보물을 몇 개 되찾기도 했다. 신기한 지구의 보물을 볼 때마다 케이일행은 나오는 탄성을 참아야만 했다. 의심이 조금씩 걷히고 있는데, 기름을 부을 수는 없지 않은가.

밤사이 사건 하나를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케이와 레인, 유리는 몇 시간 자지도 못 하고 일어나야 했다. 아까 린이 올라와서 깨웠었다. 요 며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돌아다닌 덕에, 감기 안 걸리는 게 다행일 정도다.


“세 사람 다 괜찮아?”


새벽시장에 가서 좋은 식 재료 싸게 사서 들어오던 지우가 계단을 내려오던 케이일행을 봤다. 살짝 고개를 빼어 계단을 보던 린은 이내 한숨을 쉬었다.

그래. 요 며칠 날 대신해서 현장에 나갔으니 피곤하기도 하겠지. 알았어. 그간의 고생을 생각해서 오늘은 그냥 넘어가야겠어. 생각을 정리한 린은 일행을 다시 올려 보낸다.


“올라가서 푹 쉬어. 나중에 일어나면 같이 놀러나가자고. 선배도 그거 정리해놓고 쉬어요. 추운데 고생했어.”

“음.”


시장을 본 봉투를 잠시 내려뒀던 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무렵,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본가로 간 린은 어머니, 아버지와 한 판 말싸움을 벌였다. 독립이 문제였던 것이다. 말도 없이 집을 만들어 보란 듯이 나왔으니 그럴 수밖에.

결말이 나지 않은 채 나온 린은 지우와 함께 돌아오면서 중얼거렸다.


“내일 놀러나가고 싶어.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시끄러운 곳으로. 기구도 탈 수 있는 곳으로.”

“음, 그러자.”


안 그래도 마침 외출 얘기를 꺼내고 싶었던 지우였던 지라, 린이 먼저 그런 말을 해주는 게 고마웠다. 그동안 제대로 쉬지를 못 했던 그들. 마침 케이 일행에게 서울구경도 시켜줄 겸 내일은 노는 날로 정했다.

다음 날. 1월 20일 수요일.

토요일 하루 푹 잔 덕에 다들 6시도 안 되서 일어났다. 1층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며 린이 낸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지우가 밖으로 나온다.


“도시락을 싸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응. 아직 1월이고 평일이지만 방학이니까 가족 단위로 많이 모이지 않을까 싶어. 경비도 아끼고 좋지. 특히 거기는 실내와 실외로 나뉘어져 있으니까.”


그리고 움직였다.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한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으로 끊고 도시락과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동행한 김 대표와 민 비서.

두 팔을 위로 올리고 소리를 확 질러보는 린과, 지구의 놀이공원은 처음 와서 기분이 남다른 케이 일행. 앞서가는 그들을 보며 김 대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왼손에 든 비디오카메라로 린 일행의 모습을 찍으면서.


“잘 생각했어요. 린은 좀 쉬어야 해요.”

“제 생각 아닙니다, 대표. 린이, 예린이가 먼저 놀러 나오고 싶다고 했어요. 어제 회장님과 사모님과 한 판 했거든요.”

“어머!”


김 대표는 입을 살짝 벌리며 오른손으로 가렸다. 왼손에 든 비디오카메라에 찍히는 린의 모습은 어제 한 판 한 사람 같지 않았다.

놀이공원에는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신비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모습에 비해 오늘이 훨씬 밝고 좋아 보인다.

그동안 속병을 얼마나 앓았을까. 학교를 못 나가 친구도 못 만나고, 아버지의 명령 때문에 휴학도 못 하고, 유급 당했지만 아무 말도 못 하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번 차에 케인 일행과 아주 친해졌으면 좋겠다, 라는 게 김 대표와 민 비서의 바람이다.

카메라 안에서 조금씩 밝아지는 린을 보던 김 대표, 오른손을 내리며 손가락을 튕긴다.


“아, 맞다. 오늘 회전목마 있는데서 광고지면 촬영이 있다고 그랬는데.”

“그래요? 그럼 다 같이 거기로 가죠. 예린아~”

“…?”


빙글 돌아보는 린. 비디오에 다 녹음된다고 김 대표가 옆에서 그렇게 찔러도, 민 비서는 예린아~ 라고 큰 소리로 부르는 걸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린 일행이 다 같이 오는 시차에 맞춰서 고함을 지르는 민 비서다.


“아프잖아요, 김 대표!”

“흥.”


콧방귀만 끄는 김 대표였다.

회전목마 앞.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그 안에서는 촬영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전화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감독의 고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웅성거리는 것도 멈췄다.


“추운데 몇 시간을 기다린 줄 알아? 싫으면 때리쳐, 나도 안 말려!”


전화를 거칠게 끊은 감독은 씩씩대며 주위를 살피고는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빽 질렀다.


“뭘 봐요!”


깜짝 놀란 사람들은 모두 흩어지고 막 온 린 일행 6명만 남았다. 무심코 린과 바로 옆에 선 케이를 바라보던 감독, 선글라스를 벗으며 벌떡 일어나 린 쪽으로 오는 게 아닌가. 그는 린과 유리를 보며 활짝 웃었다.


“오오! 아가씨, 머리 어디서 염색했어? 색깔 너무 멋있는데! 아니, 두 여자 분이 쌍둥이인가?”

“예?”


눈을 껌벅이는 린과 유리. 지금 상황은 뭐지? 이미 김 대표에게서 광고 촬영한다는 말을 들었기는 했지만- 감독은 린과 케이가 맘에 들었는지 둘만 보며 쉴 새 없이 떠든다.


“들어봐. 오늘 광고를 찍으려고 현재 열애 중인 두 남녀를 섭외를 했는데, 이것들이 오늘에 와서 안 나온다고 하는 거 있지? 이미 여러 차례 광고를 대주었던 대행사에서 부탁하는 거라서 우리 쪽은 거절이 어려워. 그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빈손으로 그냥 가겠나. 그래서 부탁인데 자네들이 대신 좀 해주면 안 되겠나? 그냥 저 회전목마를 타면서 키스만 하면 돼.”

“예?”


뭐, 뭐라고? 말도 안 돼. 설마, 나랑 케이가 키스를? 놀라서 가만히 있는데 감독이 출연료를 제시한다. 레인이 케이에게 입맞춤이라고 말했고, 케이는 거절하려 했는데-


“출연료는 한 명당 1억! 나중에 시청자들 반응 좋으면 아주 전속으로 나오는 게 어때?”

“-!”


일반인에게 1억은 그리 적은 돈이 아닌데. 이 아저씨 정말로 린과 케이를 원하는 건가?

매스컴을 타는 건 사양하는 몸이다. 이래저래 시끄러워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D.True 라는 이름만 떠돌고 있을 뿐, 세계적으로 그녀에 대해 알려진 건 아무 것도 없다. 키스를 해도 옆모습밖에 안 보일 터.

게다가, 1억. 좋아. 받으면 좋은 일에나 쓸까.


“연기인데 뭐 어때? 케이, 하자.”

“…….”


은근히 돈 밝히는 파? 진예린 너 진짜 무섭다.

1억이라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케이 역시 흔들리는 건 마찬가지. 둘은 기구를 타기 위해 자유이용권을 내고 기구에 오른다. 정확히 말하면 케이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편이다.

회전목마의 말 한 필에 같이 타면서 린이 케이에게 이것저것 주의를 준다.


“연기야. 침착하게 해. 연기에 느낌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표정 연기는 필요 없으니까. 입술만 부딪쳐도 상관없겠지. 긴장 풀어.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도 보기 안 좋아. 카메라 화면 보면 안 돼. 어차피 볼 수도 없겠지만.”


흩어졌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도 꺼두었던 카메라의 녹화 단추를 누르고 회전목마를 잡았다. 린이 먼저 눈을 감았고 케이는 가만히 보다가 눈을 꾹 감고 입맞춤을 감행했다.


“…?”


이상했다. 처음인데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부담감도 없었다. 처음이라는 어색함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너무 편하게 다가오는 서로에 대한 느낌.

덕분에 처음에는 연기였지만 뒤로 갈수록 연기와는 멀어졌고, 둘은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끝날 때까지 입맞춤을 멈추지 않았다. 산뜻하고 좋은 분위기 아래 둘은 성공적으로 한 번 만에 신을 마쳤다.

하지만 부작용도 없진 않다. 회전목마가 멈추고 눈을 뜨며 입을 떼는 린과 케이. 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기구에서 내려오며 허리를 부여잡았다.


“에구! 허리가 휜 것 같아.”


분위기에 너무 젖어있었던 결과다.

광고 촬영이라는 배경설정이 있었지만 오늘의 첫 키스, 영원히 잊지 못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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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있을 수도...^^;;



급조 급조 급조.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5-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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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The Nemooria - 22. 서울역에서의 소동과 무라마사 +2 08.01.31 139 3 9쪽
21 The Nemooria - 21.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2 08.01.30 12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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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e Nemooria - 17. UN본부에서의 결전 08.01.22 10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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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The Nemooria - 11. 사라진 칼과 아직은 어색한 그들 08.01.14 86 2 8쪽
» The Nemooria - 10. 촬영장에서의 키스 씬 08.01.11 10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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