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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더 네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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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8.04.13 18:34
최근연재일 :
2008.04.13 18:34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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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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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글자수 :
226,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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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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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The Nemooria - 02. 적 vs 적! 현장에서 마주하다

DUMMY

- 02. 적 vs 적! 현장에서 마주하다


그날 밤.

대한민국의 수도 매트로서울, 어느 여관. 케이와 레인, 유리가 며칠 지내기 위해 잡은 숙박소다. 밖에서 모아온 땔감을 가지고 여관의 옥상에서 모닥불을 피워 올리며, 고구마를 불에 구워먹고 있는 케이 일행.

레인이 입가에 묻은 까만 먼지를 톡톡 두드려서 털어주자, 유리는 생글생글 미소로 답하고는 케이를 돌아봤다.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먹어도 되는 건가? 여기는 도시의 한복판, 여관의 옥상이 아니던가!

오늘 들킬까 내일 들킬까 불안을 감추지 못 한 유리가, 고구마를 먹은 입을 오물거리며 물었다.


“괜찮겠어요, 리더?”

“음? 뭐가.”


역시 고구마를 오물거리면서 되묻는 케이. 넌 리더가 불을 함부로 피우면 안 된다는 상식도 갖고 있지 않은 거냐! 아 물론, 이 세 녀석은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외계인(外界人)이다. 행성에 사는 사람이 다른데 문화 역시 다른 법.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들이 날아온 행성에서는 이런 불장난(!)은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허나 여기는 지구, 아시아에서도 세계 탐정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여관에서 북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둠에 깔린 하늘 아래, 저 멀리 보이는 20층짜리 대형 건물. 흑보라색 외곽에 곳곳에 켜진 형광등. 한 마디로 쉽게 말해서 30km 정도 떨어진 그 건물에서도, 이렇게 불장난 하는 건 쉽게 보인다 이 말씀!

그들이 태평하게 고구마를 구워먹고 있는 이 시각, 여관 내부에서는 도둑이 들어 손님들의 지갑을 들고튀는 대형 사건이 터졌다.

마침 아직 경찰청 내부의 수사실에 있던 린에게도 당연히 이 사건이 들어갔지만, 영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팩스로 받고 20분 전 해결한 그녀는 이미 졸음이 쏟아지기 직전의 상태다.

'나 졸리거든? 이력서를 바탕으로 탐정선발 때문에 나흘 정도 휴가를 받았으니까 건드리지 말아줄래? 집에 가면 이대로 뻗을 것 같아.'

PDA를 꺼내서 담당 비서를 통해 운전을 부탁한 린. 그녀는 이어 도난, 절도계 담당 경관에게로 직접 연락을 취했다.


“조 경관.”

“예, D.True! 조금 전 ++여관에서 일어난 도난사건 소식!”

“알아서 처리하세요.”

“예?”


린은 이미 잠을 자기 시작한 뇌를 깨워가며, 의자에 걸어놓은 코트를 입으며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제가 지금 그 사건까지 처리할 정도의 추리력이 안 되거든요? 이미 머리는 자고 있습니다. 그러니 알아서…….”


책상 위의 PDA로 정황을 알리던 린은 순간 말을 멈추었다. 문제의 여관 옥상에서 흑색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이제야 본 린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린은 코트를 입던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외쳤다. 저 놈들, 아주 당당하게도!


“용의자 발견, 조 경관을 포함한 현재 당직 중인 도난계의 모든 형사는 ++여관으로 집합! 민 비서, ++여관으로 와줘!”


부를 사람 모두 불렀다고 생각한 린은 PDA를 손에 들고, 서랍에서 레이저권총을 챙긴 뒤 미끄러지듯 수사실을 나왔다.

웨에에에에엥- 웨에에에에엥-

어두운 도시를 밝히는 헤드라이트, 그리고 시끄럽게 울려대며 주변을 깨우는 경찰차의 사이렌.

밤을 즐기는 20대 청년들은 무슨 일인가 하여 주변을 살피고, 여관 주위에서 불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119에 신고하느라 바쁘다. 그들 중에는 여관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복면을 한 사내도 봤다는 몇몇의 목격자들도 있었다.

이윽고 경찰차들과 소방차가 일제히 여관을 둘러싸고 멈추었다. 경찰차의 조수석에서 내린 경관은 형사가 준 확성기를 켜고, 여관의 옥상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은 이미 포위됐다! 불을 끄고 순순히 내려와서 자수하면 형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엥?”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맛나게 고구마를 먹고 있던 케이와 레인, 유리는 서로를 바라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서 옥상 벽 너머로 아래를 바라봤다. 경찰차가 버젓이 버티고 있는데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세 일행은 눈만 껌벅거릴 따름이다.


“저 사람들 뭐야?”

“무슨 일 있나본데?”


유리의 말에 받아친 레인은 품 안의 번역기를 꺼내어 차를 비추어보았다.


“음! 저 사람들, 이 세계의 경찰이야. 우리 세계의 POL쯤 된다고 하네.”

“아. 근데 왜요?”

“꼼짝 마!”


유리의 말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서 들리는 어느 여성의 목소리. 아직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어떤 누명을 뒤집어썼는지도 모르는 케이 일행은 다시금 눈만 껌벅였다.

그 모습을 보던 여자는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가 펴며, 허리에 차고 나온 권총을 빼들며 다시 외쳤다.


“너희를 방화 및 도난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하겠다!”

“엥?”


아직도 영문을 모르는 그들. 케이는 모락모락 연기를 내뿜는 모닥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설마 이 조그만 불하나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겠지?'

허나 운 없게도 케이의 그 작은 생각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뒤를 따라 올라오는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 명을 하나 내리는 린.


“끌고 가. 소방관원에게는 여기 있는 불을 모두 끄고 뒤처리를 부탁한다.”

“예!”


순식간이었다. 케이와 레인, 그리고 유리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저항을 할 수도 없었다. 불을 피워 올린 건 자신들이 맞으니까. 우습게도, 지구에서의 첫 날을 “유치장”에서 보내게 생긴 케이일행이었다.

린이 없는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하는 조 경관과 형사들. 그들은 케이와 레인과 유리의 가방과 옷 주머니 등 샅샅이 뒤졌다.

케이 일행이 여관 옥상에서 고구마를 구워먹을 때, 여관 안에서는 도난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경찰은 알고 케이 일행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잘못이라고는 여관 옥상에서 불 피우고 고구마 구워먹은 죄밖에 없는데, 왜 수색을 당하는지 이해를 못 하던 레인의 머리에 스치는 게 있다. 반짝 하고 떠오른 것은 다른 게 아니고 우주선!

레인은 옆에 있는 케이에게 입 모양으로 물었다.


‘형! 혹시 우주선 때문 아냐?’

‘아닐 거야. 투명모드로 잘 숨겨놨으니 괜찮을 거다.’

‘하지만 리더, 우주선이 아니라면 우리를 이렇게 수색할 이유가 없잖아요.’

‘만약 우주선 때문이라면 가방이나 주머니보다는 우리 몸부터 살폈겠지. 그럴 거 같으면 어디, 병원이라도 가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케이의 생각이 일리는 있다. 만약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판단을 했다면, 과학연구소등 생체실험이 가능한 곳으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 경찰서는 그런 생체실험을 하기에는 너무 부적합한 장소이다.


“없습니다.”

“흠.”


형사의 말에 짧은 대답을 한 경관은 혼자 머리를 굴려보았다. 지금 상황에서의 총 책임자는 자신이다. 팔짱을 낀 상태로 혼자 추리 아닌 추리를 해보았다.

'도난사건 발생한 지 20분. 7명의 목격자의 목격담에 의하면, 남자만 하나지 남자 둘에 여자 하나가 아니야. 그리고 지갑도 복면도 하나도 안 나왔어. 가방 안에 있던 건 지도와 지갑, 카드, 지폐 몇 장정도. 아까의 상황으로 본다면 버젓이 얼굴을 옥상 밖으로 내밀었잖아? 이상해. 앞뒤가 안 맞아. 이놈들이 범인이라면 도난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옥상에 올라가서 고구마를 구워먹었다는 건데, 물건을 훔치고도 여유가 있을까? 단순히 옥상 위에서 고구마를 구워먹은 거라면 방화를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야. 옥상 위는 두꺼운 시멘트. 불과 물의 방어 작용을 하는 곳에서 방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불성설이잖아. 훔쳤다는 지갑도, 얼굴 가린 복면도 하나도 안 나왔어. 그냥 지나가던 사람에 불과하다면-'


“풀어주도록 하지.”

“경관님?”


형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물었다. 경관은 눈을 살짝 감았다가 뜨면서 대답했다.


“이 셋은 범인이 아냐. 여러 면에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낸 경관은 케이와 레인, 유리의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다 풀어주고 허리를 숙였다.


“오해가 있어서 가방과 주머니를 수색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여러분이 고구마를 구워먹던 여관 안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려고 했지만, 옥상에서 고구마를 구워먹고 있었으므로 저희로서는 여러분이 용의자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행동, 삼가주십시오. 함부로 불을 지르다가 사고 나면 책임지실 겁니까? 저희도 실수를 했고 여러분도 실수를 했으니, 오늘은 유치장에서 하루 주무셔야 합니다.”

“정말 그게 다입니까?”

“예. 정말 실례했습니다.”


케이가 다시금 확인하려고 물었다. 우주선 얘기는 나오지 않았으니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납득하고 그냥 넘어가려는데 유리가 끼어들었다.


“전 여잔데 유치장에서 있다는 건 좀 그런데요? 그냥 우리 다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저처럼 귀여운 사람이 유치장이랑은 안 어울리잖아요.”


유리의 설득에 당한 형사, 유리 옆에 서려다가 레인한테 밀려났다. 왕족의 옆자리를 함부로 내어줄 수 없다는 레인의 의지. 하지만 형사는 자신의 뜻을 경관에게 전하기 바쁘다.


“그럼 그렇게 하죠.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하고 유치장은 너무 안 어울리는데요.”

“응응!”


유리는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재차 당한 경관은 결국 케이와 레인, 그리고 유리를 풀어주기에 이르렀다. 유치장에서 보낼 뻔 했던 지구에서의 첫 날! 다행히도 여관에서 편히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날.

비서의 도움 아래 자정께에 집으로 돌아온 린은 피곤함을 못 이기고 잠들었다. 탐정 키우기 계획 때문에 피곤이 쌓였는지, 일어나니 벌써 다음 날이다. 더불어 시간은 오후 6시.

다음 날 아침도 아니고 저녁이라니-.

벌떡 일어난 린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이력서가 있는 수사실로 향했다. 188명 중에 157명을 탈락시키고 나니 남은 사람은 31명.

흠-. 첫 번째 탈락 조건은 직업. 그럼 두 번째 조건은 나이. 20대 초반이 딱 제격이다. 근데 웬 아저씨가 이리도 많은지. 21명 탈락.

남은 10명의 이력서를 다시금 훑어보던 린. 문득 케이라는 이름의 사람이 적은 이력서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사진이.


“음? 어, 이 사람은 어제 그 사람들 중에 한 명이잖아.”

'점점 더 수상해지는데, 이 사람들?'


이력서를 바라보는 린의 눈초리가 꽤나 가늘어졌다. 어떤 추리력이 나올지, 한 번 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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