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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더 네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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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8.04.13 18:34
최근연재일 :
2008.04.13 18:34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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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5
추천수 :
155
글자수 :
226,961

작성
08.01.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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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The Nemooria - 06. D.True의 지금은 납치 중

DUMMY

- 06. D.True의 지금은 납치 중


“허.”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각.

약속대로 여관으로 일행을 데리러 온 린은 안주인의 말에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분명히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버젓이 자고 있다? 그렇다 이거지.'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금이 아직 7시도 안 되었다는 것을 잊고 있는 그녀였다.

이를 갈며 머리를 굴린 린은 이내 뒤에 선 민 비서와 경호원들에게 명을 내린다.


“예상했던 대로구나. 납치 시작.”


린이 손가락을 튕기자 남자경호원 두 명과 여자경호원 두 명과 민 비서, 그리고 린 자신이 계단을 올라갔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한쪽에 놓인 가방에 옷을 넣고 짐을 싸는 그들. 20분 후 그들은 각각 가방을 든 조와 케이, 레인, 유리를 안아든 조로 나뉘어서 내려온다.

먼저 내려온 린이 숙박비를 대신 계산하고 이어 우르르 밖으로 몰려 나갔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의 협조 덕에 짐을 싣고 아직 안 일어난 케이 일행을 차에 태우고, 린은 민 비서와 함께 뒤에 있는 작은 차에 올랐다.


민 비서가 출발하고, 안전띠를 매자마자 불쑥 민 비서에게 손을 내미는 린. 그녀의 행동에 민 비서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확 지었다. 사고 나면 어쩌라고 자기더러 챙겨달라는 건지, 나 참. 민 비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대꾸했다. 앞 유리에서 눈을 뗄 수는 없으니까 시선은 앞에 고정시키고서.


“뒷좌석에 있잖아요.”

“응? 아.”


린은 손을 뻗어 뒷좌석에 놓여 있는 봉투를 집어 들고 바로 앉은 뒤, 봉투를 열어 안의 종이 중 첫 번째 종이를 꺼내들었다. 차례다. 헌데 차례가 지금껏 받아봤던 목록과는 많이 달랐다.


“경범죄?”

“예. 총 10건이라고 합니다. 전국에서 모인 것이고요. 5일 동안 경찰서로 접수된 건수라고 하네요.”


'5일이라고? 그래, 맞아. 지난 5일부터 어제까지니까 5일이 맞아. 근데 왜 다 경범죄지? 왜 살인사건 계열이 없지?'


도로 위의 차량 신호등이 빨간 색으로 바뀌었고, 민 비서는 자연스럽게 차를 세워야 하는 줄 안에 맞게 차를 세웠다. 신호에 맞춰 안쪽으로 들어오기 위해 회전을 하던 버스는 한결 수월하게 안으로 들어온다.

잠시 시선을 차 유리 너머로 돌렸던 린은 민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사건 봉투를 받으면서 뭔가 이상하지 않았어?”

“전혀요.”

"열어 보지 않았다는 소리구나."


민비서는 대꾸하지 않았다. 자신은 현재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경찰청에 들러 봉투를 받아와서 건네주는 것 외에도, 어머니께서 부르시면 가서 약도 받아와야 하고, 린이 범인을 알아내면 다시 그걸 경찰청에 넘기고, 린 태워서 바래다주는 것과 바깥에서의 식사 등- 할 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앞으로는 한 번씩 보길 바라겠어, 민 비서.”

“제가 왜요.”


차례가 적힌 종이를 다시 넣고 뒤의 종이를 여럿 빼면서, 린은 이를 살짝 갈 듯 말했다. 명령조로.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린의 태도는 냉정하고 잔인했다. 그리고 반발은 곧장 돌아왔다.


'몸 하나로도 부족한 판국에, 뭘 더 부려먹겠다는 거야? 이렇게 가면 그만두는 수가 있습니다?'


물론 타개하는 방법이 있기에, 엑셀을 다시 밟으며 민 비서가 대꾸했다.


“그만둘까요?”

“윽.”


미간이 드러나게 좁혀지는 린. 뒤를 받혀주는 민 비서가 없으면 린은 추리를 하면서 경찰에게 쫓기는(범인 잡아내라고) 신세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어쩔 수 없다, 이번에는 린 자신이 고개를 숙인다.


“알았어. 입 닫고 범인만 잡아내면 되는 거지?”

“예.”


민 비서의 대답 아래 린은 단서와 사진을 보며 추리하는 데 집중했다.

사진이 붙어 있는 서류는 모두 경범죄에 해당하는 용의자들. 이 용의자들 중에 경찰이 발견한 단서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게 그녀의 몫이다.

린이 서류를 보며 범인 찾기에 집중하고, 민 비서가 차를 굴려 뻥 뚫린 도로 위를 달린 지 30분. 어느덧 린은 서류가 든 봉투를 뒷좌석에 던져버렸다. 작은 오빠인 진 경관을 통해 범인 서류도 모두 넘겼다.


'PDA 만세.'


창문에 살짝 기댄 린은 생각에 잠겨있다.


'금빛 도는 은빛 머리카락의 유리 씨… 정말 염색일까. 난 왜 저런 색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왜? 여러 의미에서 나에게로 다가오는 저 유리라는 아가씨. 정체가 뭘까. 아직은 추리로도 밝힐 수 없는 수수께끼의 저들은 이제부터 내 손 안에.'


히죽.

미소를 잃은 그 날 이후의 첫 웃음. 하지만 장난감을 손에 쥔 아이 같은 미소가, 민 비서는 한편으로 무서웠다.


한편.


납치당한 것을 모르는 케이와 레인, 유리는 눈을 뜨자 보이는 낯선 환경에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뭐야, 뭐? 왜 바깥 풍경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여기가 어디야~~~'

“어머, 여기가 어디야?”

“뭐야, 어떻게 된 거지?”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피던 유리와 레인은 돌연 긴장했다. 양 옆으로 앉아 있는 검은 양복 차림의 남, 여성 경호원들을 본 직후다.


'뭐, 뭐야, 이 사람들은?'


눈동자를 굴리며 경호원들 분위기 살피느라 바쁜 케이와 유리, 그리고 레인. 바로 옆에서 일행이 일어난 것을 본 경호원, 휴대전화로 린에게 연락을 넣는다.


“응-.”

“D.True, 예비 탐정들이 깼습니다.”


'이제? 그렇다면 일정대로 나가야지.'


짧게 생각한 린이 말했다.


“알았어. 일단 짐을 내려야 하니까 집으로 가자. 그리고 케이 씨 좀 바꿔줘.”

“예.”


린은 옆 자리의 민 비서와 통화 중인 조수석에 둘 다 얘기하고, 이어 전화를 바꿔달라는 요청을 한다. 케이는 경호원이 휴대전화를 건네자 받으면서 물었다.


“D.True?”

“예, 저에요. 많이 놀라셨죠?”


'깨니까 전혀 다른 곳에 와 있는데 너 같으면 안 놀랐겠냐? 야, 이 못된 계집애야! 탐정이고 스승(?)만 아니었어 봐, 당장 죽었어!'


물론 이렇게 말하고는 싶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더 혼날 것 같기에 무심한 듯 대답하는 케이다. 속과 겉이 다르다. …수박인가?


“예, 뭐.”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해요. 하지만 할 일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옷이랑 모두 잘 챙겨서 나왔으니 걱정 마세요.”


케이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순간이다.


'걱정 말라고? 우리는 지금 납치를 당한 격인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하잖아, D.True~ 어휴. 뭐, 별 수 있나. 이 세계에 적응해서 네무리아인을 찾으려면 군말 없이 굽실거려야지. 언제 찾을지는 모르지만. 어휴.'


“일단 자택에 들러서 짐을 놓고 갈 테니까 그리 아세요. 끊을 게요.”


뚝. 뚜-. 뚜-. 뚜-. 정말 끊었다.


“끊어? 끊어?”

“왜 그래요, 리더?”


유리의 말을 못 들은 케이는 경호원의 전화를 들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이 여자가 정말! 자기 말만 하면 다야? 곱상하게 생겨가지고 보통내기가 아니잖아!”

“예?”


유리와 레인은 서로를 바라보고 다시 케이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씩씩거린 케이는 경호원이 달라고 내민 손을 접을 때쯤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눈썹을 꿈틀거리는 남자 경호원은 케이의 옆모습을 잠시 쏘아보았다.


'이 잉간이 달라고 손을 내밀었을 때는 안 주더니.'


“D.True인가 뭔가 하는 이 여자, 자기 할 말만 하고 뚝 끊어버리잖아. 할 일이 많은데 우리가 자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데리고 나왔다고 하잖아. 그리고 가방도 지들이 다 쌌대. 완전 이기주의 아냐?”

“정말 이기주의면 자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냥 버리고(?) 갔을 거예요.”


'버리고 가? 유리, 왕족이 맞다니? 말이 너무 험해.'


보다 못한 레인이 살짝 그녀를 찌른다.


'왕족이 버리다가 뭐야, 버리다가.'

“쓰으.”

“아야. 뭐 어때.”


찔린 곳을 매만지며 입술을 삐죽이는 유리 옆에 있던 경호원이 불쑥 손을 내민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그녀는 작은 음료수 세 개를 양손에 한꺼번에 들고 있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미소로 대신한 유리가 두 개를 양 손에 집어 케이와 레인에게 건넸다. 음료를 받은 일행이 멍하니 자신을 보고 있자, 경호원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드세요. 아직 좀 더 가야 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음료수가 넘치지 않게 빨대가 꽂혀 있는 음료수. 주는 건 또 사양 안 하는 케이일행이다. 넋 놓고 한참을 쪽쪽 먹던 유리가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이거 누가 준 거예요?”


경호원은 딱딱함 속에 부드러움을 담아서 대답했다.


“D.True가 미리 준비해둔 것입니다. 여러 분이 차에 타시면 주라고 하셨는데, 이제 깨셨으니 이제 드리는 거지요. 드시고 화 푸십시오, 케이 군. D.True가 탐정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딱딱하게 변한 점, 양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아, 예.”


케이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명랑하고 활발한 유리와 조용하고 침착한 린. 두 여자의 대조적인 성격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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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e Nemooria - 10. 촬영장에서의 키스 씬 08.01.11 101 2 10쪽
9 The Nemooria - 09. 파격변신! 린은 지금 망가지는 중 08.01.10 119 3 9쪽
8 The Nemooria - 08. 끊어지지 않는 의심 08.01.08 109 3 8쪽
7 The Nemooria - 07. 경호원들과 함께 쇼핑을 +2 08.01.07 147 3 9쪽
» The Nemooria - 06. D.True의 지금은 납치 중 +2 08.01.04 165 3 9쪽
5 The Nemooria - 05. 케이일행의 계산착오와 이사준비 08.01.03 125 2 8쪽
4 The Nemooria - 04. 시험장에서. 08.01.03 128 2 10쪽
3 The Nemooria - 03. 네무리아인이라는 증거 08.01.02 179 2 10쪽
2 The Nemooria - 02. 적 vs 적! 현장에서 마주하다 08.01.02 243 3 11쪽
1 The Nemooria - 00. 서막 + - 01. 대학생 탐정의 대작전 +2 08.01.02 940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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