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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6.22 21:55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137,696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13,963

작성
21.01.14 08:10
조회
158
추천
6
글자
16쪽

차가운 운명의 굴레는 오늘도

DUMMY

리디아는 혼자가 싫었다.


마음을 달래려고 창밖을 내다봐도 보이는 건 어두컴컴한 산속뿐.


이따금 멀리서 마물이 내는 하울링 소리가 나기라도 하면 금방 간이 콩알만 해졌다.


아버지가 쳐준 마물을 물리는 결계 덕분에 그 짐승들이 이곳을 찾지는 않을 거란 걸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마물은 주로 사냥하기 쉬운 인간을 노리기 때문에 오히려 이 주변에는 잘 출몰하지 않고, 배가 굶주리면 인근의 마을로 내려가곤 한다고 했지만.


리디아가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곳은 깊은 산중 한가운데 있는 작은 산장.


아버지가 같이 있으면 어디까지나 아늑한 집이지만, 리디아 혼자 남았을 때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무섭게 느껴졌다.


그걸 알고 있는 아버지가 서투른 솜씨로 만들어준 곰인형조차도 끔찍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는 것 같아, 리디아는 벽난로 앞에 펼쳐둔 담요 안에 들어가 숨었다.


기왕이면 자신도 사냥에 따라가고 싶지만, 아무리 사자 아인의 피를 이어받았다고 해도 리디아는 아직 열 살을 갓 넘겼을 뿐인 미성숙한 아이다.


지난번 생일 때 받은 작은 검을 들어 보이며 이제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다 컸다고 몇 번 항의해본 적은 있지만, 아직 활시위를 당길 힘도 없다는 게 명백해지고 나서부터는 얌전히 그의 귀환을 기다리게 되었다.


밖은 춥고 무서우니 리디아는 어떻게든 안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녀의 꼬리를 쏙 빼다 박은 장식이 달린 검을 만지작거리며 난롯불의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듣는다든지, 몇 없는 책 중 동물도감을 펼쳐서 동물의 그림을 보며 시간을 때운다든지.


리디아는 이 산장에 살기 이전의 기억이 없지만, 아버지에 의하면 원래는 왕국, 이라는 곳에서 살았다고 한다.그가 리디아의 어머니와 만난 것도 그곳에서였다고.


왜 레윤케로 이주했는지 물어보면 그때마다 아버지는 말을 흐리곤 했다.


“엄마, 있었으면 좋겠다···”


레윤케의 겨울은 춥고 길다.


엄마의 얼굴도 기억 안 나는 리디아지만, 이럴 때일수록 품에 안길 수 있는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버지가 사냥을 나가서 혼자만 있게 돼도 전혀 무섭지 않겠지.


둘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이 시간도 금방 흐르지 않을까.


게다가 오늘은 리디아의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다. 엄마가 있었다면 무슨 얼굴로, 무슨 말을 해줬을까.


잡다한 생각에 빠진 그녀를 구원해주는 건 익숙한 기척.


현관에서 신발에 묻은 눈을 터는 소리다.


“아빠!”


잽싸게 달려가서 문을 여는 리디아.


그녀의 아버지는 머리에 수북이 쌓인 눈을 쓸어내리며 눈웃음짓는다.


“리디아, 별일 없었지?”


“응! 오늘은 좀 늦었네?”


그는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는 문을 닫고 등에 멘 화살통을 벗었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다를 게 없지만, 리디아는 그의 작은 가방에서 삐죽 나와 있는 한 쌍의 하얀 귀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토끼!”


“요놈이 자꾸 도망쳐서 말이야. 그래도 잡았으니까 오늘 저녁은 토끼 스튜로 하자꾸나.”


인간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도 꽤 거리가 있어서 딱히 살기 편하다곤 할 수 없는 이런 첩첩산중에 사는 것의 유일한 이점은, 바로 야생동물이 적게나마 산다는 점이다.


리디아의 아버지, 알렉스는 인근의 마을에서 목수 일을 했다.


보통 혼자서는 힘든 일도 사자 아인의 육체로는 수월한 데다, 이곳 레윤케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마족이라고 해서 차별하는 일은 수도를 제외하면 좀처럼 없었다.


저주받았다고 할 정도로 풍요롭지 못한 땅이었고, 인구밀도까지 매우 낮기 때문에 생존하려면 적은 인원끼리라도 모이고 협력해서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매일 마을에 나가는 건 아니었고, 거센 눈보라 때문에 지붕의 수리가 필요하거나 문짝이 헐렁거린다 싶은 일감이 생겼을 때만 알렉스는 마을을 들렸다.


“오늘은 토끼 말고도 선물이 있단다.”


알렉스가 가방에서 꺼낸 건 보자기로 돌돌 싼 물건이었다.


리디아가 끌러보자 큼지막한 감자들과 포장된 치즈가 나왔다. 이걸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려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 2순위다.


“우와!”


리디아가 넋을 놓고 탄성을 질렀다.


이 한겨울에, 그것도 레윤케에서 감자를 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서리가 끼어도 감자는 다 죽어버렸으니까.


가축을 기르지도 않는데 치즈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마을 시장에 있긴 했지만 그걸 자주 사다 먹을 정도로 일감이 많지도 않다.


“바바라 아주머니가 모처럼 생일인데 리디아한테 갖다 주라고 챙겨주셨단다. 너무 받기만 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


알렉스는 멋쩍게 수염을 긁적였다.


여기 산 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그는 아직 인간과 친해지는 것에 조금 거부감을 느꼈던 것이다.


“아빠, 사랑해! 바바라 아주머니도!”


자신의 품에 안긴 알렉스는 리디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리디아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아주 많이 이쁨받고 있어. 다음에 마을에 내려갈 땐 같이 바바라 아주머니 댁에 인사를 드리자.”


“응! 아주머니는 안 오신대?”


리디아의 질문에, 알렉스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마을 사람들이 당분간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단다, 마을에 조금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어서...”


“흉흉?”


“자자,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밥 먹자.”


알렉스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궁금해하는 것도 잠시, 리디아는 바로 저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내일은 우리 리디아의 생일이니까 마을에서 빵을 좀 가져오기로 했는데 오늘까지 이렇게 호화스럽게 먹을 줄 몰랐는걸.”


“헤헤헤.”


아직 동물을 해체하는 작업은 알렉스가 도맡아 했지만, 그 이외는 대부분 리디아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다.


요리라 해도 대단한 작업이랄 것도 없다.


감자를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올리브유를 꼼꼼하게 입혀주고, 소금을 넉넉하게 치고 난로 겸 오븐에 넣으면 된다.


알렉스가 준비해준 토끼 고기는 적당히 간만 맞춰서 물에 끓여 우려내기만 해도 맛이 있었으니 실패할 걱정은 없었다.


“감자~ 감자감자~”


토끼 고기와 감자가 나란히 익는 걸 보며 노래를 부르는 리디아.


사자면서도 고기보다 감자에 더 눈이 가는 건 역시 인간과 사자 아인 사이의 하프이기 때문일까.


알렉스는 리디아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잠시 옛날을 떠올렸다.


알트레아 왕국은 절대 마족에게 친절한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그건 마족 사이에서 애를 낳은 인간도 마찬가지였다는, 씁쓸한 이야기다.


“아빠! 이야기 해줘!”


리디아의 요구에 흠칫 놀란 알렉스였지만, 그게 그가 리디아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흔히 해주는 이야기를 해달라는 말인 걸 깨닫고 미소지었다.


“감자 익는 데 시간 걸리잖아. 그니까 재밌는 이야기 해줘.”


이렇게 알렉스가 리디아에게 이야기해주는 건 꽤 자주 있는 일이다.


“알았다 알았어. 그럼 무슨 이야기가 좋을까...”


감자와 토끼고기의 구수한 냄새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알렉스는 리디아를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난로를 보며 입을 열었다.


◆ ◆ ◆ ◆ ◆ ◆ ◆ ◆ ◆



옛날옛적에, 신과 마수가 있었다.


신은 천계에, 마수는 하계에 살았다.


인간이나 마족보다 한없이 강력했던 그들은 누가 하계를 지배하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표면적으로는 큰 다툼없이 공생하고 있었다.


두 세력 사이의 갈등은 모든 세계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신들은 로키의 세 자식: 펜리르, 요르문간드, 그리고 헬에 대해 계시를 했다. 계시의 내용은 바로 이 삼남매가 신들에게 끔찍한 재해를 불러오리라는 것.


오딘을 필두로 한 신들은 세계뱀 요르문간드를 바다에 던져버리고, 헬을 망자들의 나라 니플헤임의 관리자라는 명목으로 유폐시켰다.


문제는 마수 중에도 제일 강력한 힘을 자랑했던 펜리르였다.


신들은 펜리르를 두고 어떻게 하다 고민하다, 드워프의 도움으로 글레이프니르라는 족쇄를 만들어 채웠다.


이로써 로키의 세 자식은 모두 무력화되었다.


하지만 결국 재앙을 막으려는 이러한 노력은 아이러니하게도 피하고 싶은 결과를 그대로 만들어내는 촉진제가 되고 말았다.


세계 최후의 날, 족쇄에서 풀려난 펜리르가 날뛰어 세계의 절반을 태워버리고, 세계를 한 바퀴 감쌀 정도로 거대한 요르문간드가 내뿜은 독은 나머지 절반의 하늘과 바다를 채웠다.


헬이 관리하던 저승의 문을 열고, 망자들과 거인들이 최후의 싸움이 벌어질 거대평원 비그리드에 결집.


바로 이곳에서 아홉 세계와 세계수 위그드라실을 파멸시킬 대전이 벌어졌다.


어느 쪽이 우위라 할 것도 없이 죽고 죽이는 싸움이 계속되었고, 세계수에 있던 아홉 세계는 이 거대한 싸움에 말려들어 모조리 파국을 맞았다.


하지만 모든 생명이 다 소멸한 것은 아니고,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신들이 있었다.


그들은 지난 과오를 후회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고, 그게 바로 지금의 세계가 되었다는 이야기.


◆ ◆ ◆ ◆ ◆ ◆ ◆ ◆ ◆


“신들이랑 마수들은 왜 싸운 거야, 아빠? 계시 하나 때문이야?”


리디아가 물었다.


“안 싸우고 지내도 되잖아?”


“음, 그러네.”


알렉스는 어린 리디아에게 이걸 설명하면 좋을까 잠시 고민했다.


“마수들도 신들만큼이나 강력했거든. 신들은 혹시라도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길까봐 초초했던 거야.”


“흐응~”


열심히 생각해보는 리디아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 질문을 바꿨다.


“그럼 마왕님이랑 용사는? 그것도 이거랑 관계있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리디아가 제일 흥미 있어 하는 주제가 나왔다. 알렉스도 지나가던 이야기 정도로 해준 정도지만, 마왕과 용사는 어린 리디아에게 대단히 임팩트 있게 다가온 모양이었다.


“대전 이전의 세계와는 관련이 없단다. 하지만 그런 큰 싸움이 자주 일어나면 또 세계가 멸망해버리니까, 그 싸움을 소규모로 할 수 있도록 마왕과 용사가 대신 싸워주는 거야.”


“마왕님이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건데?”


“... 글쎄.”


알렉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서 모르겠구나. 매번 용사가 이기고 끝났으니까.”


“아빠는 누가 이겼으면 좋겠어?”


“역시 마왕님이지. 마왕님이 이기면 우리 리디아도 살기 좋은 세상이 찾아올 거야.”


리디아에게 언젠가는 말해야 하는 날이 오겠지.


이 데트르 대륙에서 마족은 보통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오, 아빠! 감자 다 익은 거 같아!”


리디아가 감자를 반으로 갈라, 얇게 자른 치즈를 한 장씩 올렸다.


바싹 익은 감자껍질이 잘 소금에 버무려져,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식감을 가져다주었다.


“스튜도 다 된 것 같네.”


알렉스가 그릇에 담아주는 스튜를, 리디아는 두 손으로 받는다.


한입 먹고 바로 맛있다며 행복하게 웃는 리디아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런 나날들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 ◆ ◆ ◆ ◆ ◆ ◆ ◆



다음날, 부스스한 머리로 깨서 알렉스를 배웅한 리디아는 여느 때처럼 그의 귀환을 기다렸다.


선물 받은 감자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어제는 구워서 먹었지만 감자로 스프를 만들어도 되고, 으깬 감자를 해도 된다.


무엇보다 오늘, 리디아는 잔뜩 기대에 차서 입이 귀까지 걸려있다.


드디어 1년에 딱 한 번만 찾아오는 날, 자신의 생일이다.


“이번엔 선물로 뭘 받을까~”


그날은 알렉스가 귀환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참으로 놀랍게도, 그가 잔뜩 안고 돌아온 건 온갖 종류의 빵이었다.


“빵!”


알렉스는 눈이 휘둥그레진 리디아를 보고 허허 웃었다.


“그래, 리디아. 오늘은 힘 좀 썼으니까 마음껏 먹으렴.”


단둘의 생일파티지만 리디아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나은 생일이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접시를 잔뜩 비우고 배가 불러 뒤로 쓰러진 리디아의 귀가 포착하는 건 부스럭, 하는 포장지 소리.


알렉스는 만면의 웃음과 함께 선물박스를 들고 있었다.


“자, 리디아. 생일 축하해.”


감격에 겨운 리디아는 선물을 받아들고도 뜯어볼 생각도 못하고 껴안고 있었다.


“열어봐야지?”


“아, 맞다!”


리다아가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으니 자그마한 나무상자가 나왔다.


그 안에 든 건 에메랄드 색의 구슬이 달린 목걸이 두 개.


“와아아아! 아빠 사랑해!”


리디아가 덥썩 알렉스를 껴안았다.


“이건 그냥 목걸이가 아니란다, 리디아.”


알렉스는 목걸이 하나를 들어보였다.


“둘이 합쳐서 한 쌍이야. 이 보석 보이니? 이건 아무리 멀리떨어져 있어도 서로 얘기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석이지.”


“그 말은ㅡ”


리디아가 냉큼 나머지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초록빛 수정에 대고 속삭였다.


“이렇게 하면 돼? 이렇게 하면 들리는 거야?”

“이렇게 하면 돼? 이렇게 하면 들리는 거야?”


알렉스가 든 목걸이의 수정이 은은하게 빛나더니, 리디아의 목소리가 그대로 흘러나왔다.


“우와...”


난생처음으로 이런 물건을 써본 리디아는 입을 벌리고 목걸이를 쳐다보았다.


“리디아가 아빠랑 얘기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쓰면 돼. 혼자 집에만 있느라 많이 심심했지?”


리디아는 알렉스의 사람 좋은 얼굴을 바라보다, 왠지 울컥 눈물이 쏟아져서 말없이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리디아?”


“고마워... 고마워, 아빠···”


알렉스는 리디아의 눈물을 닦아주고, 정성스레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아빠는 이거 항상 차고 다닐 테니까 리디아도 그렇게 해줘, 알았지?”


“응, 알았어!”


살짝 훌쩍이며 리디아가 대답한다.


그녀도 이런 마법 도구가 얼마나 비싼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알렉스가 이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힘을 들였는지도.

“자, 그럼 슬슬 생일 축하는 이 정도로 하고 리디아는 잘 시간ㅡ”


그렇게 말하는 알렉스의 귀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손님이야?”


리디아는 천진난만하게 말하고 있지만, 알렉스는 심각한 표정으로 재빨리 벽에 기대둔 활을 집어 들었다.


쾅쾅쾅.


이번엔 거칠게 문을 발로 차는 소리다.


이 산중에, 그것도 야심한 밤에 손님이 찾아올 리가 없다.


찾아오는 게 있다면 그건 분명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다.


“리디아, 네 방에 가 있으렴. 침대 밑에 들어가서 조용해질 때까지 숨어있는 거야.”


“아빠?”


알렉스는 무릎을 꿇어 리디아와 눈높이를 맞췄다.


“이건 정말 중요한 거니까 아빠 말을 잘 들어. 절대 조용해지기전까지는 나오면 안 되는 거야. 리디아는 착하니까 잘 들을 수 있지?”


리디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자, 빨리!”


리디아가 쪼르르 방으로 달려간 것과, 문이 찌그러지는 소리를 내며 열린 건 거의 동시였다.


휘이이이이이ㅡ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들어온다.


“이거 이거 봐라, 꽤 좋은 산장이잖냐? 마족 따위가 살기엔 아까운데?”


입가에 흉터가 난 남자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가 입은 누더기 같은 옷은 알렉스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의 뒤로 비슷한 복장의 남자들이 잔뜩 몰려서 히죽거리고 있는 걸 보며, 알렉스는 이를 악물었다.


레윤케는 중앙정부와, 수많은 크고 작은 부족들이 뭉쳐서 탄생한 나라.


그중에 무리를 지어서 마을을 약탈하거나 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목민 부족이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살인을 포함해 잔학무도한 짓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다닌다는 악명높은 부족이며, 한참 떨어진 군락이 잿더미가 되었다는 소문으로 인근의 마을에 비상사태가 떨어진 원인.


그 이름은,


“...니블족.”


작가의말

훈훈하다 싶으면 사망사망~

아 그리고 가름쿠도 투샷 표지 제작중입니다. 좀 비싼 분이라 기대 좀 하셔도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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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불행은 오늘도 입맛을 다신다 +1 20.12.10 186 9 13쪽
151 데드 맨 워킹 +4 20.12.06 227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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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검은 거탑 +1 20.08.27 217 7 9쪽
135 같은 곳을 보고 있어도 +1 20.08.23 224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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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다음 타깃은 +5 20.08.16 280 7 12쪽
131 그 손을 잡으면 +1 20.08.08 243 6 10쪽
130 마왕의 성 +2 20.07.30 270 7 12쪽
129 그의 직업은 전 용사 +1 20.07.15 256 5 9쪽
128 충돌 +2 20.07.06 272 8 10쪽
127 꼬리 +1 20.06.08 278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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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신살 +2 20.05.19 322 9 10쪽
124 궁니르 +2 20.05.06 280 8 11쪽
123 그리고 빛이 +1 20.04.18 292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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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신살 +1 20.03.29 293 7 7쪽
119 스카디 +1 20.03.22 278 11 9쪽
118 연극의 막을 올리다 +1 20.03.18 287 7 9쪽
117 함락 +1 20.03.15 289 8 8쪽
116 드리워지는 그림자 +1 20.03.12 426 7 8쪽
115 전장에 울려퍼진 총성 +1 20.03.08 289 5 9쪽
114 불타는 도시 +1 20.02.29 278 9 9쪽
113 마왕군의 침공 +1 20.02.26 302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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