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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머리 에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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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4.05.08 15:28
최근연재일 :
2024.06.20 22:4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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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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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글자수 :
251,832

작성
24.06.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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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년 후 (4)

DUMMY

새벽녘의 푸르스름한 기운이 아직 감돌고 있을 무렵.

에아론은 땀에 푹 젖은 몸을 하고서 눈을 떴다. 자신이 땀을 흘리고 있음을 깨달은 건 잠에서 깨고도 한참 후였다.

이마에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땀방울을 손으로 훔치고서 몸을 일으켰다. 멍하니 눈을 깜빡이던 에아론은 문득 기억났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없네.'


침대 옆에는 아무도 누워 있지 않았다. 그러나 누가 누웠었던 흔적은 있었다.

지난밤, 에아론은 시르나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프라의 고집 때문이었다.


"언젠가 부부가 될 사이인데 지금부터 적응을 하는 게 낫겠지."


에아론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본인이 생각하기로는 자신은 어머니의 말씀에 잘 따르는 편이라 여겼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다 이해가 되는 건 아니었다만. 적어도 따른다고 해서 해가 될 건 없었기에 웬만하면 묵묵히 따랐다.

하지만 그런 순한 에아론도 프라의 말들 중 듣기 싫은 것들이 몇 개 존재하였다. 그중 하나가 부부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쨌건 약혼과 결혼은 다른 것이다. 키놀의 제단 앞에 서서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을 맹세하기 전까지는 남남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벌써부터 부부 행세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인지.

에아론은 시르나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였다. 시르나는 이런 형태의 만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단지 씨족 간의 관계를 위한 것이니 응당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에아론은 시르나에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좀 더 내밀한 마음을 듣고 싶었다.

과연 소녀는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까.


-제가 안 반가우신가요?


문득 시르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자 자조적인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누가 누구한테 좋아하느니 마느니 하는 질문을 던진단 말인가. 자신부터가 이미 준비 되어 있지 않건만.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에아론은 시르나라는 소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말해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어느 한쪽으로 단정 지어 말하기에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저 소녀를 볼 때마다 자꾸만 누나가 떠올랐다. 성격이나 외모가 닮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어쨌든 에아론은 주변의 부추김과 상황으로 인하여 의도치 않은 결혼을 하였던 누나를 곁에서 봐왔던 입장이다.

시르나도 아스테리아처럼 슬픈 마음을 남모르게 감추고 있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정말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까.

원치 않은 결혼으로 한평생 우울한 얼굴로 살아가는 걸 보는 건 에아론도 원치 않았다.


'이번에 물어보면 되겠지.'


마침 두 사람은 오늘 같이 말을 타기로 약속했었다.

먼저 제안을 한 건 에아론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시르나와 함께 무언가를 했던 기억이 전혀 없던 것이다.

이는 언뜻 실소를 머금게 만드는 일이었다. 시르나가 이 흑성에 찾아온 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때까지 두 사람은 대체 무얼 했던가.

그저 의자에 앉아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보는 것 말고는 별다른 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에아론만 시르나를 쳐다봤더랬지. 시르나는 언제나처럼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만 숙였던 것이고.


'그러고 보니 얘기를 제대로 나눈 것도 어제가 처음이었군.'


에아론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서 신음을 흘렸다.

나도 그렇고 그 애도 그렇고. 참으로 환장할 만한 짝이네.


"근데 왜 안 오지?"


바깥을 보니 푸르스름한 대기가 아침 햇살로 바뀌고 있었다. 얼어붙은 유리창에 자그마한 이슬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에아론은 찾으러 가야 하는 건가 고민이 들었다. 어차피 산책을 하러 나가진 않았을 것이다. 이 추운 날씨에 산책이라니.

아무리 추위에 이골이 났다 할지라도 해가 만연히 뜨지 않은 시각부터 설원 위를 걸어 다니는 건 무리가 있었다.

고민 끝에 에아론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벽난로 온기로 훈훈해 있던 방에서 나와 복도로 들어서니 한기가 훅 끼쳤다.

에아론은 외투라도 한 장 입고서 복도를 따라 거닐었다. 아마 정원에 있겠지. 그것도 아니면 훈련장이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던 때였다. 벽을 끼고 옆으로 돌아선 에아론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와 부딪힌 사람은 하녀였다. 마찬가지로 뒤로 넘어진 하녀는 허둥지둥하며 자리에 일어났다.

에아론은 말을 흐렸다. 다름이 아니라 하녀의 행색이 심상찮았던 것이다.

하녀는 목욕을 하다가 급히 나온 사람처럼 옷을 반쯤 걸치고 있었다.

맨발인 것을 보면 정말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일었다.


"무슨 일 있어?"


하녀는 차마 대답을 할 수 없는 건지 황급히 자리를 떴다. 차가운 돌바닥을 밟으며 달려가는 소리가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재수 없는 년 같으니라고."


에아론은 고개를 돌렸다. 빛이 잘 닿지 않는 어두운 복도 구석. 그곳에 한 사람이 벽에 기댄 채 투덜거리고 있었다.

잔뜩 짜증이 난 그 목소리는 필경 방금 지나간 하녀를 향한 것이겠지.


"가만히 있으라니까 진짜.."


에아론은 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았다. 마음을 차분히 다스린 에아론은 최대한 감정 없이 말하려 노력했다.


"스바르 형."


자리에 앉아 온 세상을 부정하고 있던 스바르는 말을 멈췄다.

잠시 후, 스바르는 벽에 머리를 기대더니 불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왜 거기 있냐, 핏덩이."

"형은?"

"뭔 상관이야.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방금 저 사람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꺼지라는 말 안 들리냐?"


순간 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게 되었다.

스바르가 왜 저기서 표류한 사람처럼 헐떡이고 있는지도. 또 하녀가 왜 그런 낯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도.


"다시는 그런 짓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어?"

"어차피 장난인데. 뭘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냐."

"장난이라고?"


스바르는 대꾸하지 않았다.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더 기운만 빠지는 듯했기에.

에아론은 한숨을 쉬었다.


"일어나. 데려다줄게."


에아론은 스바르에게 다가갔다. 어쨌든 이곳에 계속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바닥이 워낙 차가워서 엉덩이가 달라붙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에아론이 어깨에 손을 올리려던 때였다. 스바르는 에아론의 손목을 잡더니 제 쪽으로 확 당겼다.

몸이 앞으로 쏠리자 에아론은 반사적으로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었다. 그 순간 에아론은 보았다.

눈앞에 단검 날끝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것은 함정 바닥에 박혀 있는 가시처럼 에아론의 눈을 정확히 노리고 있었다.

에아로는 식겁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뺨이 따끔했다. 단검이 스치고 지나간 터였다.

만약 재빠르게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오른쪽 눈이 찔렸을 것이다.


"죽었냐?"


스바르는 비어 있는 손으로 에아론의 머리와 등을 만졌다.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가볍게 혀를 찼다.


"살았네."


울컥한 에아론은 스바르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의 몸은 놀랍게도 가벼웠다. 지난 1년간 거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음식도 잘 안 먹었다 보니 체중이 쑥 빠진 것이다.

예전의 그 스바르는 이제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에아론은, 그렇게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스바르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제정신이야, 지금?"

"제정신이냐고?"


스바르가 웃음을 흘렸다.


"그거 되게 한심한 질문인 거 알지. 너도 나처럼 눈이 멀어 봐. 그러면 제정신이지 않을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생을 죽이려고?"

"형을 죽이는 건 정상이고?"


에아론은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어차피 무슨 말을 꺼내건 상대가 듣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말을 한다 해도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3년 전, 비요른 형이 끝내 성인식을 통과하지 못하고 죽었을 때."


에아론은 이골이 난 듯 실증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날 네가 큰형을 위해 대회에 참여하기만 했더라면 그런 일도 없었을 테지."

"형."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스바르가 앞으로 반 걸음 다가왔다. 그러자 내내 그림자로 가려졌던 얼굴이 드러나게 됐다.

그것은, 깨지기 일보 직전인 토기를 연상케 하였다. 노랗고 붉은 실핏줄이 얼굴 전체를 뒤덮고 있던 것이다.

얼굴만큼은 아니지만 목에도 실핏줄이 죽죽 그어져 있는 걸 보면 아마 온몸이 그렇다고 보는 게 좋을 듯하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있다면 눈동자였다.

그의 눈은 더 이상 빛을 품지 못하게 되었다. 음영을 아주 희미하게 인식하는 정도만이 그가 볼 수 있는 세상이었다.

왜 이런 처참한 몰골이 되었는가를 묻는다면, 글쎄. 타는듯한 열병이 이 소년을 불사 질렀노라고 표현하면 납득이 될까.

스바르는, 단지 살아남았다는 것만 제한다면 비요른의 운명을 비슷하게 따라갔다.

성인식. 실패. 고열과 실신.

다른 점이 있다면 비요른은 의문 모를 사고로 인하여 쓰러졌다면 스바르는 그전에 일어날 조짐이 보였다는 거겠지.

죽은 큰형의 몫까지 짊어지고서 성인식을 통과하길 바랐던 소년은, 그 열의가 지나쳤던 탓인지 몸도 돌보지 않고 훈련에 모든 걸 쏟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한파가 밀어닥치는 날에도 나가서 매진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바르는 열과 성을 다하였는데 혹 키놀께서 어여쁘게 봐주시지 않을까 봐서였다.

키놀은 그런 스바르에게 축복 대신 저주를 내려주었다. 심한 열병을 안겨주는 것도 모자라 끝내 빛까지 앗아가고 말았으니.

이 때문에 성 사람들은 물론 홀 다르에 사는 사람들 또한 불안에 젖었다.

이러다가 붉은머리의 후계자가 끊기는 게 아니냐 하는. 두 번이나 성인식을 통과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하였으니 오죽할까.


"이번 성인식 때는 대회도 열리지 않았잖아. 애초에 참가할 수도 없었어."

"아니. 열렸다 해도 넌 결국 참여하지 않았을 거다. 비요른 형처럼 나 또한 죽기를 바랐을 테니."

"억지야, 형. 나는.."

"억지라고?"


힘없이 축 늘어져 있던 스바르가 갑자기 고개를 퍼뜩 들더니 에아론을 벽으로 밀어붙였다.

스바르는 사방에 침을 튀기며 고함을 질렀다. 분노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 외침은 복도를 울렸다.


"네가 만약 이번 성인식 때 아무렇지 않게 통과한다면 그거야말로 억지스러운 거다! 이미 너도 나와 비요른 형처럼 될 거다. 아니. 반드시 그리된다!"


에아론은 견디지 못하고 스바르를 확 밀어버렸다. 뒤뚱거리며 물러난 스바르는 끝내 균형을 찾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에아론은 한참을 시근거리다가 문득 불안해졌다. 스바르가 누워 있는 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혹시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히기라도 한 걸까.


"형?"

"신경 꺼. 너한테 동정받고 싶지 않아."


다행히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에아론은 스바르를 일으키기 위해 겨드랑이에 팔을 넣었다.

스바르는 팔다리를 마구 휘저으며 에아론의 부축을 온몸으로 거절하였다.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나던 그때, 스바르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입에 거품이 끓어오르더니 사지를 뒤틀던 것이다.

에아론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런 모습을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다만 그때는 옆에 누군가 있었기에 자신이 할 것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머리를 옆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팔을 뻗으려는데 누군가 에아론을 밀어버렸다.


"둘째어머니."


에키아의 두 눈은 충혈이 되어 있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스바르를 찾으러 다녔던 모양이다.

그녀는 스바르를 편히 눕게 하고는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주었다.

다행히도 발작은 금방 멎었다.

스바르는 빨래통에 담겨 있는 빨랫감처럼 땀에 젖어 있었다.

스바르는 자신의 몸에 손을 올린 사람이 에아론인 줄 알고 팔로 쳐냈다.


"어미다, 스바르."

"어머니.."

"일어나거라."


에아론은 에키아를 도우려 했다.

그러나 에키아가 강한 어조로 물러나라고 하는 바람에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에키아는 어떤 말도 건네지 않고 스바르와 함께 자리를 떴다.

홀로 남게 된 에아론은 한숨을 쉬며 벽에 기댔다.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죄를 저지른 기분이었다.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 사이, 아침이 깨어나고 있었다. 햇살이 차가운 복도를 물들이고 있었다.

에아론은 피로에 젖은 몸을 이끌고 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몸을 뉘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눈가에 팔을 올리고 있던 에아론은 아직 중요한 용무를 해결하지 않았음을 떠올렸다.

아침이 다 되었는데도 여전히 시르나는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두, 둘째 도련님. 여기 계셨군요!"


그때 소년 하인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아앗, 죄송합니다. 인사도 안 하고.. 다시 하겠습니다."

"괜찮아. 무슨 일이지? 아직 식사할 시간 아닐 텐데."

"예? 아뇨. 그게 아니라 바깥에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바깥에? 왜?"


소년 하인의 말을 들은 에아론은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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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지원 (3) +1 24.06.15 12 4 16쪽
31 지원 (2) +1 24.06.14 14 3 14쪽
30 지원 (1) +1 24.06.12 13 4 16쪽
» 3년 후 (4) +1 24.06.11 14 3 13쪽
28 3년 후 (3) +1 24.06.10 16 3 13쪽
27 3년 후 (2) +1 24.06.08 15 3 13쪽
26 3년 후 (1) +1 24.06.07 14 4 17쪽
25 분노 (5) +1 24.06.06 14 4 17쪽
24 분노 (4) +1 24.06.04 15 3 18쪽
23 잘 있어 24.06.03 16 3 13쪽
22 분노 (3) 24.06.01 16 3 14쪽
21 분노 (2) 24.05.31 16 3 14쪽
20 분노 (1) +1 24.05.30 15 3 16쪽
19 추락 (2) +1 24.05.28 16 3 17쪽
18 추락 (1) 24.05.27 19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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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변화의 꼬리 (2) +1 24.05.24 13 2 17쪽
15 변화의 꼬리 (1) +1 24.05.23 17 2 14쪽
14 아담한 승리 +1 24.05.22 14 4 15쪽
13 정찰꾼 스뇰 (5) +1 24.05.21 16 4 16쪽
12 정찰꾼 스뇰 (4) +1 24.05.20 22 3 20쪽
11 정찰꾼 스뇰 (3) +1 24.05.19 18 3 13쪽
10 아픔 +1 24.05.17 19 5 19쪽
9 정찰꾼 스뇰 (2) +1 24.05.16 19 5 16쪽
8 정찰꾼 스뇰 (1) +1 24.05.15 25 4 14쪽
7 다짐 24.05.14 21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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