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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퇴마사님 생존 잘 하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젤리뽀
작품등록일 :
2022.06.29 02:26
최근연재일 :
2022.07.23 08:4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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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8
추천수 :
75
글자수 :
141,168

작성
22.07.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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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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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2화 약간 수정

DUMMY

유진이 안갯속으로 사라지자 사람들은 사고가 멈추고야 말았다.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직관적인 장면이 사진처럼 박혀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코앞에서 이기심을 부렸다가 죽은 두 부부.

이보다 직관적으로 와닿는 메시지는 없을 것이다.


내심 가던 길에 소화기를 들고 튈까 생각하던 자들마저 흑심을 싹 가시게 만들 정도다.

실로 퇴마사가 있든 없든 간에, 과한 과욕을 부리다 죽었지 않은가.


어안이 벙벙하여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그때 하채현이 다급히 외쳤고, 김호민이 정신을 번쩍 차렸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다친 사람들을 봐줘야···.”

“마, 맞아요. 학생 괜찮아?”


김호민이 가슴에 상흔이 새겨진 남학생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안색이 좋지 않다.

숨은 쉬지만, 서서히 창백해지는 피부.


“여기 의사님 계십니까?”


고래고래 소리치자 정신을 번뜩 차린 사람들이 김호민의 무릎에 머리를 뉜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그중 한 사람이 인파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다.


“의사는 아니고, 의대생인데···. 없는 것 보단 낫겠죠?”

“그걸 말이라고. 천만다행이야, 학생. 조금만 기다려요. 별 탈 없을 거야.”

“아···. 추, 추워요. 몸이 따끔하고 추워······.”


의대생이 가방에서 손수건과 렌즈용 식염수를 꺼냈다. 식염수를 손수건에 적셔 허술하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소독을 하며 남학생의 와이셔츠를 풀고, 피를 닦는다.


“별로 깊지도 않네요. 이 정도면 꿰매기만 하면 될걸요? 일단 지혈부터 하고, 병원에 가면 될 겁니다.”


김호민은 말도 안 되는 것만 같아 눈썹을 긁었다.


“피가 그렇게 튀었는데 그 무슨···.”

“창날에 날아간 거겠죠. 진짜 깊게 베였으면 지금도 분수처럼 피가 쏟아져나와야 합니다.”


가슴팍을 보면 그렇긴 하다. 여전히 새어 나오기는 하지만, 금세 과다 출혈로 죽을 것 같지 않은 정도.


“아, 그 말 들으니까 별로 안 춥네요. 어쨌든 저 괜찮은 거 맞죠?”

“···충격이 커서 착각한 거야.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라고 생각해라.”

“근데, 이거 너무 아파요. 진통제가 필요해. 없으면 담배라도- 아얏!”


건방진 소리에 의대생이 남학생의 머리에 딱밤을 때렸다.

아무렴 잘 된 것만 같아 김호민이 화색을 짓자, 하채현은 비교적 상처가 덜한 사람들을 살폈다.


“괜찮으세요?”

“뭐···. 한 1센티 베인 거니까 꿰맬 필요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채현은 아까 전 의대생이 했던 방법을 참고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외친다.


“식염수 가지고 계신 분 계세요?”

“저요. 안구 건조증이라 렌즈에, 안약에, 이것저것 많이 들고 다니거든요.”


어느덧 간소하긴 해도 당장에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끝나 보였다.

그러나 몇몇은 눈치채고야 말았다.


병원이란 것이 과연 남아는 있을까.

영화에서 보면 별것 아닌 작은 상처에도 쉽사리 감염되고는 하던데, 정말로 괜찮은 걸까···.


생각할수록 마음만 무겁고, 찝찝한 현실에 냉랭한 분위기가 펼쳐질 무렵이었다.


또각또각-


입구로부터 구두소리가 퍼지고 사람 형태가 드러난다.

안개를 뚫고 들어온 유진은 두 부부가 들고 튀었던 소화기 두 개를 바닥에 덜컹- 내려놓았다.


그의 허리춤에 찬 삼단봉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걸로 보아 요괴들과 한바탕 한 듯하다.

사람들이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유진이 입술을 뗐다.


“봐주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제가 말한 협력이란 어디의 안개가 움직인다고 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단 뜻입니다. 옆이나 뒤를 봐주고 소리쳐 줄 조력자를 반드시 곁에 두세요.”


그들 중 이 상황을 초래한 자가 누구인지 아는 하채현만큼은 분노해야 할지, 대체 무슨 일을 겪고 산 사람이길래 저럴까 안쓰러워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했다.




***



하채현은 힘 빠진 걸음으로 터벅터벅 유진에게 다가갔다.

나름 신경 쓰며 말하려 했는데도 혀는 무겁고 입술은 딱딱했다.


“유진씨. 잠시만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하채현 본인도 정립하지 못 한 채 내뱉은 말이었다.

따지고 싶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해명이라도 듣고 싶었던 걸까.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른다.


“1분. 그 이상은 시간 내기 힘듭니다.”


단호한 어조와 죄책감 따윈 없는 듯한 유진의 표정이 더더욱 하채현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됐을까.

부모는 둘째 쳐도, 아직 태어나지도 못한 아이까지 있었는데.


채현이 옆 칸으로 시선을 옮겨 눈치를 주었다.

유진은 따라나섰다.

사람 하나 보이지 않을 빈칸에 다다르자, 채현은 어금니를 굳게 물어 잔잔한 멸시를 흘려보낸다.

이 참담한 현장을 유도한 건 유진이었으니까.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해?”

“알죠. 본보기 하나 만들어 놓은 것 뿐인데, 알아서 잘 걸린겁니다.”


표정하나 변치 않고 말을 내뱉은 유진이었다.

채현은 오늘 하루 귓가에 두 번 박힌 ‘본보기’라는 말이 깊게 해석되었다.

처음엔 몰랐으나, 이제는 알 수 있다.

의도를 눈치챈 채현은 유진을 따끔하게 쏘아보며 따졌다.


“지금 ‘잘’이라고 했어요?”

“채현씨 입장에선 잘 된 일입니다. 만약 그들과 함께 했더라면 역을 빠져나가자마자 팽당했을테니까. 이건 그냥 말로 떠들어봤자 보여주는 것 보다 못 하니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 생각하세요.”


채현은 반론 하고 싶다.


‘그건 새로운 방법을 떠올리면-’


그러나 입안에서 꿈틀대는 말을 삼키고야 만다.

직장 생활에서도 이런 말을 제시할때는 타당한 대안을 내놓아야하는 것이 무언의 규칙이다.

그것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 속에서 내뱉는다면, 그저 불가능한 이상론에 불과할 뿐이다.

직업병으로 굳은 습관이 혀에 제동을 걸자, 저도 모르게 감정적인 말이 채현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쓰레기···.”


채현은 아차 싶어 입을 틀어막았다.

해도 될 말이 있고, 없는 말이 있는건데.

요괴 따위 죽일 정도로 강하든 말든간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여태껏 도와준 사람한테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뭘까? 이 굽히기 싫은 자존심은.

채현은 사과 따윈 하기 싫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유진을 노려보았다.

허나 유진의 목소리는 여전히 영하의 온도를 유지할 뿐이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예?”


채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인지 마음대로 상상하란 뜻입니다. 다 구할 수 있는 무언가로 생각했다면 성격 나빠 사람 죽이는 쓰레기로 생각하시고. 아니면 어디 나사 빠진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세요.”


채현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전 급박한 시간에 모두가 살 방법을 떠올리진 못합니다. 혹시라도 채현씨가 그런 것들이 다 가능한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한테 가르쳐주시죠.”


그 말을 끝으로 유진은 볼 일 다 봤다는 듯 등을 휙 돌렸다.

아마 머리가 복잡해 아무런 말도 못 하고, 하염없이 바닥이나 내려다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더는 볼 일이 없다고 판단한 거겠지.


또각또각-


채현은 유진의 발소리가 희미해질 때까지, 그가 남긴 말을 해석하느라 생각에 잠겼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선택이고, 결과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는데 내가 뭐라 말할 자격이나 있을까······.’


유진이 신도 아니고.

같은 사람인데 한계가 있겠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채현 또한 정작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주제에, 유진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강요했던 군중들과 다를 바 없었다는 사실을.


‘···나도 똑같았구나.’


채현은 주먹을 굳게 쥐고, 발을 놀랬다.

인파가 붐비는 두 번째 칸에 도착했다.

유진은 이미 안개 속에 들어가고 있었다.

발자취를 따르기 전에 자신의 빈 손을 바라보았다.


“소, 소화기.”


채현은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소화기 하나를 쥐고서 입구를 향했다.

갑작스럽고도 독단적인 행동이 눈에 띄었는지, 짧게나마 같이한 중년 가장 김호민과 뉴튜버 마덕수가 다급히 달라붙었다.


“채현씨. 지금 어디 가시게요?”

“누, 누님. 행님은 이미 나가신 지 오래인데···. 따라가시려는 건 아니죠?”


“유진씨가 지나간 자리는 다 괜찮을 거예요. 요괴들은 전부 죽었을 테니까. 그리고, 멀리 못 갔을 거야. 제가 잘못한 게 있어서 사과만 하고 금방 돌아올 테니까, 걱정 마세요.”


채현이 다급히 뛰었다.

두 사람은 마지못해 소화기 하나를 쥐고, 따라나선다.

어느새 세 사람이 떠나고 휑해지자, 사람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입이나 떡 벌릴 뿐이다.

그때 뉴튜버 마덕수가 입구 사이에 얼굴을 빼꼼 내밀며 씨익 웃는다.


“저 마덕마덕 아시죠? 신뢰로 먹고사는 뉴튜버! 아까 그 인간처럼 소화기 먹튀 안 해요. 금방 돌아옵니다잉!”

“신뢰? 너 컴퓨터 뿌리기 이벤트 아무리 응모해도 단 한 번도 안 됐다. 사기 아니냐?”

“아! 공정히 줬다니까! 내역 까봐요?”




***




유진은 1호선 전철의 선두를 향해 걸었다.

시작이 일단락되었음에도 표정이 좋지 않다.

피와 땀에 젖어 축축한 것이 기분 나쁘다.

이런 건 일상이기도 했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매일 일 끝나자마자 몸을 씻고, 옷을 세탁하던 생활은 세계가 이 모양이 나도 한결같이 지켜온 유진에게 이는 불쾌지수를 극한으로 치닫게 했다.


‘옷이 등짝에 달라붙었어···.’


신경이 날카롭게 자극하자 이를 빠득 물었다.

우선 여동생 김선하를 구하러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갔건만, 도무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의 빛이 유진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 빛은···?’


그것은 자판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빛.

일과를 마친 뒤 온몸을 적시게 하던 딸기 맛 이온 음료의 광고판이었다.


유진은 침을 꼴깍 삼켰다.

잘 팔리지도 않아 생산된 것은 적고, 공장도 제 기능을 못 한 실정이다.

몇 년간 마시고 싶어도 마시지 못했던 저 마이너한 음료수는 참을 수 없는 사막 속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유진은 고작 1분 정도는 괜찮겠거니 하며 자판기의 앞문을 힘으로 뜯었다.


키기기긱-! 캉–!


문과 본체를 잇던 경첩이 찢기고, 나사가 빠져 튀자 피부에 냉기가 스며들었다.

유진의 손이 마치 드라이아이스에서 나올법한 시원한 수증기를 뚫고, 가득히 쌓인 딸기 맛 이온 음료를 주섬주섬 가방에 담아 넣는다.


도중에 유혹을 참지 못하고 한 캔을 집어 드는 유진.

손가락이 8자 모양의 금속을 지렛대 삼아 톡-! 올리자 상큼한 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참을 수 없는 욕망에 입에 붙여 꿀꺽꿀꺽 삼키는 유진이었다.


“하아······.”


혀끝에 스며드는 맛이 뇌를 잠식한다.

힘들었던 가난뱅이의 삶을 받쳐주던 맛.

이것이야말로 문명이 이룩한 예술.

오랜만에 일과의 의식을 체감한 유진은 남은 한 방울까지 입에 탈탈 털어 넣었다.


그때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두 명은 구두 소리.

한 명은 운동화의 푹신한 고무 소리.


뒤를 바라보자 김호민과 하채현, 그리고 마덕수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유진은 여기 왜 왔나 싶어 눈썹을 찡그렸지만, 혹시 이것이 목적은 아니었을까 싶어 딸기 맛 이온 음료 한 캔을 내밀었다.


“셋이서 나눠 드세요. 이것밖에 안 남았습니다.”


사실 하나도 안 팔려 가방에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괘, 괜찮아요, 유진씨···.”

“저거 리뷰해봐서 아는데···. 진짜 달콤한 걸레 빤 물 같던데······.”

“그, 그게 딸내미가 힘내라고 마셔봤는데, 제 입맛엔 안 맞더라고요···.”


감히 이 신의 포도주와도 같은 맛을 폄하하다니!

유진은 내심 불쾌해져, 시선을 피하는 세 사람을 쏘아보며 말했다.


“다른 음료도 있으니 알아서들 챙겨가세요. 두 번 다시는 마시지 못 할지도 모를 테니까.”


‘죽으면 평생.’


상황상 악담인지 진담인지 유진조차 모른다.

아마 악담에 가까울 것이다.

약간은 후련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하여간 세 사람이 우물쭈물하자 유진은 귀찮아서 등이나 휙 돌린다.

그러자 하채현이 소리 높여 발을 멈추게 했다.


“저기 유진씨.”

“왜요?”


까칠하게 묻자 하채현은 손으로 뒷짐을 지더니 한쪽 발을 담배꽁초 끄듯 지지며, 흐리는 어투로 말을 내뱉는다.


“저기 그게···. 사, 사과하고 싶어서요.”


하여간 음료 때문은 아니었나 보다.

내민 캔을 다시금 가방에 집어넣고 하채현의 말을 귀담아듣는 유진이었다.


“이미 많은 걸 해주셨고, 열심히 생각하고 도와주셨는데···. 유진씨 입장 생각도 못 하고, 멋대로 잘난척해서 죄송했어요. 그리고, 말 심하게 한 것도요······.”


딱히 신경 안 쓰는데.

그런 소리 한두 번 들어본 것도 아니고.

유진은 대충 고개나 끄덕이고, 채현의 뒤에 있는 두 사람에게 시선을 옮긴다.


‘저 두 사람은 걱정되어 찾아온 건가.’


아무렴 이젠 상관없는 이야기다.

살아만 있다면 다시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아직 물이 안 빠져서 그랬던 거니, 합니다. 별 신경 안 쓰니까 신경 끄세요.”


유진은 까칠하게 답하고 자리나 뜨려하다, 순간 아차 싶어 발을 멈추고야 만다.

시간이 촉박해 가르쳐 주지 못 했던 것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기에.


“와서 잘 됐네요. 말 못 한게 있었거든요.”


세 사람이 입을 다물고, 진중한 얼굴로 경청의 자세를 취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당이랑 사이비는 들어가지 마세요. 노예처럼 살기 싫으면.”


회귀 전 겪어 온 바로는 가장 큰 파벌이 무당과 사이비다.

그런 주제에 사람대접은 문명을 퇴보할 만큼 간악한 모습을 보이는 집단이라 경고를 건넬 필요가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노동은 해야겠지만, 거긴 적어도 사람대접은 할 겁니다.”


나름 경각심을 건네자 뉴튜버 마덕수가 사색이 되어 묻는다.


“혀, 형님 그게 어딘데요?”

“교단. 그것도 정통 교단. 자리 차기 전에 먼저 들어들 가는 게 좋을 거다. 지부 이름은 가르만 교회. 강 근처에 있으니까 찾기는 쉽다.”


세 사람이 눈에 불을 켜고,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두드린다.

유진은 그들을 곁눈질로 스쳐보며 등을 돌렸다.


차례로 김호민과 하채현, 마덕수의 어처구니가 없어 진 빠진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겠지.

그놈이 사제이니까.


“뭐, 뭐지? 신부가 생긴 건 외국인인데, 한국말 개 잘한다고 리뷰에 쓰여 있는데···.”

“헌금하면 히죽히죽 웃고 뒷돈 챙기려는 것 같다는데요? 맨날 이상한 물건 팔고, 성수에 절인 로자리오라느니. 수돗물에 담가 파는 사기꾼이라고.”


“해, 행님. 여기 사이비라는데요? 들어가지 말라 해놓고, 여기 들어가라고요? 예?”


유진은 또각또각 구두를 튕기며, 덕수의 질문에 답했다.


“걔가 이상해서 그런 거지 정통 교단은 맞다. 하여간, 대학 동기라 내 이름만 말하면 알아서 잘 해주겠지.”


조금은 의심 깃든 그들을 뒤로하고, 유진은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듯, 이 말만을 남기고서.


“다른 사람들한텐 말하지 마세요. 정원이라는 게 있어서 다 끌어들였다간, 당신. 또는 가족들이 못 들어갈 테니까.”



***



세 사람을 뒤로하며 1호선 선두에 도착했다.

안개 너머 사람의 형상을 한 실루엣이 보인다.

유진은 삼단봉을 집어넣고, 평온한 걸음걸이로 그에게 다가가 묻는다.


“그따위로 평가 내린 건 누구지?”


유진의 질문에 기관사 복장을 한 사내가 인간이기엔 좀 과하다 싶은 미소를 건넨다.


“창귀 할아범은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 유진 도령.”

“그걸 말이라고. 이 빌어먹을 도깨비가······.”


작가의말

2022-07-11. 07:31 수정.

하채현 시점에서 바라본 유진 장면.

사고 흐름이 빈약해서 고쳤습니다.


마무리 문단도 지웠습니다.

윗부분이 끊기 좋은 지점 같아서요.


추신.

오늘은 어제 일이 바빠 피곤한 몸이 피곤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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