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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드 님의 서재입니다.

만신전의 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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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드
작품등록일 :
2021.07.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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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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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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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스터

DUMMY

“그람님, 종자는 죽을 때까지 마스터와 같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퍼에 의하면 종자는 언제는 교체할 수 있는, 좀 나쁘게 말하면 마차의 부속품 같은 존재라고 했다. 기사의 전장은 가혹하다. 그를 보조하는 종자는 전사할 확률도 많다. 사선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워낙 많이 죽거나 다친다고.


하지만 성기사의 종자의 경우 그 경우가 다르다고 했다. 일단 신전에 복무하는 이유로 전사의 확률이 기사의 종자가 전사하는 확률보다는 상당히 적다고 했다. 기사의 전장보다 오히려 더 무섭고 어려운 길이 성기사의 전장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신전세력과 함께하니 신성력의 가호를 받기 쉬운 영향이라고 했다. 거기에 기사의 종자와는 다르게 만신을 따른다는 상징성은 비교할 수 조차 없다고 했다. 신의 손이 될 수 있는 길. 영광의 길이다. 성기사의 종자로 가겠냐고 물으면, 심지어 상속자가 아닌 귀족의 자제들도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름 엄청난 인기직이네. 무슨 국회의원 보좌관 뽑는 그런 느낌인가? 이거 돈 받고 하는 놈도 있겠네...’


기사의 종자로 들어가면 보통 기사의 밑에서 훈련하고 전투경험을 쌓다가 나이가 차면 보통 급료를 받는 급료병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물론 그 전에 마력을 유형화시키는 것에 성공한다면 그도 바로 기사가 된다. 하지만 종자 시절에 마력을 유형화시키는 자는 거의 없으니 대부분은 이 시점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는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급료병으로 취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병으로 전향하여 계속해서 전투 경험을 쌓아 마력의 유형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푸앵트의 아르손이 그러한 경우로 기사의 종자로 들어가서 나이가 차자 용병으로 경험을 쌓다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그런 경우인 것이다.


사실 알프레드의 경우에 이미 기본적인 전투교육은 다 마친 상태로 몇 년이 있으면 그런 선택을 해야 할 나이였다. 이들은 남작령 기사들의 종자들 중 하나로 교육받고 각자의 이유로 이 트리스트로 파견된 것이었다.


보통 종자를 한 번에 두 명만 유지할 수 있는 성기사와는 다르게 세속의 기사들은 종자의 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종자의 모든 장비와 숙식을 마스터가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숫자의 종자를 두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성기사의 종자와 기사의 종자의 결정적 차이는 성기사의 종자는 곧바로 만신전의 일원이 되어 사실상 기존의 신분의 굴레를 벗어던지게 되지만, 기사의 종자는 그런 것이 없이 오직 그가 마력을 유형화시키느냐에 따라서 그 신분의 상승이 결정될 뿐 그 전에는 자신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의 신분이 낮을수록 성기사의 종자 제안을 받을 경우 그것을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마도 알프레드와 이마르도 이러한 제안에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둘 다 이곳 북쪽 개척지역 출신으로, 어차피 곧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야할 것인데 성기사의 종자가 된다는 것을 거부할리는 없을 것이다.


“그람님께 부탁을 드리는 이유는, 적어도 이 둘은 이 곳 북쪽 출신으로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이 이러한 무리한 부탁을 드리는 것이고요.”


크리스는 이 둘은 이 지역 출신으로 이미 들었던 알프레드의 사연 즉 가족이 다시 남작령으로 이주해가면서, 귀족의 아량을 보여준다는 명목으로 종자가 된 케이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관심이 식고 어느 정도 교육이 이루어지자마자 마치 짠 것처럼 두 곳 남작령 전부 그런 출신들은 전부 이 곳 트리스트로 파견 즉, 보내버렸다.


어차피 이들은 좀 지나면 종자신분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실 트리스트 마을의 사정으로 이들을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급료병 한명이 지출하는 그들의 급료 말고도 장비 등을 지급해야 함으로 상당한 지출이었다.


하지만 트리스트의 만신전으로 주체를 바꾸면 말이 달라진다. 물론 트리스트의 만신전의 예산이 엄청나서 급료병을 마구 고용할 수 있다면, 애초에 이런 고민 따윈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신전에는 성기사의 종자에 대한 배려가 존재했다. 성기사의 종자는 기본적으로 성기사가 되기 위하여 교육을 받으면서 경험을 쌓는 일종의 예비 성기사다.


물론 성기사가 되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마력을 유형화하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에 만신의 선택을 받아야한다. 이런 험난한 길이지만 분명 더 확률이 높은 길은 있다. 그것이 바로 성기사의 종자로 시작해서 쭉 만신전의 사역에 함께한다면 두 번째의 만신의 선택은 그나마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 그것은 허들이 두 개에서 하나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 반대로 이것을 이야기한다면, 만신전에서 오랜 기간 만신에 봉사한다면, 마력의 유형화만 이루어내면 사실 상 성기사가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만신전은 성기사들의 종자들이 나이가 차서 더 이상 종자신분을 유지 못하게되는 시점이 와도 종자들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입증된 인재들이며, 교육을 받은 언제든 성기사가 될 수 있는 어디서도 찾기 힘든 인재들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종자를 그만둘 나이인 20대 초반까지 마력을 유형화해내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30대나 되어야 마력을 유형화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이들을 바로 내친다는 것은 손해였다. 물론 세속에서야 오히려 종자들을 내쳐서 거친 경험 속으로 밀어넣어야만 더 빠르게 마력을 유형화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성기사는 그 과정 외에 다시 만신의 선택을 받아야한다는 두 번째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그런 조건을 상당부분 만족시킨 인재들을 바로 내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알프레드와 이마르는 분명 만신전 소속이 아니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만신전에 소속되어 오랜 기간 신전의 일에 봉사한 바다. 이들은 만신전의 소속이 아니지만, 만신전에서 오랜 기간 일한 식구였다. 사실 이들의 앞날을, 미래의 길을 어떻게 열어주어야하나 고민이 많았던 크리스와 하퍼였다.


그리고 그 해결책이 절로 굴러들어왔다. 그리고 그러한 청탁을 할 명분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즉 그람에게 병력의 부족함을 들어서 이 둘 즉 알프레드와 이마르를 종자로 삼아달라 부탁한다. 어차피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는 누가 들어도 그럴듯한 계책이다. 그리고 그람은 신탁을 받아 소환된 사나이로 언젠가 이곳 트리스트를 떠나서 신들의 의지를 수행해야할 사람이다. 따라서 그가 떠날 때 종자계약은 자연스럽게 해지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전례에 따라서 종자계약이 만료된 알프레드와 이마르는 신전에 남게 되며 그들의 장비와 숙식은 중앙 만신전에서 책임지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그람과 크리스의 교단이 다른 것이다. 만신전은 모든 신을 모신 신전의 연합체이자 모든 신을 모시는 곳이긴 하지만 엄연히 주신은 다른 법이다. 당연히 성기사의 종자는 그 성기사가 속한 교단에서 뒤를 봐준다. 크리스는 무례임을 알면서도 너무 궁금해서 물어본 결과 그람의 교단이 아단 교단임을 알고 있었다. 아니 그 영롱한 황금색으로 빛나는 그의 신성력을 보면 누구라도, 적어도 은색의 마아트 교단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람이 이들을 종자로 삼고, 그람이 떠나간다면 이들은 원칙적으로 아단교단에 속해있는 신의 왼손이 된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그가 원할 경우에 만신전 소재지를 기준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속에 관한 문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종자들이 소중한 인재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유망주에 불과하지 실제 이들이 마력의 꽃을 피워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신전에 남은 알프레드와 이마르는 이 트리스트 신전에 배속되게 되고 당연히 트리스트의 주임 사제인 자신이 이들을 돌봐주게 된다. 그 비용은 지금 주임사제인 크리스의 교단인 마아트교단에서 일단 부담하고 그것을 후에 아단교단에 청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물론 이들의 소속은 일단 어디까지나 아단 교단이겠지만 후에 그 교단은 바꿀 수 있다. 어디까지나 이들은 아직 유망주에 불과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이들을 종자로 삼을 경우에 일단 그람이 즉 아단의 교단이 이들의 장비 그리고 숙식을 해결해줘야 하는데 크리스 아니 트리스트 만신전의 모두가 알다시피 그람은 아직 그의 교단과 접촉한 적이 없다. 아니 존재 자체도 모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는 트리스트 만신전에서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하지만 전례에 지원 나온 성기사에게 만신전에서 장비와 비용을 지원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으니 이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러한 설명을 모두 마치자 그람은 비로소 납득했다. 확실히 자신에게 아무런 손해도 없으면서 전체적인 전력을 불릴 수 있는 좋은 수였다. 다만, 이런 트릭을 사용하면 당장이야 급한 사정을 보아 그냥 넘어가겠지만, 향후 두 남작령에서 트리스트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염려가 들었다. 그람의 이런 말에 크리스는 웃으면서 말했다.


“당장 다음 날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그런 것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지요. 당연히 숙련된 병력을 눈뜨고 강탈당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곧 있으면 내쳐질 사람들입니다. 잠깐 기분은 나쁠지언정 어차피 곧 벌어질 일이었으니 이 위기만 잘 넘긴다면, 트리스트가 이들 남작령 때문에 곤란을 겪지는 않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남작들은 나이가 찬 종자는 그냥 바로 퇴출시킨다고 했었다. 이들의 나이가 곧 그럴 나이에 도달하기 때문에 어차피 곧 닥칠 일이었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이들이 지금 장비하고 있는 장비는 전부 반납하여 봉인해서 다음에 오는 남작의 문장관에게 전달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혹시 제가 이 두 명을 종자로 받음으로써 향후에 다른 종자를 받는데 제약이 있다던가 혹은 전체적으로 받는 종자의 수가 정해져있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그람은 이들을 비교적 신뢰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살기 위해서 온가지 수를 쓰는 사람들이었기에 자신에게도 무언가 말하지 않고 속이는 것이 있을 가능성을 경계했다. 사람들은 늘 말하지 않는 것은 속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닌 것이다.


이런 그람의 의심을 알아차렸는가, 크리스는 웃으면서 하지만 명확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일로 그람님의 앞날에 어떠한 제약도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 않음을 마아트님의 가호를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트리스트를 지키기 위함이지 어떠한 계략도 모략도 숨어있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시는 신까지 들먹이는 그의 모습에 아마도 다른 숨기는 점은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의 말대로 하는 것이 옳았다. 그럼 2명의 종자급 인물이 추가되는 셈이니 전체적으로 전력은 상당히 강해진다.


“그러면 요격 원정대의 규모는 대강 어느 정도를 생각하십니까? 오크들의 규모로 보았을 때 상당한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그람의 말에 다들 침묵에 잠겼다. 분명 주변 영지에서 지원하는 전력은 기존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전력에서 다시 원정대를 조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그람님과 크리스님의 직전 원정에서 보신 바와 같이 아무래도 적의 구성은 오크 전사와 레인저의 혼합구성일 공산이 높습니다. 오크 전사는 당연히 지금 전력에서 성기사만이 상대가 가능할 것이고 오크 레인저도 사실상 성기사가 아니면 상대하기 난해할 것입니다.”


하퍼의 분석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시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히퍼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오크를 상대하려면 최소한으로 성기사 2인이 포함된 원정대를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여기에 모여있는 두 사람 즉 성기사인 그람과 성전사인 하퍼 둘 다 원정대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카릴 영지의 만신전에 파견되어있는 성기사가 오는 것이 확실할까요? 그렇다면 하퍼님이나 새로 지원을 오시는 분 중 한분이 트리스트를 지키고 남은 둘이 원정대로 나갈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그람의 말에 하퍼도 크리스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카릴 만신전에서 지원은 반드시 올 수 밖에 없다면서 기존에 하피가 대거 침입했을 때에도 카릴의 만신전에서 성기사가 지원을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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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21.09.30 52 5 13쪽
62 나만 쓰래기야? 21.09.29 54 2 14쪽
61 인내력의 끝 21.09.28 5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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