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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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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비밀 연애

DUMMY

‘나머지 멤버들 중 한 명인 것 같은데.’


헌서는 대기실 밖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한 명 한 명 접근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마음먹었다.


잠시 후, 다이아몬드 멤버들은 리허설을 마치고 돌아왔다. 모두 몰려다녀서 각자 떨어져있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헌서는 끈질기게 대기실 밖 복도 소파에 몸을 숨기고 다이아몬드 멤버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멤버들이 나올 때, 거리를 두고 미행하며 의심스러운 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매점에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 외에는 딱히 이상한 행동을 하는 멤버는 없었다.


오후가 되고, 공연 시간이 다가왔다. 공연장에 다른 아이돌도 속속 도착했고, 관객 입장도 시작되었다.


‘이제 슬슬 가봐야겠네. 우리 공연 시간이 됐어.’


에이리프의 공연 순서가 앞쪽이라 미리 가서 준비해야했다.

대기실로 돌아가려고 일어서는데, 다이아몬드 대기실 문이 열렸다.

제빈이 나와서 어디론가 걸어갔다.


‘어디 가는 거지?’


헌서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제빈은 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며 계단을 내려가서 어디론가 향했다.


“거기 있어. 내가 갈게.”


제빈은 공연장 뒤쪽에 스텝이 이동하는 문을 열고 나갔다.

무대 소품과 공연 물품을 운반하는 사람들을 지나쳐서 주차장을 향했다.

공연 관계자의 차량들만 주차할 수 있는 전용 주차장이었다.


제빈은 주차된 차들 중에 하나로 다가갔다. 차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


차 안에는 한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찾아왔네?”


제빈은 여자를 껴안고 키스했다.


“오빠가 골드 엔터테인먼트 스텝 목걸이 줘서 무사히 통과했지.”


서슴없이 스킨십을 하는 걸 보면 제빈의 여자친구인 모양이었다.


“오빠 공연 너무 보고싶었는데, 이렇게 불러줘서 고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해.”


그들은 차안에서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벌였다. 누가 볼지도 모르는데, 공연관계자 외 일반인은 출입을 못 하는 장소이니, 거리낄 게 없는 모양이었다.


“공연 잘 보고, 공연 끝나고 차에서 봐.”


“알았어. 여기서 만나.”


제빈은 차에서 여자친구와 노닥거리다가, 차에서 나왔다.

그가 대기실로 돌아가는데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어? 나 공연준비 중이지. 방금 리허설하느라고 바빠서 전화 못 받았어.”


제빈은 전화에 대고 거짓말을 했다. 여자친구와 있었으면서 리허설 중이었다고 변명했다.


“자기, 몸은 좀 괜찮아졌어? 나 오늘은 공연 끝나면 피곤해서 못 만날 것 같아. 다음에 멋진 곳에서 데이트하자. 사랑해.”


말투나 분위기로 보아, 통화 상대는 그의 또 다른 여자친구인 듯했다.


“계속 응원해줘서 고마워. 나 진짜 너밖에 없어.”


헌서는 어처구니없는 제빈의 행태에 자기도 모르게 쯧쯧 혀를 찼다.

양다리를 걸치며 여자친구를 사귀고 기만하고 있었다.


“내일? 내일도 스케줄있는데, 봐서 시간 날 때 연락할게. 보고 싶어. 사랑해.”


제빈은 전화를 끊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에휴, 한심하다.’


헌서는 제빈의 양아치같은 행동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이아몬드의 데뷔가 코앞인 중요한 시점인데, 연애도 모자라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니 어이가 없었다.


‘저러다 언젠가는 들통날 텐데. 일유 형이 저런 분위기 엉망인 팀에 가도 괜찮을까?’


그룹 내의 한 멤버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룹의 이미지에 타격이 가서 다른 멤버도 피해를 입는다. 제빈이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지만, 일유는 걱정되었다.


비록 파렴치한 짓을 하고 있지만, 제빈도 딱히 수상한 점은 없고, 에이리프 공연 시간이 다가와서, 헌서는 에이리프 대기실로 돌아왔다.


문을 여니, 뜻밖의 손님이 있었다.


“어? 일유 형?”


일유가 와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헌서야, 어디 갔었어? 한참 기다렸어.”


일유는 환하게 웃으며 헌서와 악수를 했다.


“다이아몬드에 합류할 거라면서요?”


“응. 이번 주 안에 계약서 쓸 거야. 그 전에 다이아몬드 공연을 보고 결정하려고.”


일유는 다이아몬드의 현장 반응을 보러 왔다고 했다.


“다이아몬드 공연을 보러 왔다면서, 왜 여기 있어요?”


“그러게. 여기 있는 게 편하네.”


일유는 에이리프 멤버들을 보니, 마치 집에 있는 것 같다며,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일유 형이 와서, 우리 파이널 라운드 C조 멤버 다 모였네.”


디영이 일유의 팔짱을 끼며 그에게 기댔다.


“파이널 라운드 무대 재미있었는데.”


“그러게. 그때 우리 끝내주게 잘했는데.”


일유는 행복한 추억에 젖어서 아련하게 과거를 회상했다.


“B조 의상이랑 무대 보고 우리 다 기죽어서 어떡하냐 했잖아. 그런데 일유 형이 인트로에 나오니까 형 팬들이 꺄악하고 소리질러서 우리 조로 사람들이 확 몰렸잖아.”


“맞아. 우리가 역전했다가, 또 B조가 역전했다가, 다시 우리가 역전했지.”


일유도 롤러코스터같았던 파이널 라운드를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다이아몬드도 공연하는데. 왠지 파이널 라운드의 재대결 같은 느낌인데?”


온제는 경쟁의식이 생기는지 의욕에 넘쳐서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쳤다.


“무대 부수고, 다 이겨버리겠어.”


합동콘서트에서 파이널 라운드에서 B조와 C조가 공연했던 곡을 다이아몬드와 에이리프가 그대로 다시 공연할 예정이었다.


“내 파트는 누가 해?”


일유는 자신이 맡았던 파트를 누가 하는지 궁금해했다.


“미강이가 하기로 했어.”


일유 대신 들어온 미강이 그의 파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렇구나.”


일유는 어딘가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들과 같이 무대에 서고 싶은 티가 역력했다. 다이아몬드와 계약하기로 했지만, 일유의 속마음은 에이리프와 함께 하고 싶어보였다. 하지만, 에이리프의 멤버가 보강될수록 일유가 설 자리는 점점 사라져갔다.


“어, 다이아몬드 팀 공연 시작한다.”


지솔이가 공연 영상이 송출되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가장 먼저 다이아몬드가 오프닝을 열었다.


그들은 다같이 앉아서 다이아몬드의 공연 중계를 보았다.


폭죽이 빵 터지며 공연이 시작되었다.

무대 뒤쪽에 다이아몬드를 상징하는 커다란 크리스탈 구조물이 번쩍이며 시선을 강탈했다.


“무대 장치 멋지네.”


음악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수많은 백댄서가 달려나왔다.


“인원도 엄청나.”


그들 사이에서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멤버들이 백댄서와 함께 춤을 추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잘 안 보인다.”


가뜩이나 존재감이 약한 다이아몬드 멤버들이 수많은 백댄서와 춤을 추자, 개성이 강한 댄서들에게 묻혀서 시선이 가지 않았다.


“노래는 안 하나?”


지솔이 고개를 갸웃했다. 첫 곡부터 립싱크를 하고 아무도 라이브를 하지 않았다.

윌비는 고개를 저으며 비판적으로 말했다.


“산만해.”


멋진 무대장치, 대규모 백댄서, 아름다운 의상, 신나는 음악이었지만, 이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않고 각자 따로 놀았다.


다이아몬드 멤버들도 자기가 멋있어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고, 팀으로 군무를 맞추는 데는 소홀했다.


“박자가 서로 안 맞아. 새로 영입한 멤버랑 연습 안 했나? 파이널 라운드때보다 별론데?”


온제도 어이없는 투로 지적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가 봐도 안 맞는 게 보였다.


일유는 표정이 점점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이 몸담게 될 그룹의 실력을 보니, 앞으로 활동할 일이 암담하게 느껴질 터.


디영은 침울해진 일유의 표정을 보고, 그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말했다.


“형이 저 가운데 들어가면 눈에 확 띄겠다. 형이 제일 잘하니까.”


그러나, 일유의 얼굴은 밝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착잡한 표정이 되었다.

그저 그런 실력에 노력하지 않는 나태한 마음가짐을 가진 다이아몬드에서 아이돌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지직- 지지직-


스피커가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잠시 음악이 멈췄다.


“어? 음향 사고다.”


리허설을 했는데도, 돌발상황으로 가끔 이렇게 음악이 꺼지는 경우가 있었다. 낮에 비가 오고 습도가 높더니,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


음악이 꺼지자, 노래소리도 동시에 뚝 멈췄다.

립싱크를 하니, 음향이 나감과 동시에 노래소리가 메아리도 없이 사라졌다.


“립싱크였네.”

“티가 나긴 했어.”


관객은 수군거리며 무대에서 멍하니 서 있는 다이아몬드를 바라보았다.


다이아몬드 멤버들과 백댄서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며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반주가 없으니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적막한 침묵이 흘렀다.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자, 관객은 웅성거리며 무대를 쳐다보았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노래 끝난 거야?”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자, 도웅은 못마땅한 얼굴로 바닥만 쳐다보았다.


“일을 뭐 이따위로 하는 거야?”


치코는 짜증이 나는지 한숨을 푹푹 쉬며 무대 옆의 음향팀을 흘겨보았다.


“다시 갑니다.”


음향팀은 오류를 바로잡고 음악을 처음부터 재송출했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


다이아몬드 멤버들은 투덜거리며 자기 자리로 이동했다. 무대에 가득한 댄서들 때문에, 음악이 나온 지 한참 지나서야 제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관객은 음향사고는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기고 조용히 침착하게 기다렸지만, 다이아몬드 멤버들의 사고 대처 태도에는 실망했다.


“진행이 별로네.”

“하기 싫은 건가?”

“왜 저렇게 우왕좌왕해?”


사과는 하지 않더라도 아무런 멘트나 인사도 없이 화난 태도로 공연만 하는 모습에 관객이 더 얼어붙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이아몬드의 무대가 끝났다. 멤버들은 아무런 멘트도 없이 인사도 대충 하고 서둘러 무대를 빠져나갔다.


“무슨 말이라도 하지.”

“인사라도 제대로 하고 가지.”


관객은 무성의한 다이아몬드의 무대 매너에 황당해했다. 다이아몬드의 팬들도 속상한 표정이었다.


“어떡해. 도웅이 화났나봐.”

“제빈이도 기분 안 좋아보여.”

“치코는 입모양 보니까 욕하는 거 같던데. 무슨 말 나오는 거 아니야?”


음향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관중은 제대로 수습을 못하고, 멘트도 없이 도망치듯이 무대를 떠난 멤버들에게 어이가 없어했다. 다이아몬드 팬도 무대를 망치고 오히려 관객에게 짜증내는 멤버들에게 상처받았다.


처음에는 기대로 가득했던 콘서트 장 분위기가 어딘가 모르게 착 가라앉았다. 관객은 공연을 보다 만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지 지루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우리 차례다.”


이제 에이리프의 순서였다.


“분위기 살려야지.”


온제가 손뼉을 치며 멤버들을 불러모았다.


“렛츠 고! 렛츠 고!”


에이리프 멤버들은 싸늘한 객석 분위기를 이겨내고자 가볍게 점프를 하며 무대로 올라갔다.


무대의 조명이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바뀌고 배경이 회전목마와 롤러코스터가 나오는 영상으로 바뀌었다. 무대에는 솜사탕 스탠드와 삐에로 등 놀이공원 소품이 위치했다.


즐거운 놀이동산 무대장치가 선보이자, 관객은 조금씩 관심을 보이며 서로 속삭였다.


“아, 여기는 무대가 또 다르네. 재미있네.”

“아이돌 놀이공원 멤버들 출신 그룹이라 그 컨셉으로 무대를 꾸몄네. 아이디어 좋다.”

“사실 얘네가 진짜 놀이공원 데뷔조인데.”


거대 자본을 투자한 다이아몬드의 무대보다는 소박했지만,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게 꾸민 에이리프 무대도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무대에 공을 들인 보람이 있었다.


“우리도 음향 사고 날 수 있어. 당황하지 말고 음악 나오는 거 잘 듣고 옆사람 보면서 맞춰.”


무대 경험이 많은 온제가 멤버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시스템에 한번 오류가 일어나면 또 일어날 확률이 높았다.


“오케이. 정신 바짝 차리자.”


멤버들은 긴장을 풀지 않고 각자 마이크와 인이어를 점검했다.


[흡인력 강화 스킬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헌서는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2만명의 관객의 시선이 헌서에게 몰렸다.


“야, 멀리서 봐도 빛이 나네.”

“저 아우라. 존재감.”

“아이돌이네.”


다이아몬드의 공연에 루즈해졌던 분위기가 다시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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