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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님의 서재입니다.

기(氣)를 만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최근연재일 :
2017.07.26 13:54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0,536
추천수 :
407
글자수 :
123,169

작성
17.06.20 04:34
조회
1,550
추천
15
글자
7쪽

6화-힘이 있었더라면

DUMMY

허국은 요즘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봉문에 들어가면 관이 조용하니 관주도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금방 사라질 거라 예상했던 자기 생각과 달리 점점 더 심상치 않은 기의 움직임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것이었다. 수련을 들어가고 남은 이들로 이 현상의 원인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녀 봤지만, 당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조용했던 집무실 밖에 인기척이 들렸다.


“관주님 백호대 이언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너라”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그는 청룡관 삼대 무력단체의 일원답게 풍채가 좋았고 기세가 남달랐다. 이언은 허국에게 고개를 숙여 짧게 인사를 했다.


“웅비 때문에 왔느냐?”


“그렇습니다.”


이언은 허국에게 웅비가 저잣거리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공자님께선 어깨와 옆구리 등을 다치셨고 치료를 받으러 가지 않는 거로 보아 큰 부상이 아닐 거라 예상됩니다.”


“그래?”


허국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했다. 웅비의 몸 상태가 최근 들어서 좋아졌다 하나, 무술을 익히지 않았음에도 장정 다섯과 싸워 이겼다는 보고를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무언가 이상했다. 물론 웅비도 어렸을 때 무술에 재능이 있었다. 형을 따라 청룡관의 두 번째 검이 될 거라는 소리를 듣던 아이였다. 하나 그 일이 있고 나서는 무술을 익히지 못했으며 방에 누워만 있었던 웅비였다.


“알겠다. 이만 나가 보아라”


이언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이언이 나간 걸 확인한 허국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이상 현상과 웅비가 관련이 있는 것인가?’


그 시각 남궁세가 에선 다른 이유로 생각에 잠긴 자가 있었다.


“그가 오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도착하려면 오래 걸리지만,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궁현은 얼굴을 찌푸렸다.


“연이를 불러 오너라”


남궁연은 올해 열다섯의 나이로 미모가 뛰어났으며 검술 실력과 총명함도 빠지지 않는 남궁현의 손녀딸이다.


청룡관의 둘째 공자 허웅비 라는 자에게 주기엔 너무 아까운 아이였다. 물론 바로 혼인을 올리는 게 아니지만,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 아이와 청룡관. 충분한 거래인가?’


그가 남궁연을 아껴서 그런 게 아니다. 그 아이라면 좀 더 좋은 조건의 문파와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는 혼인 동맹을 맺자는 기별이 왔을 때 당연히 허진을 얘기하는 줄 알았다. 당대 최고의 후지기수와 남궁연이 혼인을 맺는다면 남궁세가로선 전혀 아쉬울 리가 없는 거래였다. 하나 듣지도 못했던 둘째 공자와 혼인을 올리자는 말을 들은 남궁현은 당황했다.


봉문을 끝내고 세상에 다시 나왔을 때, 새로운 자들이 설칠 것이며 당연히 그들로선 기득권층인 자신들에게 검을 들이밀 것이고, 지금도 강한 구대문파들은 무림을 향해 더 큰 야욕을 품을 거로 생각했다. 물론 자신들도 힘을 키우겠지만

확실한 동맹이 있다면 나쁠 게 없을 것이다.


비록 청룡관은 현재 입지가 애매하지만 향후 십 년 이상을 바라봤을 땐 구대문파에 버금갈만한 곳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청룡관의 후지기수들 중에는 인재가 많았으며, 분명히 자신이 모르는 몇 가지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이 힘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면 분명 강해질 것이다.


청룡관이 형산파의 견제를 받는 이유는 허국이 관주가 된 이후로 강서로 진출하려는 그의 야욕 때문이다.


강서는 이름난 문파가 없으며, 호북의 청룡관과 안휘의 남궁세가, 절강의 보타문, 호남의 형산파 이렇게 네 곳이 붙어있어, 서로 눈치를 보며 건드리지 않고 있는 곳이었다. 보타문 이야 원래 다른 곳에 관심이 없는 자들이긴 하지만 자신들과 형산파는 아니었다. 허국이 강서에 관심을 두는걸 알게 됐을 때 청룡관에서 혼인 동맹을 맺자고 연락이 온 것이다.


청룡관의 싹을 밟아 버리거나 형산파와 힘 싸움에 도움을 준다면 청룡관에게 어떤 것을 받아 올 수 있는지가 그의 고민이었다. 머리 위에 인접한 화산과 소림. 그들이 어떻게 나올진 모르지만, 그들이 만약 본격적으로 청룡관을 막는다면 그때 가서 발을 빼면 그만이었다. 만약 허국에게 강서의 반을 받아 낼 수 있다면 구대문파와 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어차피 혼인도 당장 맺는 게 아니다. 남궁연이 18살이 된 후로 한다고 말을 해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동맹을 맺기로 마음을 먹었다. 비록 누군지도 모르는 놈에게 주기엔 아까웠지만 해볼 만한 도박이었다.


“할아버님 소녀 연입니다”


“들어오너라”


남궁현의 집무실 문이 열리고, 아직 앳된 얼굴의 소녀가 들어왔다. 결점 없는 하얀 피부에 짙은 눈썹, 곧게 서 있는 코와 붉은 입술은 차가워 보이는 그녀의 표정에도 미모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와 남궁현에게 인사를 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는 모든 이들을 위축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궁연은 주먹을 꽉 쥐고 그를 똑바로 바라 봤다.


“그래, 결정했느냐”


남궁연은 잠시 망설였다.


망설이는 그녀를 본 남궁현은 얼굴이 조금 찌푸려졌다. 어차피 그녀에게 의사만 물어본 것일 뿐 결정은 자기가 할 것이었다.


“하겠습니다.”


청룡관과의 동맹이 그들에게 어떠한 이득을 갖는지 알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했다. 그녀는 거절하기엔 너무 똑똑한 아이였다.


그러자 남궁현의 표정이 풀리며 말했다.


“그가 오고 있다. 한 달 후면 도착할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거라”


“...... 알겠습니다.”


할 말을 다 끝낸 남궁현은 고개를 돌렸고, 남궁연은 다시 인사를 한 뒤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그 시각 웅비는 열심히 길을 걷고 있었다.


‘나와 혼인을 올리는 이는 어떤 사람일까?’


남궁연과는 다르게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는 웅비였다.


친구가 없는 웅비는 여자와 결혼한다는 호기심보다 이왕 혼인을 올리게 될 거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했다. 사람 만나는 걸 꺼리던 웅비는 가끔 나타나는 두통 때문인지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생각을 마친 웅비는 가던 길을 잠깐 멈춰 섰다.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이상했지만 이내 다시 발을 놀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날이 다른 이들에게 맡겨진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내게 힘이 있었더라면.......’


작은 바람에도 흔들렸다.


작가의말

이번 화부터 분량을 조금 더 늘려보려 합니다.


500자 늘이는 거지만 초보 작가인 저에게는 쉽지 않네요.


선호작과 추천 눌러주신다면 정말 힘이 될 거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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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발돋움 +1 17.06.28 1,200 11 9쪽
13 12화-추격전(追擊戰) +1 17.06.27 1,273 14 10쪽
12 11화-강해진다는 건 +1 17.06.26 1,323 16 11쪽
11 10화-기습(奇襲) +1 17.06.24 1,549 15 10쪽
10 9화-기(氣)를 수련하다 +1 17.06.23 1,574 18 8쪽
9 8화-마지막 자존심 +1 17.06.22 1,434 16 6쪽
8 7화-누구도 반겨주지 않는 환영 +2 17.06.21 1,411 18 7쪽
» 6화-힘이 있었더라면 17.06.20 1,551 15 7쪽
6 5화-강해지기 위해 선택한 것 +2 17.06.19 1,614 17 7쪽
5 4화-악연(惡緣)의 고리를 끊어라! +4 17.06.18 1,668 18 6쪽
4 3화-대를위한 소의 희생 +1 17.06.18 1,770 16 6쪽
3 2화-적갈파 +2 17.06.18 1,861 18 6쪽
2 1화-발아(發芽) +1 17.06.18 2,062 18 6쪽
1 <수정>서- 무패(無敗) 17.06.18 2,620 1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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