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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름 님의 서재입니다.

숙원 홍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서여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19
최근연재일 :
2021.04.12 1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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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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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9,561

작성
20.05.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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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숙원 홍씨 9. 또 다른 생일

DUMMY

숙원 홍씨 9. 또 다른 생일


콘도 앞에 민혁의 스포츠카가 정차해 있었다. 민혁이 서둘러 나오고 이재열이 그 뒤를 쫓아왔다. 민혁이 차에 올라타려는데 이재열이 잡았다.

“가긴 어딜 가! 위험해! 미친 서봄한테 목숨 걸 일 있냐?”

민혁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어차피 지금 안 가면 화병으로 죽어! 내가 어제 다 준비해놨어, 오늘 미친 서봄, 끝을 본다!”

민혁이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재열은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조수석에 탔다. 갑작스런 출발에 이재열이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민혁의 휴대폰 벨이 쉴 새 없이 울려댔다.

“안 받아?”

“받으면 욕 밖에 더 먹냐? 어차피 서울 가면 아버지한테 죽어, 죽기 전에 미친 서봄 반드시 잡는다! 망신 망신 개망신! 아악! 서봄!”

민혁은 미친 듯이 핸들을 내리쳤고 악셀을 더욱 세게 밟았다. 이재열은 양손으로 손잡이를 꽉 움켜잡았다. 이재열은 따라온 걸 후회했다.


버스는 도로가 미끄러워 굽이굽이 높은 산길을 천천히 가고 있었다. 하얀 눈꽃으로 뒤덮인 산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버스가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는 봄과 소이는 아름다운 경치 대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이가 케잌을 들고 있었다. 눈처럼 하얀 케잌 위에 촛불이 일렁였다. 큰 초 2개, 작은 초 4개가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다. 봄은 일어나서 돌아봤지만 여름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잠이 들어있었다. 봄은 서울에 가서 여름과 함께 생일축하를 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소이가 서운해 할까 싶어 꺼내지 않았다. 준이 역시 피곤했는지 자고 있었고 태희는 책을 읽고 있었다. 봄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소이와 둘이서 생일을 축하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원빈은 휴대폰으로 SNS를 하며 궁시렁댔다.

“왜 하필이면 생크림이야...나 초코렛 복근 때문에 음식 가리는데...”

“사랑하는 봄이의...”

봄이 함께 불렀다.

“사랑하는 여름의...생일 축하 합니다!”

소이가 봄이 앞에 내밀었다.

“봄아, 소원 빌어.”

봄은 잠시 생각하다가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고는 촛불을 후 불어 껐다. 원빈이 봄이 손에서 케잌을 채듯이 가져가 손가락으로 생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소이는 봄에게 두툼한 선물을 내밀었다. 소이가 직접 포장한 선물을 보자 뭉클했다. 봄이 선물을 풀어보니 곰돌이 수면잠옷이었다. 소이는 조금 미안해했다.

“봄이 너 추위 많이 타니까. 작년에 선물해준 거랑 같아서 미안해.”

봄은 빙그레 웃으며 곰돌이 수면잠옷을 얼굴에 비비며 좋아했다.

“고마워 소이야! 나 진짜 이거 또 갖고 싶었어! 너무 고마워!”

소이가 빙그레 웃었다. 원빈이 곰돌이 수면잠옷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져서 빼앗아갔다. 원빈은 이거다 싶었다. 원빈이 서둘러 점퍼를 벗었다. 일부러 찢은 쫄티를 입고 있었고 복근이 드러나 보였다. 원빈은 곰돌이 수면잠옷을 들고 셀카를 찍었다. 또 복근을 찍어 그 사진을 바로 SNS에 올렸다.

‘아~실수로 올라갔네요. 어제 스키 타다 옷이 찢어져서...먹지들 마세요. 제 초코렛 복근은 먹는 게 아닙니다.’

원빈은 수면잠옷이 나오는 사진을 바로 올렸다.

‘재벌 3세가 반한 수면잠옷, 바로 이겁니다...사실...그 주인공이 바로 제 동생입니다...저를 닮아 돈보다는 사랑이 우선인 애죠...’

원빈은 신이 났다. 어제부터 댓글이 어마어마했다.

봄은 원빈이 하도 한심해서 말도 하기 싫었다. 봄은 원빈에게서 수면잠옷과 케잌을 빼앗아 소이의 옆자리에 놓아두었다.

소이가 봄을 보더니 물었다.

“봄아, 어제 무슨 꿈 꾼 거야?”

“꿈? 무슨 꿈? 나 꿈 안 꿨는데...설마...나 또 잠꼬대 했어?”

“잠꼬대 정도가 아니었어. 진짜 무서웠나봐. 숨도 못 쉬고 막 울고...”

봄이 당황스러워했다.

“울어? 내가? 왜?”

봄은 잠시 있다가 심각하게 덧붙였다.

“나는 왜 꿈을 기억을 못하지...”

원빈이 끼어들었다.

“닭이니까, 그 닭대가리로 네 이름 두 자 외우는 것도 기적인데, 꿈을 기억해?”

봄이 눈을 흘겼다.

“네가 또 입이 터지고 싶은 것이냐?”

원빈은 무시하고 흉내까지 내며 떠들어댔다.

“이 오빠가 네 꿈을 알려줄게. 네가 대형 사고를 쳐서, 여름이가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니까 아~안돼...오지 마...주...준아...도와줘...이런 거지. 깨고 나서는 꿈이라 좋아서 엉엉엉...”

“거짓말 좀 하지 마!”

소이가 걱정스레 말했다.

“진짜야 봄아, 네가 말한 거 기억 안나?”

“진짜야?”

소이가 끄덕였다.

“난 왜 매번 꿈 꾼 게 기억이 안 나지?”

원빈이 끼어들었다.

“단기 기억상실이지,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 조기 치매야.”

봄은 심각해졌다

“몽유병 같은 건가? 막 돌아다니고 그러나...깜박깜박하는 건 있지만...”

봄이 그제야 생각난 듯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아빠한테 연락하는 것도 잊었네. 나 진짜...”

봄이 전화하는 동안 신경질적인 크락션 소리가 울려댔다. 기사는 사이드 미러로 뒤에서 빵빵 거리는 스포츠카를 보았다.


방송국 세트장에서 진호는 리허설 촬영 중이었다. 강녕전에 단종 역의 어린 배우가 앉아 있었다. 진호는 배우에게 감정을 설명해주며 다시 한 번 해보라고 했다. 진호의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보니 <봄이> 라고 떴다. 진호는 전화를 받으려다 감정 연기에 집중하며 눈물을 흘리는 배우를 보았다. 폭설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봄이에게 전화가 오니 별 일 없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호는 나중에 전화하기로 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거실에 놓인 필호의 휴대폰에 <보조 봄이> 라고 뜨며 벨이 울렸다. 필호는 방에서 자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


봄은 다시 한 번 <우리 아빠>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번엔 바로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빠 촬영 중이신가보다. 우리 삼촌은 아직 안 일어나셨겠네...”

기사는 사이드 미러에 비친 스포츠카에서 계속해서 크락션을 울리자 무슨 일인가 싶어 차를 멈췄다. 도로 사정이 안 좋아 차가 덜컹 했다. 몸이 앞으로 쏠리며 원빈의 가방에서 밧줄이 살짝 튀어나왔다. 봄이 바로 앉으려다 밧줄에 시선이 갔다.

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야! 나원빈! 너 이거 어떡할 거야! 장난칠 게 따로 있지! 이걸 가져오면 어떡해!”

봄은 원빈의 팔을 때렸다.

“미쳤어! 미쳤어!”

“안 미쳤어! 안 미쳤어! 안 미쳤어!”

태희는 짜증스레 책을 덮고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봄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갖다 놔야 하는데 어쩔 거야! 어쩔 거냐구!”

태희가 성질을 팍 냈다.

“조용히 해! 그렇게 걱정 되면 던져! 이 절벽 아래가 그 곳이잖아!”

원빈이 입을 삐죽이며 조용히 따라했다.

“조용히 해! 지가 아직도 반장인 줄 알아! 너나 조용히 해! 던져? 아 던지지 뭐!”

봄이 원빈을 째렸다.

“널 통째로 던지면 되겠네!”

봄이 힐끗 돌아보니 태희가 책을 읽고 있었다. 더는 시끄럽게 방해하기도 미안해서 원빈을 몸으로 힘껏 민 걸로 끝을 맺었다. 봄이 가방에 휴대폰을 넣으려는데 서책이 보였다. 봄이의 시선이 절벽 아래로 향했다.

이곳이...

봄은 서책을 꺼내 들고 바라보았다. 또 슬픔이 밀려올 것 같아 넘겨보지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었다.

원빈은 밧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돌리며 던지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이드 미러에 비친 낯익은 사람들을 보았다. 낯익은 두 사람이 뒤뚱거리며 걸어왔다.

민혁은 길이 미끄러워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걸었고. 이재열은 절벽 아래를 힐끗 보고는 무서워서 민혁의 팔을 잡고 따라갔다.

기사가 민혁과 이재열이 다가오자 무슨 일인가 싶어 문을 열었다. 기사가 묻기도 전에 민혁과 이재열이 올라탔다.

봄은 서책을 안고 벙쪄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원빈은 그들을 밥맛없다는 듯이 보다가 씨익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소이는 안절부절 못하고 태희를 봤고. 태희는 돌아봤다. 여름은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창에 기대어 자고 있었고. 준은 누워서 자고 있었다.

원빈이 한손에는 밧줄 다른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으려는데 이재열이 휴대폰을 빼앗았다. 원빈이 눈을 부라리며 이재열을 노려보며 뭐라 하려는데 민혁이 먼저 치고 나왔다.

“야 서봄, 짧게 끝내자!”

민혁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서진호 감독,”

민혁은 손끝으로 자신의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서필호 작가.”

이번에도 똑같이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내가 그런 사람이야! 너 나 잘못 건드렸어! 우리 집 재력을 과소평가했어!”

봄은 화가 치밀었지만 애써 누르고 있었다.

이재열이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피곤하다 서봄, 깔끔하게 사과하고 끝내!”

원빈이 일어나 이재열을 노려봤다.

“넌 뭐냐?”

“민혁 친구다!”

봄은 서책을 자리에 두고 일어나 조용히 말했다.

“오늘 우리 엄마 기일이야, 나중에 얘기하자.”

민혁이 깐족거렸다.

“오 잘됐네! 엄마 기일이랑 아빠 짤린 날이 같으면 기억하기 좋겠네! 꼭 오늘 짤라 줘야겠네! 내 말 한마디면 서진호 감독 이 바닥에 얼굴도 못 디밀어. 같은 날로 기념일 만들어줘?”

봄의 눈에 불길이 일었다.

“기...기념일?”

화가 난 봄이를 보자 민혁은 즐거워졌다.

이제껏 보고 있던 기사가 짜증을 냈다.

“뭣들 해요? 빨리 내려요!”

민혁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기사에게 뿌렸다.

“다시 스키장으로 빽!”

봄은 망설임 없이 민혁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원빈과 소이 이재열이 놀란 눈으로 봤다. 태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봄이 서늘하게 말했다.

“이거 때문이야? 시도 때도 없이, 졸졸 따라다니며 망나니 짓 하는 게? 나한테 머리채 잡힌 게 그렇게 억울했어?”

“그래, 억울해 그러니까...”

민혁은 그제야 상황파악을 하고 노발대발했다.

“너...너 이 손 안 놔! 당장 안 놓으면 이번엔 서진호 지문 닳는 걸로 안 끝나, 내 앞에 무릎 꿇릴 거야. 서진호는 물론 서필호, 서여름까지 이 사회에서 매장시킬 거야. 나 돈 많아!”

봄이 팽 돌아 민혁의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그냥, 너 오늘 내 손에 맞아 죽자! 어디서 돈질이야! 십 원 한 장 못 버는 놈이! 우리 아빠가, 우리 삼촌이 네 친구냐 이 되먹지 못한 놈아! 이 위 아래도 모르는 놈! 감히 우리 여름일 어째? 기념일? 엄마 돌아가신 날이 기념일이냐! 그냥, 너 오늘 죽자! 이 사람 같지 않은 놈아!”

봄은 미친 듯이 민혁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고 민혁은 비명을 질러댔다. 이재열이 말리려하자 원빈이 밧줄로 후려치고 자신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이재열이 열 받아 덤벼들려 하자 원빈이 밧줄로 계속해서 때렸다. 이재열은 앞에 있던 물병이며 휴대폰, 기사 옆에 있던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원빈에게 던졌다.

소이는 무서워서 끼어들지 못하고 도움을 청하러 태희에게 갔다. 태희는 무덤덤하게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여름과 준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봄이의 분노에, 민혁의 비명에, 원빈과 이재열까지 서로 붙어 머리채를 잡았다.

거기에 민혁의 스포츠카 뒤에 멈춰서 있는 낡은 트럭 한 대가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기사는 차 문을 닫고 출발하려다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모두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민혁과 이재열은 문으로 나동그라졌다. 기사는 고개를 돌려 산 쪽을 바라봤다.

준이 일어나 민혁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여름을 툭 쳤다. 여름은 창에 기대어 자다가 눈을 떴다. 여름의 눈에 하얀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여름은 저게 뭐지? 하며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준은 앞으로 가려다 말고 여름이 보는 곳을 바라봤다. 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자리로 옮겨 산 쪽을 보았다. 소이 역시 태희 옆으로 가서 그곳을 바라봤다.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던 이재열과 민혁이 몸을 일으키다 보았다. 원빈 역시 산 쪽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모두가 동시에 외쳤다.

눈이다!

여름과 준이 봄을 보려는 순간에,

봄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서책을 줍는 순간 하얀 게 덮쳤다.


눈사태로 버스가 절벽 아래로 사라졌다.


방송국 세트장에서는 단종이 홀로 앉아 울고 있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진호가 모니터로 단종의 연기를 보고 있는데 조연출이 달려와 휴대폰을 내밀었다. 진호는 모니터를 보며 전화를 받았다. 진호는 휴대폰을 든 채 천천히 일어났다. 진호는 그대로 튀어 나갔다.

필호는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했다. 주방 쪽으로 걸어가는데 휴대폰과 집 전화가 동시에 울려댔다. 필호가 집 전화를 받는 것과 동시에 <가족사진>이 바닥에 떨어졌다. 필호는 충격에 수화기를 떨어뜨리고 주저앉았다.


봄은 새하얀 눈 덮인 벌판에 홀로 서 있었다. 봄은 주변을 둘러봤지만 눈 덮인 벌판과 산이 전부였다. 참으로 이상했다. 걸어갈수록 산이 멀어졌다. 걸을수록 제자리였다. 산이, 산이 아니었다. 가까이 있는 듯하여 걸어갔지만 산은 점점 멀어졌다. 걷고 또 걸었지만 다시 제자리였다. 그저 끝없는 벌판에 서 있을 뿐이었다. 봄이 걸음을 멈추면 산은 다시 그 자리에 있었다. 한참을 걸었지만 제자리였고 사흘 밤낮을 걸은 것 같지만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었다.

저 산은 그림일까? 여기는 어딜까? 어디로 가야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봄의 뒤로 울고 있는 진호와 필호의 모습이 나타났다.

봄은 어디로든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뒤를 돌아보려는데 어디선가 아기울음소리가 들렸다. 봄은 아기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봄은 그곳으로 걸어갔다. 봄이 걸어갈수록 진호와 필호는 멀어져갔다. 아기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봄이 걸어갔다.


‘원손이 태어나셨대...’


봄이 걸어갔다.


‘큰일 났어, 세자빈마마께서 돌아가셨어.’


봄이 걸어갔다.


‘원손 마마 가엾어라,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었으니...’


‘상중이니 웃음을 흘리지 말거라...’


봄이 걸어갔다. 진호와 필호의 모습이 사라졌다.


‘상이 다 끝났으니 이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봄이 걸어왔다.


‘전하께서 원손마마를 보며 웃으셨다는구나.’


봄이 걸어왔다.


‘세자저하께서 예전처럼 미소를 찾으셨다는구나...’


봄이 걸음을 멈추었다. 아기울음소리가 바로 가까이에서 들렸다.


단진이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단진은 의식이 없었지만 꿈인 듯 현실인 듯 모든 소리가 들렸다.


‘그나저나 이 아인 왜 안 깨어나는 거야, 한 달 째인데, 역병은 아니라는데 이리도 오래 앓다니.’


단진의 호흡이 가빠지더니 눈을 번쩍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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