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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파이브 님의 서재입니다.

넷플릭스용 미드를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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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노말파이브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3
최근연재일 :
2021.06.11 19:0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5,222
추천수 :
360
글자수 :
209,536

작성
21.05.31 00:03
조회
79
추천
8
글자
8쪽

해리, 원하는 것을 얻다

DUMMY

2029년 5월 1일 화요일, 40일째.


-샌프란시스코 시립 고등학교 정문-


“어서 오렴.”


해리가 자신의 SUV 안에서 릴리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별일 없었구?”


“요즘엔 진짜 거의 안 건드려요. 걔들이 정학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정말이니?”


“정말이에요.”


“릴리 잠시만, 헤이 링컨, 메디컬 센터로 가줘. 오토 파일럿으로.”


“메디컬 센터로 출발합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해. 이제 재판이 시작했잖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괜찮을 것 같아요. 할아버지도 일 하셔야 되잖아요.”


“할아버지 걱정은 말아라. 내가 회장이다.”


“할아버지도 그렇고 할머니도 매일 데리러 오시려면 귀찮으실 텐데······.”


“그럼 할아버지가 리무진 보내줄까?”


“네? 싫어요.”


“보디가드 붙여 줘?”


“그건 더 싫어요.”


“그럴 줄 알았어.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해. 그때까지만 참으려무나.”


“알겠어요.”



“혹시 되돌려본 기억은 있니?”


“아니요. 그럴 만한 기억은 없어요.”


“그런가?”


“어! 어!”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 스포츠카 때문에 오토파일럿으로 움직이던 차량들이 연속으로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릴리와 해리가 탄 차가 크게 요동쳤다.


“괜찮아?”


“앞 차랑 부딪치는 줄 알았어요.”


“오토 파일럿이 좀 답답하긴 하지만 사고가 난 적은 없어. 그래도 잠을 잘 순 없더구나.”


“깜짝 놀랐어요.”


“아마 미래의 아이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기억을 보면서 이야기 하게 될 거야.”


“아! 그렇겠어요.”


“나는 너를 보고 있었으니, 그 기억까지 함께 보면서 이야기 하면 더 실감 나지 않을까?”


“와아! 제 놀란 표정까지도 볼 수 있겠네요.”


“프랭크 아저씨는 말이다. 이 기술을 팔고 싶어 하지 않아.”


“왜요?”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공기나 햇빛처럼 말이야.”


“어떻게 그래요?”


“할아버지의 숙제란다. 사실 할아버지는 팔고 싶어 안달이 나 있어.”


“엄청 잘 팔릴 것 같은데요?”


“그렇겠지? 그 생각만 하면 신이 나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야.”


“미래를 상상하시는 거에요?”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렇게 상상하다 보면 프랭크 아저씨가 내준 숙제의 실마리가 잡히는 것도 같은데···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보니 아직은 어렵구나.”


“그럼 할아버지도 사용해 보시면 되잖아요?”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 더 빨리 숙제를 풀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프랭크 아저씨가 허락해줄지 의문이구나.”


“허락해 주실 거예요, 프랭크 아저씨는.”


“그렇겠지? 고맙다. 그래, 프랭크는 허락해 줄 거야.”


해리는 마음속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럴 때는 신나는 음악이 필요한데 말이지.”


“있죠. 틀어드려요?”


“차에 연결하렴.”


“루이즈! 차에 연결해서 듣고 있던 음악 틀어줘!”


“음악 재생합니다.”


쿵! 쿵! 쿵! 쿵!


“신나죠? 요즘엔 이런 것만 들어요.”


경쾌한 드럼 비트가 내장 우퍼를 때렸다. 악기들이 하나 둘 추가되자 릴리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120BPM. 해리의 심장박동이 박자에 맞춰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내 해리는 어설프게 릴리의 동작을 따라 하며 춤을 추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비슷한 시각, 메들린의 병실-


“저기, 죄송하지만 조금 살살 해 주실 순 없을까요?”


“살살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데요.”


“보호자에게는 그렇게 보이실 수 있어요.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잠시 산책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떠세요?”


“그러죠. 부탁드립니다.”


프랭크는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는 자신의 딸을 닦고 있는 두 명의 간병인들이 기계처럼 일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감정이 없는 사람들 같아. 아무렇지 않게 벗기고, 닦고, 모로 누이고, 닦고, 반대로 밀고······ 저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저들과 메들린을 오래 있게 하고 싶지 않아.’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의 자그마한 산책로에 얇은 점퍼를 입고 있는 프랭크는 이질적이다. 산책로의 사람들은 이례적으로 더운 날씨에 맞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프랭크를 스쳐 갔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병원 정문으로 이어진 소로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 프랭크를 발견한 릴리가 뛰어왔다.


“아저씨!”

“릴리 왔구나.”

“산책하세요?”


해리도 프랭크 곁으로 다가왔다.


“덥지 않은가?”


“아, 그게, 생각이 좀 많아져서요······. 더운 줄도 몰랐네요. 간병인들이 메들린을 씻기고 있어서 나왔어요. 못 보고 있겠더라고요.”


“험하게 대하던가?”


“네.”


“제가 가볼게요.”


릴리는 정문을 향해 내달렸다.


“너무 길어지는군.”

“맞아요. 너무너무 길어요.”


둘 사이의 짧은 정적이 후끈한 지열과 강렬한 태양 빛에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다.


“덥구만. 저쪽에 가서 좀 앉지.”


그들은 느릅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벤치 쪽으로 걸어갔다.


“점퍼 좀 벗지 그러나?”

“괜찮습니다.”


프랭크는 몸을 앞쪽으로 기울여 깍지를 끼고 땅을 바라봤다.


“할 말이 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구만.”


“말씀하세요.”


“나도 기억을 저장했으면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렇게 하시고 싶으세요? 왜죠?”


“자네의 기술을 공기나 햇빛처럼 만들어 보려고 그런다네.”


“그 생각밖에 없으시군요.”


“그렇지 않네.”


“그러시겠죠.”


“내가 걱정만 한다고 메들린은 일어나지 않아. 그렇다고 내가 걱정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네. 한없이, 한없이 공상을 하다가도 메들린이 떠오르면 그동안 쌓아 올린 생각들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려. 허무하고 아프네. 그런데 멈출 순 없어. 나는 멈출 수 없네.”


프랭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네가 말한 대로 만들어 내겠네. 적어도 미국에서는, 이곳에서는, 다시는 메들린이나 릴리 같은 아이가 나오지 않을 세상을 만들어보겠네. 아니, 그건 정확하지 않구만. 그런 쓰레기들에게 꼭 죗값을 받게 하겠네.”


“세차장에 들어온 차처럼 메들린을 닦았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말이죠. 메들린의 몸에서 거품이 일어나더군요. 세차장의 차처럼 말예요.”


“미안하네.”


“제가 예민했어요. 준비되면 알려드릴게요.”


프랭크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비비다 거칠게 쓸어올렸다.


“하아. 들어갈까요?”

“그러지.”


프랭크는 해리에게 병실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바로 일어서지 못했다. 그런 프랭크를 배려하려는지 해리는 먼저 일어나 정문을 향했다. 프랭크는 해리가 정문에 들어 설 때까지 일어서지도 못하고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연독률이 점점 떨어지네요 ㅜㅜ

계속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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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네 번째 공판(4) - 제임스 맥커니히 +2 21.06.08 50 2 18쪽
35 네 번째 공판(3) - 제임스 맥커니히 +2 21.06.07 5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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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네 번째 공판(1) - 릴리 프랭키 +2 21.06.05 56 3 18쪽
32 세 번째 공판(3) - 게리 프랭키 +2 21.06.04 64 5 12쪽
31 세 번째 공판(2) - 젝키 존스 형사 +2 21.06.03 61 5 10쪽
30 세 번째 공판(1) - 젝키 존스 형사 +4 21.06.02 63 7 18쪽
29 두 번째 공판(2) - 오스틴 잭슨 + 산부인과 전문의 21.06.01 51 5 15쪽
28 두 번째 공판(1) - 오스틴 잭슨 +4 21.05.31 64 7 11쪽
» 해리, 원하는 것을 얻다 +4 21.05.31 80 8 8쪽
26 첫 번째 공판(2) - 외과 전문의 + 벌써 끝났어요? +4 21.05.30 93 9 13쪽
25 첫 번째 공판(1) - 외과 전문의 +2 21.05.29 83 9 13쪽
24 해리의 힘 21.05.29 72 8 7쪽
23 손가락질 +6 21.05.28 105 9 11쪽
22 릴리, 기억을 저장하다 +4 21.05.26 88 8 16쪽
21 젝키의 실수 21.05.26 86 8 10쪽
20 그래도 아버지 +1 21.05.25 98 9 8쪽
19 우리가 지켜줄게, 릴리 21.05.23 88 7 11쪽
18 기억 거래소 +1 21.05.22 97 7 8쪽
17 릴리, 릴리... 릴리...... 21.05.21 109 8 9쪽
16 망설이는 프랭크 +1 21.05.20 114 8 10쪽
15 릴리의 약점 21.05.20 131 7 13쪽
14 공기나 햇빛 같은 21.05.18 144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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