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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파이브 님의 서재입니다.

넷플릭스용 미드를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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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노말파이브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3
최근연재일 :
2021.06.11 19:06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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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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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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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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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손가락질

DUMMY

2029년 4월 13일 금요일, 22일째.


-샌프란시스코 과학수사대-


“와우! 슈퍼스타님 오셨습니까!”


“그만둬 멀린.”


“수갑 채우실 때 짜릿하던데요. 제가 다 반했는걸요.”


“그것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다고. 뭐 나온 거 있어?”


“별거 없어요. 아직 다 끝나진 않았지만요.”


“곤란한데······.”


“기대하고 오셨을 텐데 어쩌죠?”


“들켰나? 좀 난처한 상황이야. 학교에 가서 추가 수사를 하기도 곤란하고··· 다른 피해자를 찾기도 힘들고, 찾았다 한들 피해자라고 인정할지도 의문이야.”


“혹시 모르니 제가 꼼꼼히 다시 확인해 볼게요. 그리고······ 맞다! 현장에서 정액은 나왔다고 하던데요. 보고서 보셨어요? 누구더라··· 한 명 것만 나왔는데.”


“봤어. 그놈 말고 다른 놈이야. 오스틴이라고. 그것 갖고는 힘들어. 그날 그곳에서 성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양 쪽 다 인정했거든.”


“그래요? 아쉽네요.”


“좋은 소식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방과 후, 메들린의 병실-


병실 문이 열리고 터덜터덜 해리가 들어왔다. 뒤따라 들어온 릴리가 프랭크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힘이 하나도 없는 릴리의 목소리.


“릴리 왔니? 해리? 무슨 일 있으세요?”


“있었지. 황당한 일이······. 못된 것들.”


해리가 병상으로 다가와 메들린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해리가 입고 있는 하늘색 셔츠의 세 번째 단추가 떨어져 있어 허리 굽힌 그의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 메들린에게 인사를 마친 해리는 소파로 가 털썩 앉았고, 릴리는 병상의 간이 의자에 앉아 메들린에게 소곤댔다.


“릴리를 데리러 갔는데 기자들이 있더구만, 캐서린이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말이야. 기자들에게 들키지 않게 릴리를 데려오라고. 그런데······ 참나, 어이가 없어서······.”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아무리 애들이라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그게요 아저씨. 애들이 저를 가르켰어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프랭크는 넋 나간 얼굴로 설명하려는 릴리의 말을 끊었다.


“네 기억을 볼 수 있잖니? 이리 오렴.”


프랭크는 간이의자를 빙글 돌려 서랍장 위에 놓인 스마트 워치를 집어 들었다.


“이 시계가 너랑 컴퓨터를 연결해 줄 거야. 핸드폰도 연결할 수 있고. 시계를 호출하는 이름이 필요한데, 뭐로 할래?”


“아~ 아저씨가 애나라고 부르는 것처럼요?”


“맞아.”


“그런데 왜 애나라고 지으신 거에요?”


“그건. 잊지 않기 위해서야. 잊지 않으려고······.”


“잊지 않기 위해서······ 그럼 저는 루이즈라고 부를래요. 엄마 이름이에요.”


프랭크가 스마트 워치를 조작하면서 말했다.


“이제 여기서 삐 하는 소리가 날거야. 그럼 루이즈라고 말하렴.”


“네.”


프랭크는 스마트 워치의 버튼을 길게 눌렀다.


“삐 소리가 난 후, 호출 명을 말씀하세요.”


스마트 워치에 내장된 AI가 말했다.


삐!~


“루이즈.”


“한 번 더 호출 명을 말씀하세요.”


삐!~


“루이즈.”


“다 됐어. 이제 루이즈라고 부르고 영상을 재생해 달라고 해. 한 시간 전 쯤?”


“루이즈! 한 시간 전 영상 재생해줘.”


“보안 모드로 재생할까요?”


“어떻게 해야 해요?”


“보안 모드는 너만 볼 수 있게끔 핸드폰이나 시계로 재생되는 거야. 지금은 TV로 연결해 달라고 해. 다시 부르고.”


“루이즈! TV에 연결해줘.”


“퍼블릭 모드로 재생됩니다.”


TV가 켜지고 교실 내부가 비춰졌다. TV 바로 아래 앉아있던 해리는 소파에서 일어나 릴리가 앉아 있는 소파 뒤 쪽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잘 작동되는 것 같네요. 릴리. 루이즈를 부르고 오 분 앞으로 재생시켜 봐.”


“와. 이거 신기해요. 화면이 어두워 지는 건 제가 눈을 감아서 그런 거죠?”


“맞아.”


“루이즈! 오 분 앞으로 재생해줘. 더 해요?”


“원하는 장면을 찾아봐.”


“아 맞다. 루이즈 오 분 앞으로, 일 분 앞으로··· 됐어요. 이제 나올 거예요.”


따르르릉!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릴리는 가방을 챙겨 들고 복도로 나왔다. 복도로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과 함께 그녀는 정문을 향해 걷고 있었다.


쟤야?

응. 저기 저 빨간색 백팩.

쟤야?

쟤지?


주변 아이들이 수근대기 시작하자, 릴리는 목덜미에 걸린 헤드폰을 귀에 꽂고 왼손으로 헤드폰의 플레이 버튼을 눌러 음악을 재생시켰다. 이제 수군거리는 소리 대신에 베이스 사운드가 강렬한 락음악이 TV 스피커를 통해 병실에 퍼졌다. 릴리는 정문까지 가는 동안 사방의 아이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갔다.


“일부러 너한테 저러는 거야?”


“그렇겠죠? 저거 보세요! 발도 밟아요.”


아!


릴리는 몇 발짝 절뚝이다가 정문을 지나 거리로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섰다. 릴리보다 앞서 있던 아이들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더니, 갑자기 양쪽 벽으로 붙어 일제히 릴리를 노려보며 손가락질을 했다. 당황한 릴리가 자신을 가르키는 아이들을 훑어보다 도망치려 뒤돌았을 때, 그녀의 뒤에 있던 아이들도 계단 끝에 멈춰 서서 릴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얼어붙은 릴리는 어디로도 움직이지 못하고 계단 한 가운데 층계참에 홀로 서 있었다.


“봤지? 세상에 어떻게 애들이 저럴 수 있지?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계단 아래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릴리는 몇 걸음 뒷걸음질 치지만 금새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기자들에게 휩쓸린 릴리는 해드폰이 벗겨졌다. 락음악이 끊기고 기자들의 질문이 스피커로 쏟아져 나왔다.


제임스 맥커니히가 성폭행한 것이 사실인가요?

셋이서 자주 그랬었다는데 맞아요?

그날도 셋이 했다는데 아니에요?

학교에서도 손님이 있었다죠?

진실이 뭡니까?

아버지에 대해 하실 말씀 없으세요?

말 좀 해봐요!

릴리 프랭키! 릴리 프랭키! 여기 보세요! 할 말 없어요?


기자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요동치는 릴리의 시선에 해리가 들어왔다. 해리는 거침없이 기자들을 뚫어내고 릴리 앞에 섰다.


괜찮니?

할아버지!


릴리가 해리에게 격하게 안겼다.


누구십니까?

릴리 프랭키와는 어떤 관계 시죠?

아버지 되십니까?


해리의 뒤통수에다 대고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해리가 릴리에게 속삭였다.


일단 여기서 나가야겠다. 할아버지 손 잡아.


해리가 돌아섰다.


해리 스미스?

해리 스미스 맞지?

스미스 씨 맞죠?

스미스 씨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스미스 씨!

릴리 프랭키와는 어떤 관계 시죠?


해리가 기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려 하지만, 기자들은 더 촘촘히 서서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스미스 씨도 손님인가요?

릴리 프랭키가 몸을 판다는 게 사실인가요? 스미스 씨!

맞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오! 이 아이는 고작 열여섯 살이란 말이오!


찰나의 정적.


아주 잠시나마 기자들의 양심은 그들 스스로의 수치심을 일깨웠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움직인 해리는 그를 저지하는 기자들 사이를 뚫고 계단을 내려갔다. 릴리는 해리의 손을 잡고 그의 뒤에 바짝 붙어 보폭을 맞췄다. 계단이 끝나고 보도에 내려선 해리와 릴리는 보행자에 뒤섞여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얼른 타.


해리는 조수석에 앉은 릴리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니?

저는 괜찮아요. 할아버지 셔츠가······.

상관없어. 너는 괜찮은 거지?

네.

그럼, 출발하자.


“릴리? 이제 그만 멈추렴.”


“루이즈, 재생 종료해.”


“기억 재생을 종료합니다.”


“확실히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시원이 맛이 있구만. 잘 보았나? 저런 꼴을 당했다네.”


“고생하셨어요. 기자들이 알아봐서 어쩌죠?”


“뭐, 어쩌겠나. 그런데 말이네. 기자들이 날 판다면 메들린을 알아 낼거야. 병원으로 찾아오지나 않을까 걱정이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전화기의 진동 소리가 낮게 울렸다.


“캐서린? 괜찮아. 그래? 여기 병원이야. 그래. 알았어.”


해리가 테이블 위의 TV 리모컨을 집었다.


“캐서린 전화야. 전국 방송에 나오고 있다는군.”


긴급뉴스라는 타이틀이 화면 상단에 자리한 뉴스에서 해리가 근엄한 표정으로 소리치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해리와 릴리는 또 다시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잠시 후, 메들린의 병실-


“릴리? 괜찮니?”


캐서린이 병실로 들어서며 병상 옆 간이의자에 앉아 있는 릴리를 안았다.


“괜찮아요.”


“다행이야··· 여보? 당신은?”


해리는 소파에 앉아서 캐서린을 바라보며 과장된 몸짓으로 보디빌더가 이두박근을 자랑하듯 볼품없는 그의 알통을 과시했다. 캐서린은 웃음 지으며 메들린의 볼에 살짝 키스했다.


“잘 있었니?”


캐서린은 메들린의 앞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면서 말했다.


“이대로는 안 돼. 프랭크? 얘기 좀 해야겠어. 릴리? 이쪽으로 오렴.”


TV 아래 소파에는 해리와 캐서린이, 맞은편 소파에는 프랭크와 릴리가 앉았다.


“학교도 기자들도 잘못하고 있어. 릴리? 학교 안에서는 정말 괜찮은 거니? 그 손가락질은 정말 충격이었단다.”


릴리는 방금 해리가 그랬던 것처럼 양팔의 이두박근을 들어 올려 자랑했다. 캐서린은 예상치 못한 릴리의 행동에 피식 웃었다.


“정말 괜찮은 거지? 학교 측에서 제재를 해야 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렇게는 안 되겠어. 학교 측에서 자발적으로 제재를 할 생각이 없다면, 교육청에 압력을 가해야해. 그리고 기자들도 말이 안 돼.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런 화면이 방송을 통해 나갈 수 있는 거지? 대체 어떻게?”


“방법이 있어?”


“당신이 나서줘야겠어.”


캐서린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봤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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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락질 +6 21.05.28 106 9 11쪽
22 릴리, 기억을 저장하다 +4 21.05.26 88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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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릴리, 릴리... 릴리...... 21.05.21 109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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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릴리의 약점 21.05.20 131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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