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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포장마차 요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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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4.05.0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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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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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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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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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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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화 고기야채찜(4)

DUMMY

“잡아야 한다는 의견은 동의하지만, 어떻게 잡을지가 문제 같은데.”


레베카가 공중에 떠오른 채 몸부림치고 있는 하얀 고래를 바라보며 말했다.


포르네우스의 몸집은 왕급 환수인 아트라보다 몇 배는 거대했다.


거의 도시 하나가 통째로 떠 있는 것 같은 거체.


허공에서 몸부림치는 것만으로 공기가 밀려나서 바람이 불어올 정도였다.


“저 정도 크기면 화살을 박아 넣어도 꿈쩍도 안 할 것 같군.”


애쉬 역시 레베카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그들은 A등급 모험가답게 대형 몬스터를 상대해 본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저 정도 크기의 몬스터를 상대해 본 적은 없었다.


“그거라면 한 가지 짐작 가는 바가 있어.”


호크는 스킬을 통해 알아낸 대악마의 약점을 말했다.


“체내에 던전 코어가 남아있는 모양이야.”


현재 포르네우스는 대악마인 동시에 레이드 보스 몬스터이기도 했다.


그리고 레이드 보스 몬스터는 한 가지 공통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체내의 던전 코어를 부수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던전 코어를 공략하는 건 레이드 보스를 잡는 정석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던전 코어를 부수려고?”


잭스가 포르네우스의 거체를 가리키며 물었다.


본래 레이드 보스의 던전 코어를 부수는 과정은 몇 단계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1단계는 던전 코어의 위치를 찾는 것.


던전 코어의 위치는 레이드 보스 몬스터마다 다르다.


머리나 심장 같은 중요 부위일 때도 있고, 꼬리나 날갯죽지 같은 부위일 때도 있다.


어떻게든 던전 코어를 찾았다면 2단계는 던전 코어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던전 코어는 중요 부위인 만큼 비늘, 가죽, 뼈, 근육 등 여러 방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를 파내기 위해서는 날뛰는 레이드 보스를 상대로 빈틈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물론 레이드 보스가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는다.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날뛸 것이고, 재생 같은 특수한 힘으로 드러난 던전 코어를 재차 보호하려 든다.


만약 던전 코어가 다시 파묻힌다면 파내는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한다.


“방법은 있어. 저 거대한 몸집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


호크는 자신이 떠올린 방법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일행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로 호크를 바라보았다.


참다못한 앨리스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하지만 이것 말고 던전 코어를 공략할 방법이 있어?”

“······.”


호크의 물음에 일행은 침묵했다.


솔직히 호크가 내놓은 방법 이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정공법으로 공략하기에는 상대가 지나치게 규격 외였다.


여기서는 호크가 짜낸 기책에 거는 수밖에 없었다.


“걱정하지 마. 나는 이 중에서 가장 생존력이 높은 사람이야. 여차하면 마법 도구를 써서 빠져나오면 되니까.”


호크의 호언장담에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오를 다졌다.


작전명 <피노키오>의 시동이었다.


* * *


포르네우스는 힘의 반발이 전신을 휘젓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당연히 주변을 신경 쓸 겨를 같은 것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성은 진작 날아가 버리고, 남은 것은 본능과 감정뿐이었다.


어떻게든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버둥거리는 가운데.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기척을 감지했다.


가뜩이나 고통으로 신경이 날카로운데, 주위에 날파리가 얼쩡거린다?


들끓는 분노와 짜증이 날파리에게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포르네우스는 있는 힘껏 날파리를 향해 몸을 휘저었다.


바다가 아니라 공중이라고 해도 거체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었다.


압도적인 질량이 대기를 밀어내며 날파리, 왕급 거미 환수를 향해 날아들었다.


거미는 여덟 개의 다리가 장식이 아니라는 듯이 기민한 몸놀림으로 몸부림을 피해냈다.


몸부림이 만든 바람을 역이용 유유히 피하는 모습은 하얀 고래의 심기를 건들기에 차고 넘쳤다.


“――!!”


뱃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분노 섞인 포효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그 분노에 호응하며 악마의 힘과 던전의 힘이 분출되었다.


단순한 힘의 방출이었으나 압도적인 출력으로 인해 공격으로 승화했다.


제아무리 잽싼 거미라고 해도 전방위로 퍼져나가는 힘의 파동은 막을 수 없을 터.


그럴 줄 알았는데.


번쩍!

거미에게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힘의 파동을 막아내는 게 아니겠는가.


대악마의 본능은 저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신의 기적.

그것도 가증스러운 태양신의 힘이었다.


저 거슬리는 거미를 잡아 족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


힘의 분출을 뚫어낸 거미는 그대로 포르네우스의 아랫배에 도달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졌다.


“――!!”


예상치 못한 고통에 포르네우스는 고통에 찬 비명을 토해냈다.


아랫배에 고통을 준 것은 붉은빛으로 번뜩이는 별빛의 격류였다.


공간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붉은 별빛은 대악마의 가죽을 꿰뚫고 내장까지 닿았다.


“――!!”


반드시 죽인다.


그런 살의를 담긴 포효와 함께 포르네우스는 재차 거미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나 분노에 미쳐 날뛰는 대악마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아랫배에 난 상처를 통해 무언가가 체내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 * *


호크가 세운 작전 <피노키오>는 크게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1단계는 아트라를 이용해 포르네우스의 접근하는 것이었다.


포르네우스가 이성과 지성을 잃기는 했으나, 본능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가까이 접근한다면 당연히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포르네우스의 몸부림을 피하면서 접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호크는 앨리스의 운전 실력을 믿었다.


실제로 앨리스는 공격을 유유히 피해내며 포르네우스와의 거리를 좁혔다.


다만 포르네우스가 물리 공격 이외의 수단으로 공격해 올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막아내는 것이 2단계.


악마와 상극이 되는 신의 힘으로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다.


이 역할은 당연히 태양신의 성기사인 레베카가 맡았다.


그녀는 철벽이라고 불릴 정도로 방어가 뛰어난 인물이다.


제정신을 잃고 날뛸 뿐인 대악마의 공격이라면 손쉽게 막아낼 수 있었다.


포르네우스의 아랫배에 도착하면 다음은 3단계였다.


3단계의 중점은 잭스이며, 그 목표는 포르네우스의 아랫배를 갈라서 내부로 들어갈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오러 사용자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사용할 수 있는 비기가 필요했다.


바로 오러 마스터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파괴의 권화, 오러 블레이드였다.


오러 블레이드를 두른다면 나뭇가지로 강철을 두부처럼 벨 수 있었다.


잭스 같은 검의 달인이라면 대악마의 가죽을 베어내 내장까지 구멍을 뚫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잭스는 기대에 부응하여 훌륭하게 성과를 냈다.


아랫배에 내장까지 닿는 구멍을 뚫으면 곧바로 4단계로 넘어간다.


전송 화살이라는 특수한 마법 화살을 구멍 안쪽으로 날리는 일이었다.


만약 4단계가 실패한다면 이전 단계에서 해온 고생은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실패할 수 없는 궁수에게 사격을 맡겼다.


아츠 사용자로서 궁술을 갈고 닦은 활의 귀신 애쉬에게 말이다.


애쉬가 쏜 전송 화살은 한 치의 오차 없이 구멍 속으로 날아가 내장에 도달했다.


그것으로 마지막 5단계를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다.


전송 화살을 통해 호크가 내장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전송 화살이 번뜩이자, 호크는 대악마의 체내로 이동되었다.


“······어떻게든 들어왔나.”


호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악마의 체내는 일반적인 생명체와는 구조 자체가 다른 것일까.


생명체의 내장이라기보다는 피륙으로 이루어진 미로 같았다.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장비 세팅을 바꾸자.’


호크는 인벤토리를 사용해 장비를 바꿔 입었다.


짙은 녹색의 망토, 신발, 장갑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핏빛 코트, 장갑, 머리띠가 대신했다.


이전과 달리 생존에 특화된 특수 장비들이었다.


치명적인 공격을 받으면 이를 세 번까지 막아주는 효과가 있었다.


‘좋아, 빨리 던전 코어를 찾으러 가자.’


바깥에서 동료들이 시간이 끌어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던전 코어를 찾아서 부술 필요가 있었다.


[길 찾기]


호크는 스킬의 힘을 빌려 던전 코어가 있는 위치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대악마는 호크가 던전 코어를 찾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탄력 있는 분홍빛 바닥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살기에 호크는 잽싸게 거리를 벌렸다.


동시에 바닥에서 무언가가 솟아오르며 호크를 향해 덤벼들었다.


그것은 지렁이처럼 생긴 괴생명체였다.


‘이건 고래회충?’


정확히는 기생충과 유사한 외형을 지닌 악마였다.


‘침입자를 잡기 위한 일종의 체내 방어 체계인가.’


기생충은 눈앞에 보이는 한 마리가 전부가 아니었다.


바닥 곳곳에서 이쪽을 노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끼에에엑!”


기생충들은 수많은 이빨이 달린 입을 벌리더니 무언가를 내뱉었다.


‘저건 소화액인가.’


호크는 공격을 잽싸게 피해내며, 투사체의 정체를 유추했다.


상당히 지독해 보이는 소화액인데 아무렇지 않게 쏘아대는 걸 보면 포르네우스는 저 산성 용액에 면역이 있는 듯했다.


“지금은 너희랑 놀아줄 시간 없어!”


[전력 회피]

[광역 회피]


호크는 쏟아지는 기생충들의 산성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내달렸다.


“끼에에에엑!”


기생충들은 산성이 통하지 않는다고 여기자 이빨을 앞세운 육탄 돌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그거야말로 호크가 바라는 바였다.


[이이제이]


호크는 기생충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녀석들이 아군을 물어뜯도록 교묘하게 유도했다.


호크는 기생충들이 동족상잔을 하는 동안 유유히 몸을 숨겼다.


[사각 은신]

[기척 차단]

[흔적 죽이기]


방어 체계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 굳이 대놓고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가까워. 코앞이다.’


흘러넘치는 힘의 흐름을 되짚어가며 도착한 곳에는 살에 파묻힌 던전 코어가 보였다.


반짝이는 하얀 거대 구체에서는 악마의 힘과 던전의 힘이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호크가 던전 코어를 향해 접근한 순간.


두근!

느닷없이 무형의 힘이 뿜어져 나왔다.


호크는 피할 겨를도 없이 힘의 폭류에 휩쓸렸다.


전신을 찌부러뜨리는 감각에 그대로 전신이 산산조각 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핏빛의 특수 장비들이 붉게 달아오르며, 힘의 격류를 비껴냈다.


장비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건진 호크는 던전 코어를 노려보았다.


‘살기는커녕 전조조차 없었어. 거기에 악마의 힘과 던전의 힘이 동시에 느껴졌다는 건······.’


호크는 뒤늦게 방금 현상이 악마와 던전의 힘이 반발하면서 터진 것임을 알아차렸다.


저건 예상한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간헐적으로 터지는 자연 현상에 불과했지만, 그 결과물이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게 문제였다.


어쩐지 여기까지 쉽게 왔다 싶었는데 마지막에 복병이 숨어 있었다.


‘피할 방법은 없어. 장비를 믿고 이대로 밀고 들어간다.’


호크는 코어를 향해 있는 힘껏 달렸다.


앞으로 열 걸음.

재차 무형의 압박이 터져 나왔다.

장비가 붉게 달아오르며, 쏟아지는 힘을 무시했다.


다섯 걸음.

다시 한번 반발의 여파를 무시했으나, 핏빛의 장비가 색을 잃었다.

더는 장비의 특수 능력에 기댈 수 없었다.


‘부족한 거리는 장비로 메꾼다!’


호크는 색이 바랜 특수 장비를 교체했다.


핏빛의 코트, 장갑, 머리띠가 사라지고, 은빛의 망토, 팔찌, 조끼가 나타났다.


악마를 공격하는 데 특화된 특수 장비였다.


비어 있는 손에는 날렵하게 생긴 장창이 쥐어져 있었다.


“오라, 심판의 은광!”


그 외침에 반응하여 망토, 팔찌, 조끼에서 은빛이 쏟아져 나왔다.


악마를 심판하기 위한 성스러운 빛이 무기를 감쌌다.


[암습 극의]

[살생]


호크의 필살기가 닿기 직전.


두근!

던전 코어에서 진동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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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고기야채찜(6) 24.05.29 33 1 12쪽
21 21화 고기야채찜(5) 24.05.28 30 1 13쪽
» 20화 고기야채찜(4) 24.05.27 35 1 12쪽
19 19화 고기야채찜(4) 24.05.26 39 2 11쪽
18 18화 고기야채찜(2) 24.05.25 47 3 12쪽
17 17화 고기야채찜 24.05.24 42 1 11쪽
16 16화 부침개(2) 24.05.23 44 2 12쪽
15 15화 부침개 24.05.22 51 3 11쪽
14 14화 닭튀김(3) 24.05.21 50 3 12쪽
13 13화 닭튀김(2) 24.05.20 54 3 12쪽
12 12화 닭튀김 24.05.19 61 3 12쪽
11 11화 닭꼬치 24.05.18 55 3 12쪽
10 10화 계란찜 24.05.17 64 3 13쪽
9 9화 토스트 24.05.16 66 3 11쪽
8 8화 돈가스 샌드위치 +2 24.05.15 86 5 12쪽
7 7화 돈가스(2) 24.05.14 78 6 12쪽
6 6화 돈가스 24.05.13 90 5 12쪽
5 5화 삼겹살 구이 24.05.12 91 4 12쪽
4 4화 완당(2) 24.05.11 100 6 12쪽
3 3화 완당 +3 24.05.10 114 7 12쪽
2 2화 멸치국수(2) +1 24.05.09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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